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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법 개혁

 

2023년 1월 1일 업무를 개시한 이스라엘 새 정부는 놀라울 정도로 논란이 많아서, 매 시간 새 뉴스를 점검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놓치는 일이 많다. 그래도 열흘 내내 뉴스의 초점이 된 사건이 새 법무부장관이 발표한 이스라엘의 사법 개혁안이다. 적어도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전 지식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법무부장관의 사법 개혁안은 일반인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를 엄청난 용어들로 법제화되어 1월 말 국회에 상정될 예정인데, 이 말인즉슨 1월 안에 이 개혁안이 통과된다는 뜻이다. 총리 네탄야후는 진작에 지지를 표했다. 이스라엘은 120석 국회의원이 연정 vs. 야당으로 갈리기 때문에, 표결 자체가 의미가 없다. 정파적 이해를 떠난 초당적 결단을 해본 적 없는 국회의 품위라고 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 야당은 장외투쟁의 의미를 깨달은 모양이다. 야당 지도자 베니 간츠가 아이젠코트와 함께 토요일 밤 텔아비브에서 열리는 데모에 참여하겠다는 뉴스가 나왔다. 뭐 화이팅 하시라. 그러나 아직 멀었다. 이 나라의 정치 엘리트들은 영국 하원의원만큼의 근성도 없다. 

 

이 와중에 리쿠드의 중진으로 대통령을 지낸 리블린이 입을 열었다. 작금의 사법 개혁안은 이스라엘의 사법 제도를 약화시킴으로써 민주주의를 해치게 될 것이고, 이 움직임은 결국 합법적인 쿠데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되새긴 것이다. 그가 들고나온 카드는 국민 투표이다. 그의 의견에 찬반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르우벤 리블린이 이처럼 완전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은 수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스라엘 미디어는 이런 식으로 사전 기사를 내고 본격 인터뷰는 주말판 특집에 싣는다.

 

 

ריבלין על תוכנית לוין-נתניהו: "אסור לפעול מנקמה, זו סכנה לדמוקרטיה. יש ל

בלעדי: הנשיא לשעבר ריבלין שובר שתיקה. הוא רואה כיצד התחזית מנאום השבטים שלו מתמשות, מבקר בחריפות את היוזמה להחלשת מערכת המשפט, מספר כיצד הזהי

www.ynet.co.il

 

이스라엘은 헌법이 없는 나라다. '기본법'이라는 아주 허약한 시스템을 최고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사법개혁은 입법부가 법원의 권위를 제거하는 방식으로가 아니라, 입법 과정에 견고함을 제공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것은 기본법을 손보는 것 이외에는 없다. 현 사법 개혁은 입법부에 의한 사법부의 선출을 핵심으로 한다. 그것이 입법부를 선택한 국민의 의사를 사법체계에 적용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삼권 분립을 조금만 알아도 여기 문제가 있다는 걸 알 것이다. 이것은 단지 질서를 법 체계로 파급하는 것이 아니라 법 체계를 탈취하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리블린은 국민투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말판 신문의 판매량을 점치기 것과 별개로 사법부 역시 의견을 냈다. 1월 12일 이스라엘 대법원장 에스테르 하윳트는 사법개혁안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견을 표했다. "사법 시스템을 망치는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사법부의 독립에 일격을 가할 수 있고 사법부를 침묵하게 만듦으로써 이스라엘은 민주주의를 잃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초급 히브리어 시절에도, 설사 못 알아듣고 있을지라도 대강의 말이 대단한지 대단치 않은지의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히브리어는 말하는 사람의 교양 수준에 크게 좌우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생중계로 발표되는 이스라엘 대법원장의 히브리어 수준이 어마어마하다는 건 전 감각으로 느꼈는데, 텍스트로 보고 더 놀랐다. 사용한 어휘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이다. 쉬운 문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거의 모든 어휘를 아는데 의미가 파악이 안 되는 바로 그 경지다.   

 

이스라엘 사법부 최고 권력의 자리에는 여성들이 있다. 새 정부의 30명 각료 중에 여성 장관이 5명밖에 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엄청난 현상이다. 정부 법률 고문 General Attorney 갈리 바하라브 미아라, 대법원장 에스테르 하윳트, 총리 네탄야후, 법무부장관 야리브 레빈. 대법원장 연설의 마지막 문장은 אדוני השר לא זו הדרך, 장관 님아 이것은 길이 아닙니다,였다. 이스라엘 사법 개혁(?)을 둘러싼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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