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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sha

파라샤 마토트, 마쓰에이 (민 30:2-36:13)

파라샤 마토트(30:2-31:42)와 파라샤 마쓰에이(32-36)를 하나로 합쳐 읽는다. 토라는 전부 54 파라샤이고 날짜 조정이 가능하도록 합해지는 파라샤가 몇 군데 있다. 음력을 따르는 히브리력에서 특정 모에드 절기가 특정 시기에 오도록 맞추기 위해서다. 여기 두 파라샤의 분량이 꽤 긴데도 이어붙인 것은 중복되는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1알리야 30:2-31:12

우리말 성경은 30장 1절부터다. 모세가 이스라엘 지파(המטות) 지도자들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한다.

  • 서원한 바(נדר)를 해제하는 토라 법이다. 남자는 서원한 바를 그대로 지키면 된다. 어린 딸, 아마도 12살 남짓한 소녀는 아버지가 그 서약을 듣고 무효화할 수 있다. 아내의 서약은 남편이 무효화할 수 있다. 참 이상하지. 허튼 서약을 막으려면 하지 말라고 해야지, 그걸 무효화하는 비법을 가르치고 있나. 예수님이 유대교 랍비들에게 쌍욕을 날리신 게 이해가 된달까. 
  • 유대교가 대속죄일에 부르는 기도문이 '콜 니드레'이다. 우리의 모든 서약은 깨질 수 있는 허약한 것이므로 전능자께 그런 우리의 무능을 용서해 달라고 비는 내용이다. 토라가 여성의 서약에 예외조항을 두는 이유는 여성들이 서약을 지키기에 불리한 형편에 있기 때문이다(유대교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본다). 그러니까 여성들이 불리한 형편을 극복하고 어떻게든 서약한 바를 이루려면, 아버지나 남편이 안 듣는 데서 서원하면 된다. 미디어에서 유대인 여성은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로 그려지곤 하는데, 그게 단순한 여성 혐오가 아니라 이런 배경에서 나온 문화적 실사판이다. 현명한 유대인 여성은 자기 의견을 남에게 말하지 않는다. 혼자 결정하고 혼자 계획을 세운다. 또 아비와 남편이라는 통제적 환경을 장악하기 위해 똑같은 수단을 사용한다. 멋진 가정을 이루고,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고,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함으로써 가정을 통제하는 것이다. 골치 아픈 사람들이다.
  • 토라 중에서도 민수기는 여성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아론과 모세가 죽고 그 자녀들이 지도자로 부상하는 시점에,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의 위상이 당연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31장은 미디안과의 전쟁이다. 향후 약속의 땅에 들어가 정복 전쟁을 치르게 될 때 지침이 될 만한 내용이다.

  • 먼저 군사의 징집이다. 전체 인구 백만 명 가운데 지파별 천 명씩 만이천 명이 전투에 나간다. 만이천 명 중에 레위인은 없었을 것이다. 므낫세와 에프라임 두 지파가 각각 1000명씩 나갔을 것이다. 
  • 제사장은 성소의 기구와 나팔을 들고 전투에 참여한다. 
  • 이스라엘 군대는 미디안 다섯 왕과 발람을 죽인다.

 

2알리야 31:13-54

지도자들이 진영 밖으로 나와 군인들을 영접한다.

  • 모세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미디안 여인들을 살려준 데 화를 낸다. 그 여자들 때문에 염병이 돌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냐 질책한다. 결국 미디안 여자와 남자아이들은 죽임을 당하고, 여자아이들만 포로로 남았다.
  • 군인들은 피를 흘린 불결함 때문에 7일 동안 진영 밖에 있어야 했다.
  • 전쟁의 전리품은 불을 지나 정결하게 만들고 군인들은 모두 빨래를 하고 진영으로 들어온다.
  • 전리품은 계수하여 군인과 백성 사이에 절반씩 분배한다. 사무엘서는 이를 이스라엘의 율례와 규례로 만든 게 다윗이라고 한다. 브솔 시내에서 다윗의 군사들 중 악한 자와 불량배들은 목숨 걸고 싸우러 간 사람만 얻을 게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다윗은 그저 아름다운 연설을 한다. 여호와가 우리를 보호하시고 치러온 군대를 우리 손에 넘기셨으니 그가 주신 것을 백성과 나누어야 할 것이라. 브솔 시내의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가.   
  • 군인들은 받은 몫에서 1/500을 여호와께, 즉 대제사장에게 주고, 백성의 몫에서 1/50을 레위인에게 준다.
  • 긴 항목의 셈이 나온다.
  • 천부장과 백부장이 전투에서 한 사람도 잃지 않은 데 대해, 금 패물을 여호와께 헌금한다. 모세는 이를 회막에 드려 기념물 삼는다.

