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때가 왔다. 노벨상 수상자 발표 시즌ㅋ. 올해는 10월 3-10일이다. 하루에 한 분야씩 전 세계의 경외를 받는 학문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 문학, 그리고 경제학이다. 솔직히 평화상은 분쟁지역 셀렙들 챙겨주는 별개의 행사로 생각하고 있다(올해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노벨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만이 아니라 소속 기관, 소속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나아가 미래 산업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누구나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관심은 그 이상이다. 관련자가 많기 때문이다.
--무슨 일 있어?
--내일 수상자 발표잖아.
--???
이해하기 어려운 세계다. 내 학문이 내 스승이 내 학교가 노벨상을 타느냐 마느냐 가슴 졸이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나도 가슴 좀 졸여 봤으면. 또 다른 소원도 있다. 밀란 쿤데라에게 문학상을 주지 않는 이유 좀 알았으면.
2002 Economic SC - Prof. Daniel Kahneman
2005 Economic SC - Prof. Robert J. (Yisrael) Aumann
2004 Physics - Prof. David Gross
2006 Chemistry - Prof. Roger D. Kornberg
2004 Chemistry - Prof. Avram Hershko
2009 Chemistry - Prof. Ada E. Yonath
2004 Chemistry - Prof. Aaron Ciechanover
2010 Fields Medal - Prof. Elon Lindenstrauss
이게 언제였더라. 세상 쿨한 줄 알았던 히브리 대학교가 어느 날 이걸 만들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alumni다. 맨 위는 자그만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다.ㅋ HU 건립을 주도한 인물이다.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타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에레츠이스라엘을 들러, 새로운 유대인 고등교육기관을 위한 펀드레이징에 참여했다. 아인슈타인은 1952년 이스라엘의 2대 대통령이 돼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본인이 사양했고 3년 후 사망한다. 이스라엘 국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 중에 HU 출신이 아닌 경우는 2011 Chemistry 상을 받은 테크니온의 Dan Shechtman 교수가 유일하다.
리숀레찌온 거리에 이런 게 있다는 걸 아는 이스라엘 사람은 많지 않다. 노벨상 수상자 거리이다. 이스라엘 시민뿐 아니라 전 세계 유대인 수상자를 다 모아 놓았다. 꽤 길 줄은 알았지만 막상 보니 질릴 정도다. 한 블록 정도에 양쪽으로 칼럼이 20개 정도씩 있는데, 이런 블록이 10개가 넘는다. 중간쯤에 차를 대 보니, 1994년 이스라엘이 가장 뜨거웠던 해 평화상을 받은 라빈과 페레스의 메달이 있다.
리숀레찌온 시장이 이 거리를 조성한 이유는 이 세상에 진보를 가져왔고 자신들의 조국을 영화롭게 한 유대인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2004년 모래언덕에 횡덩그레 세워진 새 거주지를 특색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도시의 남서쪽 끝트머리에 있는 여기까지 들어와서 조그만 칼럼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부럽긴 했다. 중간 부분인 1994년에서 뒷쪽으로 한참을 가다가 너무 더워서 포기했는데, 겨우 1997년까지 온 것이었다. 2021년 수상자까지는 까마득히 멀어 보였다. 도대체 이게 다 몇 명인가. 1905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230명이라고 한다.
올해 화학상의 강력한 후보가 Omar Yaghi 버클리 교수다. 1965년 요르단 암만 태생인데 부모가 팔레스틴에서 건너간 난민이다. 남의 일이라고 속편한 소리일 수도 있지만, 사실 우수한 유전자보다 더 성공의 여부를 좌우하는 건 고난을 뚫고 나가는 역량이 아닐까.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 뭐 그런?
2022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 Swedish Scientist Svante Paabo for his discoveries 'concerning the genomes of extinct hominins and human evolution'
아버지는 1982년 노벨 의학상 공동 수상자, 이스라엘의 Neanderthal 연구도 박차를 가하겠다.
2022 Nobel Prize in Physics - John F. Clauser (USA), Alain Aspect (France), Anton Zeilinger (Austria) for their work in quantum information science.
양자 정보 과학, 두 입자가 분리돼 있어도 단일 단위처럼 행동하는 양자 상태라니. 작년 마타베 교수의 기후 변화를 예측 위한 자연 복잡성 연구도 이번만큼 이상했나.
2022 Nobel Prize in Chemistry - Carolyn R. Bertozzi (USA), K. Barry Sharpless (USA), Morten Meldal (Denmark) for their work on click chemistry and bioorthogonal reactions. 클릭 케미스트리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 효소를 생산해서 원하는 분자를 얻기 위해 생화학 반응을 재현하는 것이란다. 시간 소모적이고 비용 상승 요인이 있으니 그 단거리를 발견하는 건 대단한 일이긴 하다. 이 팀도 이미 전 세계 상을 석권하고 노벨상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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