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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 in Israel

길을 걷다

내가 사는 도시는 오렌지의 도시다. 출발부터 오렌지 밭이었다. 그 과수원은 지금은 부동산 개발의 요지로 변했고, 도시의 상징인 오렌지는 가로수로 변했다. 어느 날 길을 걷다 냄새 땜에 멈춰 서서 두리번거렸다. 라일락으로 알고 있는 진한 향이었다. 그러다 알았다. 오렌지 나무에 꽃이 핀다는 것을. 이스라엘 봄철에 자스민 말고도 흰꽃이 피는 줄 처음 알았다. 

 

같은 나무에서 자라난 잎사귀들이 모두 똑같은 색깔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건 빛의 효과라고 이과 출신 친구가 말했다. 아니야, 종이 다양하니까 색깔도 다른 거지. 같은 나무에서 열렸는데? 할 말이 없지만 쨌든 이 다양한 색감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길에 있는 오렌지 나무에서 꽃을 따면 안 되지만, 자기 집 정원에 오렌지 나무를 기르는 사람은 적지 않다. 유월절 즈음 오렌지 나무 꽃이 흐드러지면 그 꽃을 모아 잘 씻은 다음 차에 넣어 우리거나, 잼을 만든다. 

 

루이자와 민트와 그외 풀떼기만도 차로 충분하지만 여기 오렌지 꽃을 넣으면 약간 쓴맛이 배가된다. 하지만 모로코나 알제리에서는 오렌지 꽃 물을 손 씻는 데 사용했다는데? 

 

오렌지 꽃 물은 히브리어로 메이 자하르 מי זהר이고 아랍어로 메이 자아아하르이다. 이걸 '아이구아나프'로 알고 있다면 까딸루니아나 아르헨티나에 가본 사람이다. 스페인 쪽 문화다. 

 

이스라엘에서 Collection Cars는 번호판을 따로 받는다. 아직 굴러가나 의심스러운 차지만, 우리 동네에 이런 차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자주 지나가던 곳인데, 여기 놓인 할아버지 할머니 인형을 처음 보았다. 안녕하시냐고 인사할 뻔. 

 

길거리에 생긴 새로운 벤치 앞 테이블에 이게 있어서 한참을 보았다. 무선 충전기다. 제법인걸. 

 

공동묘지 옆에는 파란색 게니자가 있는데, 여기에 성경을 비롯한 거룩한 문서를 버리게 돼 있다. 적당히 차면 담당 랍비가 와서 모아다 태우고 무덤 안에 묻는다. 성경책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기독교인에게도 대안이 생기면 좋겠다. 

 

이스라엘의 쓰레기 수거차. 한쪽으로 쉼없이 액체를 흘리기에, 차가 고장났나 했더니 일부러란다. 덕분에 전 도시에 하수도 냄새가 퍼진다. 

 

갑분 헤르젤리아에 있는 대한민국 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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