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아모니트 פעמונית 작은 종이라는 이름의 꽃이다. 라틴어 학명은 Campanula이다. campan이 bell이니까.
이스라엘의 요즘 트렌드가 꽃과 와인이다. 잘 모르면 대화에 끼기 어렵다. 명절에는 가사노동에 지친 Jewish mom들에게 꽃 선물을 많이 하기 때문에, 화훼에 가서 여러 단을 사다가 선물용 다발을 만들었다. 요리도 해보고, 다른 선물도 사보았지만, 꽃만한 게 없다. 이스라엘 화훼시장이 성장하면서 못 보던 꽃들이 많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잘 나가는 꽃들을 추천 받았다. 어쩜 이렇게 생겼니 물어보고 싶은 꽃이 캄파눌라, 초롱꽃이었다. 줄기 하나에 줄줄이 종처럼 작은 봉우리들이 달렸는데 며칠 만에 일제히 피어난다. 일주일을 거뜬히 버틴다.
캄파눌라에 워낙 다양한 종이 있지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토종 들꽃으로 금강초롱꽃이 있다. 이 꽃의 학명이 Hanabusaya Asiatica란다. 조선총독부의 지원으로 한반도 식물을 연구한 일본의 식물학자가 초대 조선 공사를 지낸 하나부사 요시모토를 기리기 위해 붙힌 이름이란다. 우리나라 토종 들꽃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꽃이고, 게다가 꽃 피는 시기가 8월이라, 이 라틴어 학명이 부당하다고 느낀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국제사회에 정정을 요구해 달라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게 2022년이었다. 독도도 간수 못하는 정부가 꽃 이름에 신경을 쓰겠냐만.
우리나라 식물자원에 대한 데이터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nature.go.kr)에 있다. 이스라엘의 야생꽃 데이터에 비하면 좀 부족해 보인다. 영어 페이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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