3알리야 32:1-19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는 양떼가 많으므로 요르단 동쪽에 정착하기를 청한다. (오늘날 요르단 국가 국민은 대개 베두윈이다.)  모세는 격렬히 분노한다. 40년 전 가데스 바네아에서 정탐꾼들의 보고를 받고 백성이 한 일에 비견할 만한 부정적인 일로 보았다. 르우벤과 갓 지파는 여기가 목축에 좋은 곳이니 우선 동물을 위한 우리를 짓고 자녀들을 위한 성읍을 지어 안정시키고, 반드시 형제들과 함께 요르단 강을 건너가 백성이 정착할 때까지 함께 싸우고, 거기서는 몫을 받지 않겠다고 장담한다. 

 

4알리야 32:20-33:49
토라에서 가장 긴 알리야이다. 71절이나 된다. 마토트의 마지막 알리야와 마쓰에이의 처음 두 알리야가 겹쳐졌다. 

  • 모세는 두 지파의 서원을 확인한다. 이번 파라샤가 서원 관리로 시작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모세의 미묘한 책망이 드러나는데, 먼저 자녀를 위한 집부터 짓고 그 다음에 양의 우리를 세우라는 것이다. 단순한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다. 자녀를 재산보다 우선시하라는 명확한 지침이다. 
  • 이어서 모세는 대제사장과 지파 수령들에게 이 합의 내용을 전달한다. 지도자가 대중들 사이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은 간단치 않다. 얼마나 오래 끌지 모를 전쟁을 앞두고 약삭빠르게 자기 몫부터 챙긴 르우벤과 갓을 좋게만 볼 수는 없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에는 타협이 필요하고 그런 타협을 정당하게 만드는 게 상호 약속과 신뢰다. 지금이야 다 꿈 같은 소리지만.   
  • 갑분 므낫세 반 지파도 포함된다. 오로지 므낫세 아들 마길 때문이다. 길르앗을 마길이 차지했는데 다른 누구에게 줄 수가 있나. 훗날이 되겠지만 요르단 동쪽 땅에서 2½ 지파가 차지해 건설한 성읍들이 열거된다. 

33장은 파라샤 마쓰에이의 1-2알리야로, 출애굽을 시작으로 광야 생활에서 지나온 42군데 야영지 (מסעי) 목록이다. 대부분의 장소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라쉬는 42군데가 아니라 20군데라고도 했다. 너무 복잡하니까 그건 차치하고, 우리말 발음이 너무한다. 이거 왜 수정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중국어 성경에서 옮기느라 엉망이 된 건데.  

