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회는 3월 21일 오전 역사적인 법을 통과시켰다. 사법개혁안의 타협안과 대법관 선출법 논란에 묻혀 그다지 주목도 받지 못했다.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철수와 함께 결정했던 웨스트뱅크 북부 정착지 네 곳 (Homesh, Ganim, Kadim, Sa-Nur)의 철수 명령을 철회하는 법이다. 세 번에 걸친 리딩을 거쳐 그 자리에서 통과해 버렸다. 현재 야당이지만 전통적인 우파 기드온 사아르와 제에브 엘킨도 지지했다.
역사적으로 웨스트뱅크에 대한 통제권을 놓은 적이 없는 이스라엘이 2005년 네 정착촌에 해산을 명령한 이유는 이들 정착촌의 위치 때문이다.
20년 후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안에서도 호메쉬의 위치가 얼마나 미묘한지 드러난다. 지도상에 1번이다.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는 팔레스타인의 실행 가능한 미래 국가를 위해 충분한 인접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말이 좋아 인접성이지, 토지 교환이 아니라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어쨌든 출발점이라는 데 의의를 둔 상호 인식의 전제 속에 정착촌의 해산이 이뤄졌다.
호메쉬는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입지 확보를 위해 정리해야 할 정착촌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법으로도 불법이었다. 팔레스타인 사유지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약속의 땅에 대한 사명에 입각한 종교인들의 투쟁은 멈추지 않았다. 해산된 자리에 다시 돌아와 예쉬바를 세운 것이다. 그 유명한 outpost 투쟁이다.
IDF는 웨스트뱅크의 과거 유대인 정착촌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돌아와 거주하도록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이때를 위함인가, 이스라엘 우파 정부는 2005년 법을 폐기하고 이 지역에 이스라엘 사람이 거주해서는 안 된다는 분리법 조항을 폐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 법이 실현되려면 IDF가 이스라엘 사람들이 해당 지역으로 돌아가도 좋다는 군사 명령에 서명해야 한다. 현재 IDF 참모총장은 역사상 최초로 우파 인사이다.
새 법은 해당 지역에만 적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법이 사마리아에서 유대인의 정착 활동을 확장하는 데 이용될 것이고, 그러자면 웨스트뱅크의 영토를 이스라엘이 합병해야 할 테니, 결국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위상을 위협하는 일들이 이어질 것이다.
종교 정당 국회의원들과 정착민들이 춤추며 이 법의 통과를 기념하는 영상을 보았다. 이 일에 기뻐하는 사람도, 착잡해 하는 사람도 부인할 수 없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이스라엘은 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형태로든 희생을 야기할 테고, 그렇게 희생당한 이들은 사실은 넛 때문이라고 누구를 비난할 수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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