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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창마이, 이스라엘 중국 식당

나의 근면함과 성실함에 크게 덕을 본 이스라엘 친구가 밥을 사기로 했다. 뭘 좋아하는지 식성까지 알 사이는 아닌데 나를 중국 식당 창마이로 데려갔다. 나는 처음 오는 척했다. 메뉴판 보고 피차 놀랐다. 소름끼치게 비쌌다. 코로나 기간 배달음식 붐에 힘입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이라나 보다. 나는 외국인 노동자 주제에 먹는 게 꽤 까다롭고 돈을 아끼는 편도 아니다. 레스토랑 투어가 낙인 사람이다. 풀 코스로 인당 200세켈이 넘는다. 어쩔래, 나갈까? 동공이 흔들리던 친구는 결국 근처에 계시던 아버지를 불렀다. 시원하게 긁어주고 가셨다. 내가 그 친구의 일종의 학자로서 커리어를 구했다는 걸 아시는 아버지는 날 보고 어정쩡하게 웃으셨다. 네, 중국 식당은 싸지 않습니다. 

 

우타이산이나 황산 같은 데 어울릴 불상이 떡하니 놓여 있다. 검정 셔츠 입은 아저씨가 베이징에서 온 경력 30년의 주방장인데, 히브리어를 아직도 못 하신다. 나한테 한참 중국어로 말씀하시더니, 어디서 일하냔다. 좋은 데서 일한다 했더니 시급 높게 쳐줄 테니 여기 와서 일 좀 하란다. 이스라엘 애들은 일을 못 쓰게 한다고. 저, 중국 사람 아닌데요. 어쨌든 이스라엘까지 와서 중국 식당에서 일하는 것으로 인생이 풀린다면 참 신묘막측하겠지.   

 

창마이는 코로나 기간 문을 못 열고 배달에만 전념한 대신, 레노베이션을 단행한 모양이다. 그릇도 새로 장만하고 메뉴판도 바꾸고, 아니 메뉴 자체가 달라졌다. 저 그릇이 메이드인 저팬이다. 코로나 때 망한 일식당에서 들여온 게 아닐까, 공연히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실내 인테리어도 달라졌다. 손님들 연령대가 꽤 있는 건 비싸기 때문이다. ㅋ

 

코스 요리라 오래도록 천천히 먹을 수 있다. 옥수수 죽과 완탕 죽이다.

 

냉채와 온채를 하나씩 준다. 냉채에서는 엄청난 설탕의 양이 감지됐지만 새콤한 초와 참기름이 더해져 단짠의 진수를 맛보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좋아하는 맛이 아니다. 에그롤도 그닥. 내가 다 먹었다. 저 빨간 건 시고 단 소스라고 부르는데, 손 들고 간장 달라고 했다. 에그롤 자체가 짜서 소스 안 찍어도 된다.  

 

왜 밥 먹으면서 차를 같이 마시냐고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단다. 응, 더 많이 먹기 위해서란다. 중국에서 온 보이차란다. 쿤밍에서 왔냐고 괜히 아는 척을 했는데, 나올 때 주방에서 보이차를 작은 비닐에 담아 주셨다.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중국 사람은 아니지만 감사하다.   

 

딤섬 달랑 2개 주는데 하나는 고구마, 다른 건 시금치다. 고기가 비싸서 안 넣었다기보다는 이스라엘은 딤섬을 채식주의자의 대안으로 여긴다. 그래서 굳이 저렇게 야채를 넣는다. 나하고는 안 맞는다. 부추 많이 넣은 고기 만두 좀 먹었으면.

 

이 아이디어는 참, 훌륭하다. 부담스런 부탄가스 이런 거 아니고 초 두 개로 한 30분 그릇을 덥혀준다. 

 

메인은 탕추러우인데 하나는 소고기, 다른 하나는 닭고기다. 닭고기에 파인애플 섞은 걸 신기해했다. 음, 아시아의 맛이지. 

 

맨밥이나 볶음밥 중에 고를 수 있다. 진심 여기까지 다 먹을 수 없다. 탕추러우하고 밥은 남아서 싸달라고 했다. 신기하지. 다음 날 먹으려고 했는데 손도 대기 싫더라.  

 

후식도 나온다. 바나나를 튀기고, 아이스크림을 얹었다. 주방장의 비장의 무기라 다 먹는지 계속 확인하셨다. 진심 곤혹스러웠지만 보이차와 함께 대충 끝낼 수 있었다. 저 밥 산 친구는 내 눈에 잘 띄지가 않는다. 

 

 

 

 

 

Rothschild와 지흐론 야아콥

갈멜산 근처에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멋진 동네가 있는데 야아콥 James를 기념한다. 프랑스 로스칠드 가문 Baron Edmond Benjamin의 아버지 James Rothschild이다. 1882년 루마니아에서 에레츠이스라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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