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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하마스 전쟁 46일

IDF 전사자는 2명이 늘어 68명이 되었다. 눈을 뜨면 누군가 죽었다는 소식이 당도한다. 학습된 상상이 이어진다. 유가족의 슬픔, 친구들의 충격, 허망한 손실, 끝을 만난 삶. 이 작은 나라는 지인의 지인도 많아서, 간밤의 전사자가 누구의 누구라는 소문이 금방 들려온다. 그러면 충격은 더하다. 자신을 두르고 있는 안전한 울타리가 부서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지인의 상실이 전해져 눈물을 쏟았다.   

 

07:20 북쪽 국경에 드론 공격이다. 오늘도 레바논 국경이 어수선할 모양이다. 어제 잦은 북쪽 국경의 로켓 공격으로 IDF 베이스가 타격을 입었다. 아자르에도 공습이다. 골짜기 하나 너머인데 얼마나 무서울까. 아자르 사람들은 어디 피난도 못 갈 텐데. 

 

 

 

이스라엘 국경

이스라엘의 북쪽에는 넘을 수 있는 국경이 없다. 거기 있는 나라들과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의 우리나라에 반도 기질, 섬 기질이 있는 것처럼, 이런 지형학적 한계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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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람들은 매우 끈질긴 편이고, 정치가의 과오를 밝히는 데 있어서 특히 그러하다. 네탄야후 총리가 안보 문제로 경고를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다. IDF 정보부 아미트 사아르 장군이 국내 정치가 이란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자극해 안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3월 19일, 7일 16일 발송했단다. 이 장군은, 이걸로 강을 건넌 거겠지.

이것 때문인지 어제 밤 납치자 가족들과 총리의 만남은 아주 늦게로 미뤄졌다. 107명의 대표자 명단을 진작 제출했으나 전원 착석할 수 있는 '강당'이 없단다. 지친 가족들은 추운 밤중에 한 시간 이상 밖에서 기다렸다. 3시간이나 진행된 회의에서 네탄야후 총리가 말한 건 하마스 제거만큼이나 인질 구출이 중요하다는 원론인데, 하마스 제거에 1년 이상이 걸린다면서 인질들은 어쩌라는 건지 말이 없다. 가족들은 여성과 어린이 일부의 구출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 반대한다. 두 번째 협상은 없을 거기 때문이다.

 

미국도 참, 잡아먹지나 말지 무슨 칠면조를 사면하고 난리인지. 이름이 리버티와 벨이란다. 목요일이 연휴 시작이니 이틀 남은 거다. 미국은 53명(여성과 어린이) 석방을 밀어부치는 모양이다. 대가는 5일의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00명의 석방이다. 하마스가 재정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드론으로 정찰 금지도 포함된다. 뭘 하는데 들키면 안 될까. 

갑자기 덩케르크가 관심의 초점이다. 영국인을 포함한 수천 명이 나치의 포로가 된 그 유명한 해변이다. 영국 전쟁 내각은 포로 협상을 포기하고 전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뭐 어쩌라는 건지.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부르기를 거부한 BBC는 그 용어가 시청자를에게 편견을 심어주기 때문에 거부한다고 했는데, 벨기에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가해자들을 즉각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변명은 할수록 바닥이 드러나는 법이다. BBC를 풍자하는 이스라엘 코미디 프로그램이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의 입을 통해 이 멘트를 내보냈다. On this day in 1944, genocidal Winston Churchill refused a ceasefire with Nazi Germany.

 

카타르에 있는 이스마일 하니예가 텔레그램 메시지로, 하마스는 '합의'에 가깝다고 말했다. 근데 가자에 있는 신와르하고 연락이 안되나. 왜 새벽부터 로켓을 쏘고 있는지.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에 핫라인이 운영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피차 죽이지는 않겠다는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13:00 오테프에 공습이다.

14:45 오테프에 공습이다.

15:05 오테프에 공습이다.

16:06 북쪽 국경으로 공습이다.  Ya'ara, Hanita, Kfar Yuval, Tel Hai, Kiryat Shmona, HaGoshrim, Ma'ayan Baruch, 

Beit Hillel, Tel Hai, Kfar Giladi, Kiryat Shmona, Beit Hillel 등으로 5분 이상 사이렌이 길게 이어진다. 마아얀 바루흐의 박물관이 무사할지.