  1. Ra'mses 라암셋
  2. Sukkot 숙곳 
  3. Eitam 에담
  4. Pi HaChirot 비하히롯
  5. Mara 마라
  6. Eilim 엘림
  7. Yam Suf 홍해 가 (홍해의 히브리어는 얌 수프, 갈대 바다이다. 1953년 한국 교회 스키즘의 이유다. 박사학위 있는 사람을 학위 없는 사람들이 판단하고 치리한 사건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나는 그때 침묵하셨던 분의 교단 소속이다.) 
  8. Midbar Sin 신 광야 
  9. Dafka 돕가
  10. Alush 알루스 (히브리어 אלוש 내가 반죽할 거라는 뜻이다. 유대교는 이곳에서 첫 안식일을 맞아 빵을 만들어 먹었다고 믿는다. 성경에 안 쓰인 내용을 상상하는 데 부정적인 개신교인이 많다. 그런데 사실 예수님도 그런 식으로 구약을 해석하셨다. 학문적으로 미드라쉬 성경 해석 방법이라고 한다.)  
  11. R'fidim 르비딤
  12. Midbar Sinai 시내 광야
  13. Kivrot HaTaava 기브롯 핫다아와
  14. Chatzeirot 하세롯
  15. Ritma 릿마 (이곳이 민수기 13장 배경이다. 정탐꾼의 보고 이후 광야 생활이 예고되었다. 이후 야영지들은 이전 야영지들과 차원이 달라진다.)
  16. Rimon Peretz 림몬 베레스 
  17. Livna 립나
  18. Risa 릿사
  19. K'heilata 그헬라다
  20. Har Shefer 세벨 산 (히브리어 발음이 쉐페르인데)
  21. Charada 하라다
  22. Mak'heilot 막헬롯
  23. Tachat 다핫
  24. Terach 데라
  25. Mitka 밋가
  26. Chashmona 하스모나 (하누카를 가져온 하스모나임이 연상되는 이름이다. 유대교는 히브리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 하스모니안 왕가의 힌트가 이것이라고 주장한다. 어휴.)
  27. Moseirot 모세롯
  28. Bnei Yaakan 브네 야아간 (의미 전달이 가능한 두 단어를 한 단어 지명으로 옮긴 게 가장 큰 문제다.)
  29. ChorHaGidgad 홀하깃갓 (호르 하기드가드, '기드가드의 구멍'이란 뜻이다.)
  30. Yotvata 욧바다 (요트바타가 현 지명이다.)
  31. Avrona 아브로나
  32. Etzion Gever 에시온게벨 (현재 에일랏이다.)
  33. Midbar Tzin = Kadesh 신צין 광야 = 가데스 (8야영지 신סין 광야와 혼돈해서 떨기나무 책이 나온 거다.)
  34. Hor HaHar 호르 산 (아랏 왕과 전투를 벌인 곳이다. 청동기 가나안에서 아라드는 최초의 도시 국가라 중요하다.)
  35. Tzalmona 살모나
  36. Punon 부논
  37. Ovot 오봇
  38. Iyei HaAvarim 이예아바림 (지나는 사람들의 폐허라는 뜻이다. 오죽이나 험하면. 이임 + 아바림의 연계형이라 다음 절에서 '이임'으로 칭하고 있다.)
  39. Divon Gad 디본 갓
  40. Almon Divlatayma 알몬 디브라다이마 (알몬 디브라다임 + 방향의 헤이, 알몬은 바알몬의 변형이다. 디블라타임דבלתים은 דבילה 두 개라는 뜻이다. 사무엘상에서 아비가일이 말도 같이 섞지 못할 멍청하고 불량한 남편 대신에 다윗에게 군량미를 보내는데 그중에 무화과 뭉치 200개가 있었다. 그게 드빌라이다. 현대 히브리어에서는 무화과 페이스트로 이해한다. 스페인의 팡데이고 pan de higo다.) 
  41. Harei HaAvarim 아바림 산
  42. Arvot Moav 모압 평지

5알리야 33:50-34:15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는 요르단 강을 건너가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들의 우상을 부수고 그 땅을 차지하고 정착하라고 명령하신다.

  • 이 본문을 근거로 람반은 유대인이 이스라엘 땅에서 사는 게 613 계명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1263년 바르셀로나에서 기독교 신학자와 대토론을 마치고 1267년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왔다. 바울처럼 돌레마이 항구, 즉 악코 항으로 들어왔다. 람반보다 55년 앞서 때어난 람밤은 "유대인이 우세한 외국에 사는 것보다 우상 숭배자들이 대다수인 이스라엘 땅에 살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본인은 이집트에서 죽었다.

34장에서 이스라엘 땅의 경계가 표시된다. 남-서-북-동 순서로 소개한다.

  • 서쪽 경계가 가장 선명하다. 그냥 지중해다. 그래서 히브리어로 바다, 얌이 서쪽이란 뜻이다. 
  • 남쪽은 에돔 곁의 신 광야, 염해 끝, 아그랍빔 언덕 남쪽, 신צין, 가데스바네아 남쪽, 하살아달, 아스몬, 거기서 돌아서 애굽 시내를 지나 바다까지 연결된다. 
  • 북쪽 경계는 지중해에서 호르 산, 하맛 어귀, 스닷, 시브론, 하살에난까지 연결된다.
  • 동쪽 경계는 하살에난, 스밤, 리블라, 아인 동쪽, 긴네렛 동쪽 해변, 요르단 강을 따라 염해까지 연결된다. 

