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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크부짜트 야브네

07:00 어제 가자 전투에서 IDF 25살의 대위가 전사했다. 골라니 소대 대대장이다. 지상전 이후 전사자는 69명이 되었다. 

 

07:15 어젯밤 전쟁 내각의 인질협상안 승인은 새벽이 돼서야 이뤄졌다. 반대가 소용 없을 줄 알면서 왜 시간을 끌까. 수염은 뭐하러 안 깎고 있는지. 스모트리치는 찬성으로 입장을 바꾸었다나 보다.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 후 24시간 이후 휴전이 시작된다. 법치국가의 위엄이랄까, 내각 결정에 대한 사법부에 이의 제기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오전에 어김없이 오테프에 공습이다. 내일 아침 10시쯤 휴전이 시작되니 그 전까지 더 치열한 경계 태세가 필요하다. 

 

캐비넷이 그런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둥그렇게 마주보고 앉아야 하는 건데. 텔아비브 하키리야에 30명 넘는 내각이 들어갈 원탁도 없어서 이렇게 강당식으로 앉았단다. 

 

08:00 이스라엘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 300명을 발표했다. 150명은 4일 안에 풀려날 이스라엘 인질 50명에 대한 대가이고, 추가로 풀려날 인질 숫자에 비례해 차례로 풀려나게 된다. 하마스에서 더 많은 수감자를 원하면, 더 많은 이스라엘 인질을 찾아내라는 동기부여인 셈이다. 13명은 칼로 찌르려다 미수로 그친 여성이고, 나머지 287명은 폭동에서 돌을 던진 18세 이하 미성년자 남성이다. 이스라엘 시민을 죽인 수감자는 석방 대상이 아니다.

 

10:50 여전히 오테프에 공습이다. 10여 분 이어진다. 

 

13:10 오테프에 공습이지만, 이번 학기 대타를 뛰게 된 사범대 수업이 있다. 크부짜트 야브네 옆에 있는 학교다. 보따리 장사 싫어서 여기 있는 건데 전쟁이 나를 보따리 장사보다 더 궁색하게 만들고 있다. 

 

수업이 끝나고 종교인 키부츠를 구경했다. 이곳은 이스라엘이 만드는 시계로 유명한 곳이다. 브랜드 네임이 '아디'이다.  아카드어로 아디는 '보석'이란 뜻이다. 이사야 49장은 여인이 젖 먹이던 자식을 잊을지라도 여호와는 시온을 잊지 않으신다며, 저 먼 땅에서부터 시온의 자녀들이 돌아온다고 약속한다. 그러면서 너 시온이 그 모든 무리를 '장식'처럼 걸치게 된다고 말한다. כִּי כֻלָּם כָּעֲדִי תִלְבָּשִׁי 포로로 잡혀 갔던 이들의 귀환을 약속하는 성경구절이 오늘 같은 날 특별한 감상을 일으킨다.

 

함께 승리하자, 이번 전쟁 로고를 새긴 시계가 나왔다. 35세켈이면 우리 돈 만 원이다. 아디 시계는 시간 표시를 아라비아 숫자 대신 히브리어 알파벳으로 하는 게 특색인데, 그게 워낙 보기 불편하다. 

 

 

손님은 많지 않다. 

 

크부짜트 야브네의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이 오이지, 올리브 장이찌, 할라피뇨 등 통조림이다. 일반 상점보다 더 싸지는 않아도 제품이 다양해서 여기 오면 잔뜩 사가곤 한다. 이스라엘에서 김치 대용이 오이지다. 하무찜은 좌파를 뜻하는 은어이기도 하다. 

 

집에 오는 길에 멀리서 이 빨간 로고를 보고 뺑뺑 돌아 찾아갔다. KFC는 이스라엘에서 세 번 망하고 이번이 네 번째 런칭이다. 튀김옷에 우유가 들어가서 이스라엘 코셔법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에 유대인은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아랍인들과 나같은 외국인에게 소중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정크푸드에 손도 안 댔는데, 95셰켈짜리 10 strips+10 bites 버킷을 사들고 와서 며칠이고 홀린 듯 먹게 된다. 수제 햄버거가 70셰켈이니까 비싼 편이다.  

 

16:04 후티 반군이 에일랏으로 크루즈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돈도 많은지 점점 무기가 진화하는 듯. 

16:50 오테프에 공습이다. 

17:10 북쪽 국경에 공습이다. 휴전은 내일 아침 10시부터라고 오늘 안에 로켓 재고를 털어낼 모양이다. 

18:00 이스라엘 방송들이 인질들의 석방을 앞두고 무슨 기쁜 일인 듯 바람을 잡는데, 인터뷰에 응하는 가족들은 죽을 상이다. 납치된 이들에게 어떤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있는지 알 수 없고, 그들에게 설명해야 할 이곳의 상실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위기도 극복할 것이다. 다만 너무나 비싼 값을 치러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5명 여성 군인을 포함해 전체 80명 인질의 석방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고 160명이 남게 된다. 현재 외국인 2명, 이스라엘 시민 6명이 실종 상태다. 이들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걸까.  

 

그래도 내일 아침 10시면 인질 중 12-15명이 돌아온다. 희망이 시작된다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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