 

이스라엘 국회가 오늘 밤 8시에 모여 인질 협상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참고로 8시가 메인 뉴스 시간이라 뭐든 이 시간에 한다. 반대하는 인물들 있겠지. 신와르 자체가 2011년 인질 협상의 결과고, 이번 인질 협상으로 풀려나는 팔레스타인 죄수가 몇 년 후 더한 일을 꾸며 더 큰 희생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현재 위험에 처한 생명을 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될 수 없다. 그런 계산을 하는 사람이 피해자 당사자가 아니라면 더욱 더. 적어도 유대교는, 생명의 경중을 따져 그냥 죽어도 되는 사람과 반드시 살아야 하는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사회의 왼쪽과 오른쪽을 더욱 분열시킬 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스라엘 인질 50인을 4일 후에 석방하는데, 휴전이 이어지는 동안 10명씩 점차 확대한다. 살아있는(!) 아동과 어머니들, 여성들을 우선으로 하며, 군인은 포함되지 않는다. 석방되는 인질의 명단은 하마스가 결정한다나 보다. 이스라엘은 150명의 팔레스타인 죄수를 석방하고, 상당한 양의 연료와 식량을 가자에 제공하는 조건이다. 휴전 협정에는 도가 튼 사람들이라, 단계별로 치밀하다. 저걸 다 세세히 조정했을 정도면 가자 지하터널이 과연 튼튼한가 보다. 인질들 상당수가 의약품이 필요한 질병을 갖고 있다. 암환자에서부터 당뇨, 심장병, 안압 질환 등 하루도 약이 없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한 배려를 요청하는 가족들 의견을 받아들여, 네탄야후 총리는 국제 적십자가 인질들에 접근한다는 조항을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하마스로서는 인질들 위치를 노출하는 건데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을 거다.  

 

18:10 북쪽 국경으로 쉴새없이 공습이다. 서부 갈릴리로 드론 공격이 시작돼 상부 갈릴리 상당부에 공습 경보다. 로쉬 하니크라부터 사싸까지 전부다. 휴전 얘기 나오면 더 시끄러운 법이라. 

18:15 쉐펠라 공습이다. 45일 만에 깨달은 건데, 쉐펠라는 저지대라 첫 번째 도시에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하면 모두 사정 거리에 속한다. 잔머리 쓰지 말고 쉘터로 달려가야 한다. 리숀 레찌온, 네스 찌오나, 브에르 야아콥, 티로쉬, 게펜으로 넘어갔는데 우리 동네 공습이 그제서야 울린다. 그 결과 폭발음이 더 많이 들린다. 신기한 지역이다. 욕 나온단 뜻이다.

 

18:45 북쪽 국경에 다시 드론 공격이다. 전쟁은 레바논과 하는 것 같은데. 또 아자르다. 

20:00 인질 협상안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고 24시간 동안 휴전이 지켜져야 한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저 회의가 끝나기 전에 집에 돌아가는 게 좋을 거다. 벌써 거리가 비어 있기는 하다. 극우정당 오쯔마 예후딧과 하찌오눗 하다티트는 협상안에 반대하고 있다. 어쩌라는 건지. 어제 오늘 IDF는 격렬한 전투를 통해 자발리야를 봉쇄했다. 도시 하나를 봉쇄했다는 게 가자에서는 지하 터널을 파괴했다는 뜻이다. 아마도 휴전 이후 IDF의 작전은 가자 남부의 칸 유니스가 될 것이다. 10월 7일 축제 현장에 베두윈들이 많이 있었고 이들의 희생도 적지 않았다. 6명이 납치됐고 그중 1명은 미성년자이다. 이들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이스라엘에 협력한 아랍인과 베두윈에 대한 하마스의 보복이 심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21:30 Bu'eine Nujeidat에 공습이다?? 65번 고속도로 옆인데. 오작동이라나 보다. 

 

하마스가 210명, 그중 40명의 어린이 인질을 가두고 있다고 밝혔다. 약 30명 가량이 이슬람 지하드 손에 있을 수 있다. 외국인 인질은 41명인데, 이들의 석방은 개별 정부에 의해 별도로 다뤄진다. 하마스가 이번에 석방할 이스라엘 인질은 30명 어린이, 8명 어머니들, 12명 노인 여성이라고 한다. 대략 윤곽이 나오는데, 이번 거래 이후로도 100명 가량이 가자에 남게 된다. 정말 힘들겠다. 

 

IDF는 하마스와 휴전을 기회로 북쪽 국경 문제를 다룰 수도 있다. 벌써 UN안보리에 1701호 결의안 이행을 촉구했다.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을 종식시킨 결의안으로, 레바논 국경에서 무장 해제를 요구한다. 헤즈볼라의 나스랄라가 전쟁 선언을 안 한 결과, 아무도 여기가 지금 전쟁중인 걸 모른다. 가자의 4킬로미터 만큼의 간격도 없는 북쪽에서는 10월 7일 이후 수천 발의 로켓이 발사되며 민간인의 희생까지 야기했다. 북쪽 국경이 안정되지 않으면 휴전은 의미가 없다. 마침 미국 발표로는 러시아 바그너 그룹이 헤즈볼라에 대공방어 시스템을 제공하려고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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