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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이스라엘 아침 식사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표현은 랍비이자 의사였던 람밤רמב״ם이 한 말이다. 요즘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자신을 위해 아침을 먹고, 친구와 나눠서 점심을 먹고, 적에게 저녁을 주어라. 이러니저러니 아침 식사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금과옥조인지라, 아침마다 새로 한 현미밥에 국 끓이고 고기 한 점이라도 먹어야 사람 같이 먹고사는 거라고 믿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그런 아침 상을 본인이 차리지 않으니까 하는 말이겠지만.  

이스라엘에서 자각하게 된 건데, 한국 사람은 정말 밥을 많이 먹는다. 한국 남성 인구의 40퍼센트 이상이 비만이라는데, 그럴 만하다. 한국 사람의 하루 세 끼는 과한 양이다. 람밤이 아침을 왕처럼 먹으라고 한 것은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다. 비만 인구 많은 나라들은 이스라엘의 아침 식사를 배울 만하다.  

 

이게 요즘 인당 60셰켈에 제공되는 비교적 싼 아침 식사 2인분이다. 람밤은 아침에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래서 이스라엘 전 국민이 아침으로 달걀 요리를 먹는다. 오믈렛이나 스크램블 에그를 선호한다. 커피가 아침 식사로 좋지 않다는 논란은 이 나라에도 있다. 문제는 커피가 아니라 우유다. 람밤은 12세기에 이미 우유가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았다. 나는 체질적으로 우유가 안 맞는데 우유 제품을 끊으면 정말 건강해진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우유 금식을 한다.

이스라엘 카푸치노는 하푸흐라고 하는데 거꾸로라는 뜻이다. 원래 카푸치노는 우유를 넣고 그 위에 커피를 붓는 것인데, 여기는 커피 액상을 먼저 내리고, 그 위에 우유를 데워서 올린다. 이스라엘 하푸흐에 익숙해지면 로마나 파리의 카푸치노가 맛이 없다.      

단백질은 역시 콩이다. 이스라엘은 콩 요리가 많지 않다. 멕시코에 다녀온 사람들은 칠리 콘 카르네에 익숙하지만 매운 소스가 맞지 않아 금방 질린다고 한다. 그나마 흔한 콩요리가 렌틸콩이다. 창세기에서 에서가 배가 고파 야곱에게 장자권을 팔아넘기고 얻어먹는 빨간 죽이 있는데, 그게 렌틸콩 스튜다. 기본 샐러드에 렌틸콩과 키누아를 넣으면 균형이 맞는다. 

언제나 건강한 아침 식사만 먹지는 못 한다. 샌드위치나 샐러드가 몸에 좋다는 걸 알지만 단 빵을 먹어야 배가 부르다. 12월 하누카 시즌에 커피숍 '아로마'에서 아몬드 도넛을 내놓기 시작했다. 람밤의 경구를 아무리 되뇌어도 도넛에 굴복하고 만다. 기름에 튀긴 밀가루가 도대체 왜 맛있을까.   

겨울철 식사 대용 사흘라브סחלב. 난초라는 뜻인데 난초 구근을 갈아서 푸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로마 시대부터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요탐 오토렝기가 요리책 '예루살렘'에서 제공하는 사흘라브의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재료: 우유 2 ½ 컵, 물 ½컵, 설탕 1/3컵, 옥수수 가루 4큰술
만드는 법: 우유 ½컵과 옥수수 가루가 풀이 될 때까지 섞는다. 남은 우유, 물, 설탕을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섞는다. 옥수수 가루를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휘저으며 끓인다. 코코넛, 피스타치오, 아몬드, 계피를 올린다. 

 

 

 

 

 

모두가 여유있는 '아로마'의 아침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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