에스겔 47장 묘사와 거의 일치하는 이스라엘의 경계. 북동쪽 경계는 현재 요르단 국가 영토를 포함하지만 2+1/2 지파에게 분배된 트랜스조르단 영토는 포함되지 않았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은 "애굽 강에서 큰 강 프랏까지(나일 강에서 유프라테스 강까지)" 영토를 약속받았다. 그 약속에 비하면 아주 미약해졌다. 유대교는 메시아가 오시면 이 영토가 회복된다고 믿는다.

 

6알리야 34:16-35:8
기업 할당 방식이 소개된다.

  • 일종의 무작위 추첨인데 우선 각 지파마다 지도자 (נשי)를 뽑는다. 지도자 명단은 처음 등장하는 배치인데 처음 세 지파, 즉 유다와 시므온과 베냐민 지도자는 나씨라는 단어가 없다. 시므온 지파는 시므리와 관련돼 받은 패널티일 수 있다. 그런데 왜 갈렙이 나씨가 아닐까? 여기서 유다, 시므온, 베냐민이 유대 왕국에 포괄된다는 점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나씨는 다윗의 왕가를 계승한 지도자, 예컨대 스룹바벨의 호칭이다. 그렇다고. 많은 해석이 있다. 여기서 민수기가 끝날 만한데. 
  • 35장에서 여호와는 또 말씀하신다. 레위인에게 42개 성읍+6개 도피성과 거기 딸린 초장까지 주라는 것이다. 성, 즉 도시의 경계 사방 2천 규빗 (אמה)은 트훔 샤밧(תחום שבת), 안식일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 레위인에게 얼마나 주어야 할지는 각 지파 인구에 비례한다.

7알리야 35:9-36:13

  • 도피성 ערי מקלט의 역할과 관리 방법이 소개된다. 한마디로 부주의한 살인자가 도망가서 살 수 있는 곳이다. 이들 살인자는 재판을 받을 때까지 죽여서는 안 된다. 당연히 고의 살인자의 처벌을 왜곡하는 데 도피성이 사용되면 안 된다. 정의를 지키는 것이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보장된 "질 높은 삶"을 사는 길이다.
  • 슬로브핫 딸들의 사례가 다시 나온다. 요셉 자손으로 소개된다. 
  • 베미드바르가 끝난다.

하프타라 예레미야 2:4-28, 3:4, 4:1-2

탐무즈 17일과 티샤베아브 3주 간 중 두 번째 샤밧이다. 성전 멸망을 앞두고 선지자의 참담한 예언을 읽는다. 

  • 여호와는 이 백성을 애굽에서 구출하시고 광야에서 보호하시고 기름진 땅으로 인도하셨는데 이들인 이 아름다운 땅을 역겨운 것(תועבה)로 만들었다. 여호와가 심은 포도나무 (שורק)는 순전한 참 종자(זכע אמת)였건만 이방의 악한 가지(סורי הגפן נכריה)를 맺었다. 할 말이 없다. 
  • 3:4 הֲלוֹא מֵעַתָּה, קָרָאת לִי אָבִי; אַלּוּף נְעֻרַי, אָתָּה 네가 내게 계속 부르짖기를 "아버지여, 당신은 내 청년기의 알루프시오." 우리말 성경은 알루프를 '보호자'로 옮겼는데 히브리어 뉘앙스는 friend에 가깝다. 물론 장군이란 뜻도 있다. 전체 문맥은 소싯적 의리를 저버리고 창녀로 전락했다는 거지만, 유대인들은 문맥과 상관없이 이 문장을 애호한다.  
  • 4:1 אִם-תָּשׁוּב יִשְׂרָאֵל (נְאֻם-יְהוָה) אֵלַי, תָּשׁוּב 중간 삽입구를 떼어 놓으면, "이스라엘아 네가 돌아오려면 나한테 돌아오라"이다. 하나님의 무서운 형벌이 예언되어 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 돌아가면 이 특별한 관계를 회복하신다는 희망적인 어조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