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arasha

파라샤 이트로 (출 18-20)

1알리야 출 18:1–12
모세의 장인이자 '미디안 제사장'인 이드로가 모세의 가족을 이끌고 광야에 도착했다. 모세의 큰아들 이름이 '게르솜'인 건 출 3장에 이미 나왔다. 모세에게 아들'들'이 있다는 건 '피남편' 사건 때 드러났다. 가족사를 양파 껍질처럼 하나씩 소개한다. 여기서는 둘째 아들 이름이 엘리에제르라는 게 밝혀진다. '모세'란 이름은 이집트 이름이다. 그 유명한 바로 람세스가 Ra+Moses이다. 그런 모세의 아들들 이름이 히브리식이다. 

이드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하신 모든 일을 듣고 이를 송축하고 제사를 드렸다고 한다. 원래 미디안 제사장이니까, 이상할 건 없다. 그런데 이스라엘 장로들이 모두 와서 이드로와 함께 하나님 앞에서 '떡을 먹었다.' 이드로의 지위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된다. 

 

*레반트 지역 종교에서 이드로를 중시하는 이들은 드루즈이다. 훗날 이슬람이 분화되면서 시아파 가운데 Ismailia의 한 분파로 나타난 종족이다. 드루즈는 자신들을 아랍어 Muwahhidun이라고 부른다. wahad '하나' 즉 한분이신 알라를 믿는다는 뜻이다. 파티마 왕조의 유명한 칼리프 Al Hakim bi Amr Allah와 관련된 종교이다. 1009년에 예루살렘 성묘교회를 부순 알 하킴이 1026년에 사라졌는데, 하늘로 승천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드루즈는 이슬람과 다르다. 

골란고원에 67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로 편입된 시리아 드루즈 마을들 4개가 있다. 마사다, 마쟐샴스, 엔키냐, 부카타. 상당수가 여전히 시리아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후손들의 경우 이스라에 시민권을 획득하는 추세다. 드루즈의 이스라엘 내 성지가 나비 슈에입, 바로 이드로의 무덤이다. 

 

갈릴리에 있는 나비 슈에입. 그림같은 경치다. 이곳이 왜 이드로의 무덤인지 진위는 알 수 없고, 이드로가 바위를 발로 차서 남았다는 발자국에 미흐랍이 조성돼 있다. 아이콘을 사용할 수 없는 드루즈는 다섯 가지 색깔을 상징으로 여긴다. 함스 후두드 five limits라고 한다. 영어 limit로 옮긴 후두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영적인 힘을 가리킨다. 여간 복잡한 개념이 아니지만 대략 Green Mind, Red Soul, Yellow Word=Logos, Blue First Cause=Inteligence, White Future 정도로 이해한다. 


2알리야 출 18:13–23
이스라엘 백성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세 앞에서 논쟁을 벌이며 모세의 판결을 기다렸다. 2023년 이스라엘 최대 정치 현안이 사법개혁안인데, 의미삼장하다. 이를 목격한 이드로는 모세에게 율법을 알고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 다시 말해 재판관을 뽑아 백성 위에 세우라고 권한다. 물론 가장 어려운 문제는 모세에게 가져와야겠지만. 신정정치가 이뤄진 레반트 지역에서 사법권의 독립을 주장한 종교는 특이하다. 

3알리야 출 18:24–27
너무 짧은데? 모세는 자기 장인 말대로 했고, 그런 다음 이드로는 집으로 돌아갔다. 모세가 누구 말 들은 거의 유일한 본문이다. 그래서 이드로가 높임을 받는 건지도.


4알리야 출 19:1–6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을 떠난 지 석 달 만에 시나이 산 기슭 광야로 들어갔다. 모세는 산에 올라갔고, 하나님은 그에게 언약에 대해 소개하신다.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고, 이스라엘은 그분의 백성이 될 예정이다. '석 달'이라는 힌트 때문에 '마탄 토라' 즉 토라의 수여가 유월절 이후 3개월 만인 시반 월, 칠칠절에 이뤄졌다고 믿는다. 유월절이 농사 절기로는 보리 수확이지만 신학적으로 애굽으로부터의 구원이라면, 칠칠절은 농사 절기로 밀 수확이지만 신학적으로 토라의 수여이다. 

5알리야 출 19:7–19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대로 언약의 당사자인 이스라엘 백성의 의견을 물었다. 대표격인 장로들은 좋다고 대답했다. 이제 세부사항이 오더로 떨어진다. 이틀간 빨래하면서 정결하게 지내고 셋째 날 강림하실 여호와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이때 여호와가 강림하실 시내 산에 가까이 왔다가는 죽을 수도 있으니 산 주위에 경계를 정하라고 이르신다. 
셋째 날 아침 천둥과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 위에 있고 나팔 소리가 크게 났다. 모세는 백성을 이끌고 산기슭에 도착한다. 시내 산에 연기가 자욱하고 산이 진동하며 뿔나팔 소리가 커질 때 하나님이 우레로 응답하신다. 여기 묘사된 기상 현상은 인간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일 것이다. 


6알리야 출 19:20–20:14
하나님은 시내 산 꼭대기에서 모세를 부르셨다. 다시 한 번 백성에게 산으로 돌파하지 말라고 경고하신다. 모세와 아론만이 산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십계명이 선포된다.

제1계명, 제2계명 이런 표현 대신 히브리어는 각 계명을 처음 두 단어로 부른다.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는 제1계명은 '아노히 하쉠'이다. 이렇게 두 돌판에 다섯 계명씩 쓴 것이 현대 유대교 회당 아론하코데쉬의 머릿부분을 장식하는 법이다.

 

7알리야 출 20:15–23
백성은 천둥과 번개와 연기에 압도돼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모세에게 하나님을 대신해 말해 달라고 요청한다. 모든 인간이 하나님을 보기 원하는 건 아니다. 인간에게 필요한 건 그저 신인 줄 알 만한 대체물일 수도 있다. 하나님은 그런 인간의 본성을 아시고, 은이나 금으로 어떤 신도 만들지 말고, 희생 제물을 위한 제단도 흙으로 만들라고 하신다. 돌 제단을 금하신 것이다. 그조차 우상이 될 줄 내다보셨기 때문인가. 또 제사장들이 하체를 드러내지 않도록 계단으로 제단에 오르는 것도 금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