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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sha

파라샤 핀하스 (민 25:10-30:1)

탐무즈 유드 자인(י''ז בתמוז)에 파라샤 핀하스를 읽는다. 이 백성의 비극의 시작, 반역의 뿌리인 날이다. 종교에 냉소적이라면 이런 날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3500년 동안 반복된 반역이라면 하루 밥 굶고 회개해 봐야 소용없지 않나. 늦게 점심 식사를 하고 회당에 들러 보았다. 역시나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민하 기도에 와 있었다. 인간이 신 앞에 서 있을 수 있는 건 어쩌면 무한히 실패하기 때문이다. 종교는 그런 실패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저들의 비통한 기도가 본질을 바꾸지 못하는 것도, 완전히 좌절하는 대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저 종교가 훈련하기 때문이리라.           

 

마침 이번주 파라샤는 몇 번이나 끝날 듯하다가 또 다시 내용이 이어지는 민수기의 결말 부분이다. 

 

1알리야 25:10-26:4
아론의 손자 비느하스가 두 사람을 창(רומח)으로 나란히 꿰어 죽였는데 이 행위는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חמה)와 질투(קנאה)를 보상해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님이 이 백성을 쓸어버릴 뻔했는데 비느하스 때문에 안 그랬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느하스의 후손은 하나님이 주신 샬롬의 언약 (ברית שלום)과 영원한 사제직 (ברית כהנת עולם)을 받게 된다. 13절에 비느하스의 행위에 대한 종교적 정의가 나온다. כיפור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속죄 제사를 지낸 것이다. 샬롬은 키푸르를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이다. 제물이 된 두 사람의 이름이 밝혀진다. 시므리(זמרי), 시므온 지파의 수장(נשיא)과 고스비(כזבי), 미디안 족장의 딸이었다. 이에 여호와가 모세에게 미디안을 치라고 말씀하신다. 파라샤 비느하스는 민수기 31장 미디안과의 전쟁을 위해 서사를 쌓아가는 것이다. 26장은 그 전쟁을 위한 인구 조사이다. 

 
2알리야 26:5-51
민수기의 두 번째 인구 조사이다. 불가타가 이 책을 Numeri라고 이름한 것도 인구 조사가 주요 내용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민수기의 첫 파라샤 베미드바르에서 핀하스까지 38년이 경과했다. 총수는 큰 변화가 없는데 지파별 변화는 상당하다. 

망한 지파는 일단 시므온, 59,300에서 22,200으로 줄었다. 시므리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에프라임, 나프탈리, 갓, 르우벤도 조금씩 줄었다. 르우벤 지파는 고라 반역에 동참한 전적이 있다. 

흥한 지파는 므낫세, 32,200에서 52,700으로 늘었다. 훗날 반지파씩 나눠져 두 몫의 땅을 분배받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베냐민, 아쉐르, 잇사하르, 즈불론, 단, 유다도 늘었다. 가장 큰 지파인 유다의 변화는 74,600에서 76,500이다. 이 숫자 세기에 무슨 교훈이 더 숨어 있는 걸까.

11절,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않았더라. 고라의 무리 250명이 땅속으로 꺼졌는데 고라의 자손은 연좌제에 희생되지 않았다. 고라 종족은 레위 지파의 일부로 살아남았다. 훗날 다윗의 인재 배치 프로젝트에서 합창단으로 발탁되고, 많은 시편을 창작한다. 

3알리야 26:52-27:5
하나님은 모세에게 인구 수에 따라 땅을 분배하라고 말씀하신다. 갑자기? 벌써 땅 분배 얘기를 왜 하나? 첫 번째 인구 조사의 목적은 지파별 숫자를 파악해 진영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두 번째 인구 조사는 중요한 사실을 전달한다. 첫번째로 파악된 인구 603,550은 다 죽었다는 것이다. 새로 계수된 601,730은 모두 차세대이고, 예외는 갈렙과 여호수아뿐이다. 이 차세대들만 땅을 제비 뽑아 얻게 될 것이다. 

문제가 나타난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이의를 제기한다. 광야에서 죽은 아비에게는 아들이 없는데, 그럼 아버지의 땅은 누구에게 돌아가나요? 모세조차 풀기에 어려운 문제였다. 사건은 하나님 앞으로 온다.

 

4알리야 27:6-23
하나님은 슬로브핫 딸들의 문제제기가 정당하다고 하신다. 슬로브핫의 땅은 딸들에게 양도되어야 한다. 이를 계기로 법이 만들어진다. 아들 없이 죽은 자의 재산은 딸에게, 딸이 없으면 형제에게, 형제가 없으면 아버지의 형제,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 넘겨야 한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아바림 산에 올라가서 이스라엘 땅을 보라고 하신다. 모세 역시 광야에서 죽어야 할 운명이다. 신 광야 가데스(קדש)에서 하나님을 거룩하게 표현(הקדיש)하지 못한 까닭이다. 이에 모세는 하나님께 차세대 지도자를 요구한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손을 얹고 (סמיכה) 엘르아살이 여호수아를 위해 우림과 둠밈으로 여호와의 결정을 구할 것이다. 유대교는 최초의 랍비 모세를 통해 안수로써 그 지도자의 권위가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랍비가 되는 과정을 '스미하'라고 부르고, 안수해 줄 스승 랍비 아래에서 배우게 되어 있다. 

 

도제 시스템도 일대일은 아니니까. 그래도 이건 좀. 지도 랍비와 시험 랍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지만 일단 스미하 시험을 통과하는 건 무쟈게 어렵긴 하다. 젊은 나이에 통과해야 한다. 스승 누구에게 스미하를 받았다고 소개한다.  


5알리야 28:1-15
놀랍게도 민수기는 끝나지 않는다. 다시 하나님은 정해진 시간(מועד)에 바쳐야 할 제물에 대해 설명하신다. 모세는 자기 운명이 어찌 됐든 하나님께 드릴 건 확실히 해두고 가야 한다. 상번제 (하루 두 번), 안식일, 초하루 제물 드리는 법이 상세히 묘사된다. 

6알리야 28:16-29:11
유월절, 칠칠절, 나팔절(Rosh Hashana), 대속죄일 제사 드리는 법이 자세히 언급된다.

7알리야 29:12-30:1
초막절과 여덟 번째 날 성회(Shmini Atzeret) 제사 드리는 법이 나온다. 여호와가 명령하신 이 모든 일을 모세는 백성에게 전달한다.

 

한편 탐무즈 17일 이후 '티샤 베 아브'까지 3주간 예루살렘의 멸망과 관련된 하프타라를 읽는다.  

  • 예레미야 1:1–2:3 (דברי ירמיהו)
  • 예레미야 2:4–28, 4:1–2, or 4:3-4 ('שמעו דבר ה)
  • 이사야 1:1–27 (חזון ישעיהו)

티샤 베 아브 이후에는 엘룰 월까지 7주 동안 위로의 이사야 하프타라를 읽는다. 

  • 이사야 40:1–26 (Nachamu, Nachamu Ami)
  • 이사야 49:14–51:3 (Vatomer Tziyon)
  • 이사야 54:11–55:5 (Aniyah Soarah)
  • 이사야 51:12–52:12 (Anochi, Anochi)
  • 이사야 54:1–10 (Rani Akarah)
  • 이사야 60:1–22 (Kumi Ori)
  • 이사야 61:10–63:9 (Sos A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