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유머 폭발이다. 인질의 가족 한 명이 국제적십자가 마치 우버 서비스같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석방한 인질 손님을 태우고 국경에 데려다주기 때문이다. 10월 7일 수십 명의 노인 인구가 납치됐고 음악 축제에서는 다수가 총상을 입었다. 50일 넘게 갇혀 있다 풀려나는 인질 가운데도 긴급 처치가 필요한 이들이 있었다. 하마스가 어디 있는지 안 알켜줘서 어쩔 수 없다는 국제적십자의 입장은 무기력을 넘어 무례하게 느껴진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라도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당부했지만, 꼭 하마스만의 문제일까. 국제기구가 대개 일을 저런 식으로 한다. 안 되면 말고 식, 안 되는 걸 어쩌라는 거냐 식. 꼴리면 니가 해보라는 식.
가자에서 신와르를 만난 게 요헤벳 리프쉬츠였다는 게 밝혀졌다. 그럴 줄 알았다. 신와르 같은 인물은 평화운동을 벌이는 이스라엘 좌파를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또 그에 대한 존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리프쉬치를 일찍 석방하기도 했다. 리프쉬츠는 가자에 도착해서 3-4일 동안 신와르와 함께 있었고, 그에게 평화라는 대의의 동반자인 키부츠를 어떻게 공격할 수 있느냐 항의했다고 한다. 그 대답을 나도 듣고 싶지만, 신와르는 침묵했다고 한다.
한편 이스라엘이 직면한 문제가 얼마나 복잡한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건이 있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돼 있는 아랍인 중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적어도 25명이 하마스 교환에 응하지 않겠다고 변호사를 통해 통보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10월 7일 이후 선동이나 테러 지원 혐의로 체포된 이들이다. 그들 판단으로는 기소나 구금 연장 자체가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 법원은 그들을 석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들 변호사에 따르면 이 일의 배후에 벤그비르 장관이 있다고 한다. 포로 교환의 형태로 풀려날 경우 문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그 내용을 알 수가 없고, 그 문서가 향후 자유로운 신변을 상당히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아랍계 정치가들은 수감자들이 동의하기 전에 인질 교환을 위한 석방 수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말라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첩첩산중이 더 맞는 표현이다. 아무튼 오늘 밤 아헤드 타미미는 풀려날 예정이다. 푸틴에 대한 의리로 러시아 시민권을 가진 이스라엘 시민 2명이 더 풀려나게 된단다. 그러면 러시아계는 5명이 남는다. 가족들이 모스크바로 가고 있다.
16:30 하마스가 비바스 형제(크피르와 아리엘)와 엄마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물론 증거는 없다. IDF는 하마스가 지저분한 심리전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비바스 가족의 안전을 하마스가 보장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슬람 지하드가 납치한 하나 카찌르도 사망했다고 했지만 살아서 풀려났다. 아기들의 할아버지가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고 오열한다.
가족들이 크피르 형제의 붉은 머리를 상징하는 주황색 풍선을 날리고 있다.
하마스가 29일로 마감되는 휴전을 4일 더 연장하기를 원한단다. 이스라엘 인질 전부와 팔레스타인 수감자 전부를 교환하는 all for all 협상이 시작된다는 루머도 있다. 이스라엘은 9명의 청소년과 18명의 민간인 여성에 대한 협상을 완결하지 않고는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18:55 이스라엘 인질 10명과 러시아계 2명, 모두 12명이 국제적십자 "서비스"를 통해 라피아흐 국경에 가까워지고 있단다. 더 이상의 진전이 없으면 오늘 밤 자정부터 전투가 재개된다. 네탄야후 총리는 이미 휴전 이후 전투 속개를 선포했다. 이번에는 풀기어일 것이다. IDF는 다음 단계의 전쟁 플랜을 승인했다고 한다.
오늘 풀려나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해 155명이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다. IDF 공식은 159명이다.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18세 이하 청소년 9명
18-60세 여성 30명
18-60세 남성 96명 (왜 이들을 집중적으로 포로로 잡았는지 알 만하다.)
60세 이상 여성 3명
60세 이상 남성 17명
이 엄청난 숫자에 숨이 막힌다. 석방된 17명 태국 노동자는 오늘밤 고국으로 돌아간다.
원래 네리야 야아콥의 시라고 한다. 나는 부서졌어/빛이 말했다/그리고 무지개로 변했어. 단순한 시였는데, 케쉐트라는 이름의 청년 때문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 희생자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이들의 빛나는 외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잘생긴 청년들이 희생됐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희생에 대한 안타까움이 그들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케쉐트 카스루티는 배우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잘생긴 청년이다. 에일랏에서 가까운 키부츠 사마르에서 태어났고 노바 축제에 참석했다가 살해됐다. 어머니 나탈리야는 아들을 잃은 상실감을 떨치고자 대표단의 일원으로 멕시코와 마이애미에서 활동중이다. 스페인어가 모국어라 10월 7일 테러의 잔혹함을 설명하고 유대인 공동체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케쉐트 카스루티, 향년 21세
20:20 2명의 러시아계 인질들은 국경에 도착하고 있다. 그런데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을 태운 차량이 이들을 둘러싸고 사진을 찍는 가자 군중 때문에 나가지를 못하고 있다. 54일 동안 갇혀 있던 사람들을 둘러싸고 소리소리 지르고 있다. 휴전을 어긴 하마스 테러리스트 3명이 IDF에 의해 제거됐다. 혹시 그것 때문에 군중이 보복에 나서 아이들이 타고 있는 차량을 공격하는 건 아닌지, 화면만 보고 있어야 하는 가족들은 죽을 맛이겠다.
21:10 한 시간 이상 군중 속에 갇혀 있던 차량이 빠져나와 국제적십자에 인질들을 인계하고 있단다. 무사히 돌아와야 할 텐데. 5명 아이들과 5명 여성들이라고 한다. 태국 노동자 4명도 있다.
21:50 국제적십자 차량이 라피아흐 국경을 향해 출발했다는 연락이 왔단다. 진을 빼는 밤이다. 히브리어는 이걸 טלטלה탈텔라,로 표현한다. 널뛰기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지금도 회의중이다. 수많은 이들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게 될 이 회의가 최선의 결론에 도달하기를. 국제적십자 회비를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참나.
23:10 한 10분쯤 후에 라피아흐 국경에 도달한단다.
5명 유대인 청소년이 돌아왔다. 갈리의 어머니가 떠오른다. 힐라의 어머니 라아야가 돌아와서 다행이다. 오피르는 키부츠 라마트 라헬에 사는 농구선수인데, 여자친구가 사는 키부츠 브에리에 갔다가 납치됐다. 오늘이 아버지의 생일이라고 한다. 정말 큰 생일 선물이겠다. 리아트는 딸이 제작한 영화 '납치'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는 엄마 역으로 나왔다. 니르 오즈의 고등학생들이 코믹으로 만든 '납치'는 결국 꿈으로 밝혀지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웃기는 이야기였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라즈는 케렘샬롬에서 가장 처음 납치된 부부 중 아내인데 병중이어서 큰 걱정이었다. 잘 회복돼야 할 텐데. 베두윈 남매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내일에 대한 근심을 안고 하루를 마친다. 그래도 행복을 느낄 의미있는 소수로 인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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