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tes

에어 비앤비, 마하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호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지 오래라 이곳의 에어 비앤비 산업도 크게 성장중이다. 그러나 예루살렘은 에어 비앤비도 비싸기 때문에, 굳이 싼 가격을 위해 에어 비앤비를 탐구할 일은 아니다. 유대인 중에는 샤밧의 고요를 지키기 위해 예루살렘 올드 시티 근처에서 묵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올드 시티 안에 있는 통곡의 벽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샤밧을 지키지만 그렇다고 꽉 막힌 분위기는 아니고, 고요 속에 있어야 하니 주변 환경이 아름다워야 한다. 대략 이 조건들에 맞아 떨어지는 곳이 '마하네 이스라엘'이다. 실제로 많은 미국에서 온 옥서더스 유대인들이 이곳을 찾는다. 큰 투자를 해서 에어 비앤비에 뛰어든 친구가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고 식음을 전폐하고 있다고 해서 찾아간 적이 있다.     

마하네 이스라엘은 1866-1868년 사이 모로코 이민자들이 세운 동네이다. 1844년 모로코는 프랑스와 심각한 전투를 벌이는데 그 결과 많은 유대인들이 무슬림들에게 박해를 받았다. Mugado 학살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유럽이나 북아프리카에서 누가 무슨 일이 생기든 박해받는 건 유대인이다. 어쨌든 모로코 유대인은 이스라엘 땅으로 건너와 새 삶을 시작했다. 지도자 중 한 명이 David Ben Shimon이라는 랍비였다. 그의 모금 활동으로 모로코 유대인을 위한 공동 거주지가 건설되고 Zuf Devash (Nectar Honey)라는 이름의 회당이 세워진다. 거주지는 고향 모로코 양식으로 지어졌다. 좁은 골목길에 둥글게 원을 그리듯 세워진 집들이 공동의 정원을 둘러싸고, 정원에 설치한 우물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런 우물에는 어김없이 Zellij라고 불리는 모로코 타일이 장식돼 있다.

 

집을 찾는 게 최대 난점이다. 건물마다 주소는 써 있는데 입구가 어디인지 찾기가 어렵다. 저 계단을 타고 내려와서는 왜 집도 못 찾느냐고 지청구다. 장사는 안 맞는 마인드의 소유자인데 왜 사업을 한다고 저러는지. 

정원에 있는 우물이 인상적이다. 물이 안 나와서 왜냐니까 그냥 장식용이란다. 어쨌든 정원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주방이다. 코셔를 위한 두 개의 씽크까지 구비했다. 

 

한 집에 침실이 3개였나, 4개였나. 모두 욕실이 딸려 있고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타월로 이상한 거 만드는 게 요즘 유행인가.  

 

옥상에 휴식 공간도 있다. 이틀 묵었지만 저기 앉을 일이 많지는 않았다. 낮은 뜨겁고 밤은 춥다. 새벽 시간은 좋았다.  

우물에서 물이 나왔으면 좋겠어. 이 집에서 유감으로 느낀 유일한 흠이다. 요즘은 마하네 이스라엘에 실제 거주자보다 에어 비앤비가 더 많은 느낌이다. 가격은 호텔급이다. 

'Si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들레헴 교회들  (0) 2022.12.15
욥바의 하루  (1) 2022.12.13
나사렛 올드시티  (2) 2022.12.09
콘라드 칙, 예루살렘의 다빈치  (0) 2022.12.08
나사렛 수태고지 정교회  (0) 2022.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