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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인질 13명 석방

07:15 오전 7시에 휴전이 시작돼야 하는데, 오테프에 공습 경보다. 이게 마지막이어야 할 텐데. 

 

08:00 7주 만에 맞는 욤 쉬쉬다. 길거리에 희미하지만 발랄한 기운이 있다. 다음주에 다시 전쟁 상황이 될지라도 적어도 며칠은 휴전이다. 동네 아로마에 모여 커피 마시자는 연락이 온다. 안될 것 없지. 이게 얼마 만인지. 비록 이야깃거리는 여전히 전쟁이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앉아 있는 게 기적 같다. 시간이 지나도 이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도 있겠지. 

  

명색이 블랙 프라이데이다. 이스라엘은 국가 색깔을 따라 블루 프라이데이라 부르고 있다. 이번 겨울이 남달리 추울 것 같아서 난로를 살까 고민중이었다. 전자제품을 사려면 남쪽으로 가서 사라고, 그게 거기 사람들을 돕는 길이라고 다들 한마디씩 거든다. 샤피라 근처에 가게가 있다고 해서 전제제품 살 사람들은 같이 가기로 했다. 쉐펠라에서 오테프로 이어지는 길을 수없이 다녔는데, 너무 낯설다. 일단 군인이 많이 보인다. 오늘 휴가를 받아 나오는 군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너른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이 간간히 보인다. 엔 쭈림이라고도 하고, 샤피라라고도 하는 모샤브에, 아후잣 에트로그라는 종교인 모샤브다. 평소 같으면 이런 데는 안 오지만, 어딘지 낯익어 찾아보니 올해 봄에 왔었다.ㅋ    

 

다윗이 골리앗에게 물매를 날리고 있다. 군인이 너무 많아서 사진에 안 걸리는 곳은 이런 데밖에 없다. 한국에서 히터를 사 본 적도 없어서 뭐가 좋은 건지 몰라 여러 번 실패했다. 이번에는 부디 효과 좀 있기를. 스마트 어쩌고도 있는데 다 필요없고 무조건 뜨끈한 걸로 샀다. 

 

 

여기까지 왔는데 좀 더 내려가 보자 해서 스데롯에 왔다. 스데롯은 입구 도로에서부터 압도적이다. 아예 도로를 다시 깔고 있다. 쉐펠라 도시들만 해도 휴전이라고 좀 활기가 있는데 여긴 여전히 적적하다. 상당수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피난 가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후무스 식당은 오랫동안 문을 닫고 있다. 이 옆에 있던 번듯한 스데롯 경찰서 건물은 아무것도 안 남아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쳐들어와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완전히 불탔었다. 현재는 돌 하나에 돌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다. 이번주 건물 잔해를 제거하는 공사를 했는데 40일이 넘은 테러리스트 시체가 발견됐다고 한다. 유대교도 이슬람교도 시신은 매장을 해야 하는데, 이 테러리스트의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후무스 쉘 트히나, 스데롯

스데롯은 독특한 도시다. 다른 형용사가 안 떠오른다. 참 특이한 곳이다. 일단 가자 지구에서 가장 많이 로케트를 날려보내는 이스라엘 도시다. 아니지, 가자 지하디스트들이라고 텔아비브를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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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5 가자, 레바논 국경이 모두 조용한테 뜬금없이 에일랏에 드론 공격이다. 후티 반군이 왜 자꾸 이 전쟁에 숟가락을 얹는지. 적당히 좀 하시라. 눈치 좀 있던가. 

 

어디 문 연 곳이 있으면 밥을 먹자고 의기투합은 됐는데 어디도 열지 않았다. 브루르 하일의 미세스는 굳게 닫혀 있다. 코하브 미하엘리에 들러 군인들의 식사 준비를 하는 하말을 방문했다. 말문이 막힌다. 점심 시간이라 군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결국 집 근처까지 와서 늦게 식사를 했다. 에어컨 바람이 춥게 느껴진다. 

16:00 13명의 인질들이 이스라엘로 인계되는 방송이 시작됐다. 가자의 칸 유니스 병원에서 적십자사에 인도되어, 이집트 라피아흐 국경을 건너 이스라엘로 오는 긴 여정이다. 

