
양귀비 꽃밭(פרג אגסני)이라길래, 몹쓸 생각을 했다. 다행히 그냥 잡초였다. 아네모네(칼라니트)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스라엘에서 PaRaG는 보호작물이 아니다. 알러지를 유발하고 냄새도 희한해서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 시궁창 근처에서 자주 발견된다. 그래도 빨간 꽃은 어딘지 강렬하다. 이곳도 조만간 싹 다 갈아엎고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다.


빨간 양귀비를 배경으로 헬미트חלמית의 보랏빛이 앙큼하다. 아랍어로 후베자 خُبَّيْزَة, 작은 빵 한 덩어리라는 뜻이다. 별 모양으로 달리는 열매를 먹을 수 있어서다. 세상에, 저 작은 게 빵 한 덩어리 몫을 한다니, 이만저만 고마운 식물이 아니다. 우리말로는 아욱에 가깝다. 저 잎을 따서 아욱국을 끓여 먹는다는 한인들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헬미트도 파라그처럼 시궁창에서 자라나는 풀이다.


어김없이 하르찟 아투라(חרצית עטורה)도 피어 있다. Crown Daisy다. 가까이서 보면 그래도 예쁘다. Daisy는 Chrysanthemun과 비슷한 계열의 꽃이다. 그래서 하르찟이 한국말로는 쑥갓이지만, 한자로 춘국(春菊)이다.

논란의 싯타 마흐힐라 (שטה מכחילה)다. 우리말 성경이 조각목으로 옮기는 싯타는 영어로 acasia다. 하지만 나무보다 관목에 가까운 이 종은 이스라엘이 원산지가 아니다. 가장 해로운 침입종으로 여겨진다.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도로변에서 많이 자라는데 흙이 교란된 곳에서 강자라는 뜻이다.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문 열고 운전하다가 재채기를 한다면 어김없이 이 옆이다. 이름이 특이하다. 마흐힐라는 카홀, 파랗다는 뜻이다. 꽃은 노란 색이고 가지는 녹색이지만 유대인 눈에는 전체적으로 파랑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랄랄라만 반복되고 가사는 아쩨이 싯팀 옴딤, 싯팀 나무가 서 있네가 전부다. 이런 고마운 노래가 있다니. 이 노래가 말하는 싯팀은 전혀 다르다.
대체 나타나엘 엘린손은 왜 이렇게 똑똑한 거냐.ㅋ 파라샤 니짜빔, 신명기 29장 19절(히브리성경 18절), 젖은 것과 마른 것이 멸망할지라도를 싯팀 나무를 통해 해설한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엄청난 물을 빨아들여 생존에 성공한 싯팀 나무의 엄청난 푸르름이 결국 가혹한 환경에 항복하고 멸망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청각 교재인 것이다. לְמַעַן סְפוֹת הָרָוָה, אֶת-הַצְּמֵאָה

아히로템(אחירותם)은 콩과에 속하는 관목으로, 싯타와는 달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예쁘다.

클릴 하호레쉬(כליל החורש), 호레쉬는 grove, 클릴은 완벽하다는 뜻이다. 저 분홍색 꽃이 어지간히 이쁘게 보이나 보다. 숲의 수도사라는 별칭도 있다. 유럽으로 넘어가 Judah's tree가 됐는데, 아마도 유다 땅의 나무였는데, 기독교 전설이 생겨나 예수님 제자였던 가룟 유다가 목을 맨 나무로 변신했다. 성지에서 빨간 색은 대개 피와 관련된다. 마침 사순절에 꽃을 피운다.


그딜란(גדילן)은 꽃이 피는 동안은 예쁜데, 지고 나면 형편없어진다. 가시가 달린 잎을 먹을 수 있다. 물론 가시는 제거해야 한다. 우리말로 간단히 엉겅퀴라고 할 수 있는데, 항우울증 효과가 있어서 최근에 약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리고 박넝쿨, 키카욘(קקיון)이다.
קום לך אל נינוה 하나님이 요나에게 명령하셨다. 너는 니느베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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