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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이스라엘 조지아 요리

이스라엘에서 조지아 레스토랑이 많은 곳은 해안 도시 네탄야, 아슈돗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이다. 키릴 문자로 번듯한 간판을 내건 집도 많다. 러시아 이민자가 많기는 많구나 실감하게 된다. 이스라엘 모든 문화의 용광로인 텔아비브에도 조지아 레스토랑이 많다. 

 

텔아비브 카르멜 시장에 있는 릴리이다. 영어 스펠링이 lela인 건 키릴 문자와 영어의 먼 거리를 입증한다. 릴리는 조지아의 태양신 이름이다. 조지아라는 나라는 태양에 대한 관심이 막대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위치에 있다. 일본하고는 또 다르다. 

 

식당 주인인 릴리 벤샬롬이다. 저분의 인생 이야기를 듣고 싶어 여러 번 청했는데 주방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열 서너 개가 되는 테이블에 바까지 있는데 종업원이 한 명밖에 없다. 편하게 앉아 먹고 있는 게 미안할 정도로 바쁘다. 주방을 돕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계속 바뀐다. 저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조지아 식당에 가면 특이할 정도로 여성 그림이 많이 있다.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John William Godward의 고전주의 소녀 그림들이다. 19세기 영국 화가들 중에 제정신인 인물은 많지 않다. 고드워드는 아름다움만을 탐미하다가 깊은 우울증 끝에 자살한다. 릴리의 분위기는 저 그림들에서 기인하는 바 크다.  

 

드넓은 평원에서 말과 염소와 함께 자란 조지아 사람들은 치즈와 관련해 색다른 미각이 발달했다. Sulguni 치즈를 얹은 샐러드다. 조지아에서 저 발음을 영어식으로 했더니 조지아 사람들이 깔깔 배를 잡고 웃었다. 북부, 서부, 중부 조지아에서 전부 발음이 다른 단어다. 일종의 모짜렐라 치즈인데 약간 짜다. 만들기 쉽고 빠른 치즈다.  

 

조지아 음식의 대표적인 메뉴 하차푸리, 한마디로 페이스트리다. 하초는 응유, 푸리는 빵이다. 빵에 치즈를 섞었다는 뜻이다. 나로서는 후식의 범주에 드는 음식인데, 이게 조지아 식당의 주요리다. 심사숙고해서 파노바니를 시켰다. 시금치를 넣은 파노바니이다. 이스라엘에서 치즈 음식인 하차푸리는 샤부옷, 칠칠절에 자주 먹는다. 키슈와 거의 비슷한 원리다.

아자룰리는 달걀을 얹은 하차푸리, 이마룰리는 다양한 치즈 종류를 얹은 하차푸리, 카르토필리아니는 감자를 넣은 하차푸리이다.

 

힌칼리라는 조지아의 덤플링이다. 저렇게 누워있는 디자인도 있지만 보통은 서 있다. 조지아의 각종 민속 공예 디자인에 영감을 불어넣은 주름이다. 속으로는 감자, 버섯 같은 걸 넣기도 하지만 주로 치즈를 넣은 게 유명하다. 두꺼운 만두피에 들척지근한 치즈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아시아인이다. 

 

힌칼리 디자인으로 소금통도 있고 기름 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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