 

 

태국과 필리핀의 노동자 인질 전원은 이스라엘 인질과 별도로 풀려난다.  

 

 

칸 유니스 병원에서 출발한다. 국제 적십자의 앰뷸런스가 기다리고 있다가 나눠 태웠다.

 

 

17:40 인질들을 태운 적십자사 앰뷸런스가 라피아흐 국경을 건너 이집트로 넘어온다. 아랍 방송들은 모처럼 특종 올려서 신나겠다. 내일 이 시간까지 휴전이 지켜지면 다시 비슷한 숫자가 풀릴 것이다. 내일 풀려날 사람들의 명단은 모사드 손에 들어와 가족들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늦은 밤까지도 소식이 없다. 하마스가 인질을 찾아내야 할 상황이니 뭐.  

 

 

이스라엘 인질 13명은 대부분 니르 오즈에서 납치된 여성들과 아이들로 파악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경 케렘 샬롬으로 들어와 거기서 브엘셰바 소로카, 홀론의 벨린손, 슈나이더 어린이 병원 등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예루살렘 외곽의 오페르 감옥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풀려난다. 오늘 39명이 풀려나는데 이스라엘은 이들의 축제를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성과 미성년자 죄수라고는 해도 이들은 사람에게 칼부림을 해서 치명상을 입혔다. 아직 살아 있는 피해자 입장에서 자신을 죽일 뻔한 이들이 풀려나는 게 어떻게 담담하겠나. 이렇게 풀려난 죄수들은 거의 다시 테러에 가담하기 때문에 이들의 석방은 또 다른 희생자 예약이나 마찬가지다. 가족이 감옥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는 군중과 언론인을 향해 이스라엘 경찰이 최루탄을 쏘았다. 언젠가 이 악순환이 끊날까. 

 

이스라엘에 49일 만에 도착한 이들은 아마, 왜 다른 가족이 없는지부터 질문할 것이다. 가자에 여전히 인질로 남은 가족도 있고, 희생된 가족도 있다. 이들 앞에 놓인 엄청난 현실이 두렵기만 하다. 파라샨 한 명이 이 착잡한 감정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했는데, 욤하지카론과 욤하아쯔마우트가 나란히 있는 기분이란다. 슬픔을 잊을 수 없는 기쁨과, 비극에 매몰될 수 없는 희망이 섞인 상태. 니르 오즈의 인질들은 하마스가 선동 비디오에 사용해서 꽤 익숙하다. 야파 아다르는 85세다. 골프 카트에 탄 채 채념한 표정으로 끌려간 분이다. 다니엘 알로니는 비디오에 등장했었다. 이들은 이슬람 지하드 손에 인질로 갇혀 있는 걸로 파악돼 구출이 오히려 늦어질 거라 걱정했던 이들이다. 대체 하마스는 인질들을 어디에 숨기고 있는 건지.

 

키부츠와 이슈브 희생 규모를 보러 지도를 열었다. 

 

 

 

Mapping the Massacres

 

oct7map.com

니르 오즈는 인구가 400명도 안 되는 아주 작은 키부츠인데, 이중에서 100명 가량이 살해됐고 80명이 납치됐다. 현재 키부츠는 완전히 비어 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에일랏 호텔에 기거하고 있다. CNN 앤더슨 쿠퍼와 인터뷰 했던 쇼샤니의 할머니 아디나 모셰가 석방됐다. 테러리스트들이 아디나의 남편 다비드를 죽인 후 오토바이에 태워 납치했다고 알려졌었다. 몇 년 전 심장병 수술을 한 병력이 있어 많은 우려가 있었다. 니르 오즈의 거주민은 대개 시오니즘 이념으로 인해 농사에 투신하거나 평화 운동의 대의에 찬성하는 이들이다. 지난 번 풀려난 두 노인 여성도 니르 오즈 거주민이었다. 

 

 

 

2023 하마스 전쟁 18일

05:00 미국 국회의사당은 뭐 이리 자주 털리냐. "Jews say stop the war" 이스라엘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전쟁 범죄이므로 속히 휴전하라고, 미국 '유대인' 조직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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