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누엘 스코펠리테스(1939-2023), 혹은 이레네우스 1세는 2001-2005년 예루살렘 그리스 정교회의 제140대 총대주교였다. "예루살렘과 온 팔레스타인, 시리아, 요르단, 갈릴리 가나 및 거룩한 시온의 총대주교"로 불린다. 그리스 사모스 섬에서 태어나, 14살부터 예루살렘에 거주했다. 보통 종신제인 직임에서 해임된 이유는 예루살렘의 올드 시티에 있는 정교회 재산 3군데를 유대교 극우집단 Ateret Cohanim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아테레트 코하님은 과거 동예루살렘 지역을 유대화하기 위해 전 세계 종교 유대인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영토와 건물을 매입해 예쉬바로 만들고 있다. 이 지역은 대부분의 거주민이 팔레스타인 사람이고 미래의 팔레스타인 국가 수도가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미리 차단하자는 것이다. 무슬림 쿼터에도 거점을 마련하긴 했지만 정교회로부터 사들인 땅은 욥바 게이트를 들어서자마자 서 있는 웅장한 호텔 건물들이다.
이레네우스가 팔아넘긴 임페리얼 호텔 건물. 1898년 빌헬름 카이저의 방문 기념으로 세워진 호텔이다.
안쪽에 로마 제10군단 Fretensis의 기념비가 남아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 국기 걸리고 예쉬바 열 참이다.
2005년 5월 6일, 예루살렘 성의회(예루살렘 그리스 정교회 총대주교청의 통치 기구)는 3분의 2 다수결을 요구하는 투표로 총대주교를 해임했다. locum tenens(교회의 임시 수장)이 임명됐지만, 이레네우스 1세는 이를 거부했다.
2005년 5월 24일,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에서 동방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메오스 주재하에 투표를 통해 이레네우스 1세의 이름을 딥디크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딥디크는 향수 이름이 아니라 쌍으로 된 왁스 판넬로 아이콘을 가리킨다.
2005년 8월 22일 테오필로스 3세가 새 예루살렘 총대주교로 선출되어, 11월 22일에 즉위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는 총대주교가 관할하는 지역, 현재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스라엘은 이레네우스 1세의 미묘한 역할 때문에 2007년 12월에 가서야 테오필로스 3세를 인정했다. 테오필로스 3세는 취임하자마자 이스라엘 법원에 건물 매각을 취소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는데, 2022년 6월 이스라엘 대법원의 최종 판결은 Ateret Cohanim이 해당 부동산을 합법적으로 구입했으므로 소유권이 있다는 것이었다. 부동산 매각이 그리스 정교회 최고위 집권 기구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판매인 Nikolas Papadimos가 뇌물과 절도 등의 부패 행위를 저지렀으며, Ateret Cohanim이 시장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랬다.
이레네우스는 해고되고도 예루살렘 총대주교청 건물 꼭대기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2015년까지 밧줄에 묶인 바구니를 통해 지지자들로부터 음식을 받아 먹었다. 본인은 테오필로스 3세가 자신을 가두었다고 주장했지만, 그리스 총대주교청은 이레네우스가 자유롭게 떠날 수 있지만 해임에 대한 항의로 스스로 갇혀 지냈다는 입장이다. 이레네우스는 2011년 하아레츠와 인터뷰에서 이곳을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까봐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폐질환이 있었던 이레네우스는 2015년 11월 수술을 받았고, 그후로도 테오필로스 3세를 비방하다가 그리스 정부의 지원으로 2019년 8월 고향 사모스로 돌아가 사망했다. 테오필로스 3세는 예루살렘에 묻히고 싶다는 이레네우스의 청을 끝까지 외면했다.
2023년 이스라엘 드라마 "이스트 사이드". 10부작이고 시즌 2도 있을 모양이다. 이 엄청난 정치극에 가족이라는 색깔을 입혔다. 이레네우스 개인사가 5회에 나오는데, 가상인지 고증된 건지는 모르겠다. 12살에 어머니 남편이 자기 친부가 아닌 걸 알게 돼 방황했다는데, 당신이 내 아버지냐고 묻는 상대가 동네 교회 신부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결국 털어놓은 진실은 동네 상점 주인이 아버지라는 건데,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었다. 고향을 떠나며 상점에 들른 이레네우스는 용서를 비는 주인에게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지옥 불에 타버리라고 저주한다. 공동체로부터 죽을 때까지, 아니 죽고 난 후로도 용서받지 못한 그의 생에 대한 전조 같은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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