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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하마스 전쟁 56일

휴전은 끝났다. IDF는 그게 하마스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늘 07:00까지 10명의 석방 인질 명단을 제출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못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제 밤부터 하마스 쪽에서 사격을 가하고 있었다. 오전 6시쯤에는 이스라엘 영토에 공습 경보가 들리기 시작했다. 홀리트, 수파, 스데롯, 은 다시 웅크려야 했다. 오늘 자원봉사가 있다. 오렌지 따는 일이다. 오테프에서 차로 30분 떨어진 지역이긴 한데 어쩔 수 없이 초조하다. 네게브에서 농사 짓는 사람들의 배짱은 무서울 정도다. 공습 경보 울리면 쉘터가 없는 거 아시죠? 그냥 엎드려서 폭발할 때까지 머리를 가리는 겁니다. 괜찮아요. 네?

 

아이샤가 이렇게 웃고 우는 소녀였구나. 라하트의 많은 활동가들이 베두윈 소녀들의 교육에 집중한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 명예살인이 일어나는 현실에 저항하느라 언제나 위험 앞에 노출돼 있는 이들이다. 라하트, 야곱은 라반의 양떼를 훔치기 위해 푸른 나뭇가지를 벗겨 양들이 물 마시는 통 앞에 세워놓는데, 그 물통이 라하트다. 유목민족 베두윈에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더 이상 유목민으로 살지 않더라도, 이들의 미래 역시 충분히 희망차야 한다.     

 

09:10 가자 북쪽 아슈켈론까지 모두 공습 경보다. 미국 매체들은 왜 휴전이 연장된다고 썼던 걸까. 누가 장담을 했을까. 

09:20 카타르가 다시 휴전할 수 있도록 인질 명단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뭐 어떻게 중재를 한 걸까, 전화로 했나? 그 전화로 통화는 되나? 욕지기가 난다는 게 이런 거다. 지난 4일 간의 휴전과 두 번의 연장 끝에 이스라엘 인질 81명과 태국인 노동자 23명, 필리핀 노동자 1명, 전부 105명의 민간인 인질이 석방됐다. 여전히 15명의 아기와 여성을 비롯한 145명의 인질이 가자에 있다. 지난 50일 내내 가자의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라고 외쳤던 전 세계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어서 인질을 돌려주고 휴전하라고 압력을 가해야 하지 않나. 

10:00 신와르가 카타르 전화를 못 받았는지,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오테프에 공습이다. 

11:00 카타르는 이스라엘의 공군 폭격이 휴전 협상을 방해한단다. 수십 번 협정 사항을 어기면서도 이스라엘이 쉽게 전쟁을 속개하지 못할 줄 알았겠지.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하마스를 힘으로 압박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 그래도 이 시간이 길어지면 안 될 텐데. 인질들은 공습 속에 여기저기 끌려다녔는데, 그때마다 이스라엘이 너희를 포기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얼마나 낙담이 됐을까.

11:35 오테프에 공습이다.

11:50 오테프에 공습이다. 전화 좀 빨리 받읍시다. 

 

하마스가 인질에게 한 짓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것은 아이들 다리에 낙인을 찍은 것이다. 오토바이 배기통에 앉혀 화상을 입혔다고 한다. 아이들이 도망이라도 가면 알아볼 수 있기 위해서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그들의 사랑하는 팔레스타인 민족이 저런 통치자 밑에서 신음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나. 가자 민간인은 어차피 난민이니 국제기구가 신경써야 한다고 나몰라라 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때려눕히고 가자를 해방시켜줄 거라고 믿나.  

 

휴전이 깨진 날, 두바이에서 카타르 에미르를 만나는 이스라엘 대통령, 두바이 ExpoCity가 이런 재활용을.

 

12:30 두바이에서 열리는 COP28에서 이란 대표가 퇴장했다나 보다. 이스라엘의 참석에 대한 항의 표시다. 이란이 언제 기후 변화에 관심이나 있었다고, 나참. 이 대회가 우리나라가 유치하려다가 포기하고 COP33으로 접은 그 대회다. 5년 후면 2028년이고, 그때 우리나라 환경 정책이 어찌 되든 현 정부는 신경 안 쓰겠다는 의미일 거다. UAE는 기후 변화 피해국이 선진국으로부터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조성되는 '손실과 피해 기금'A loss and damage fund에 1억 달러를 낸단다. 일본은 거기서 공 하나를 뺀 1천 달러, 우리나라는 뭐 선진국이 아니라 아무 말 없는 거겠지. 

 

14:30 트쿠마에서 사피르까지 가자 동북쪽 전반으로 공습이다. 로켓 3발이나 요격했단다. 로켓이 아직도 참 많이 있구나. 포로 중에 두 명의 사망자 이름이 밝혀졌다. 납치자 가족들은 어떤 심정일지 상상도 안 된다.

 

14:45 레바논 국경도 다시 시작됐다. 다프나와 베이트힐렐에 공습 경보다.

 

16:15 아슈돗 전 지역에 공습 경보다. 내가 있는 쉐펠라는 이름 자체가 저지대라, 건너편 아슈돗에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뜻밖의 지리 공부다. 

16:20 아슈돗 전 지역으로 다시 공습 경보다. 전투가 치열해지는 모양이다. 신와르는 이번에 갑작스런 공격으로도 이스라엘을 놀라게 했지만 뜻밖의 견고한 defense로다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하마스는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결론은 전쟁이 오래 가겠다는 것이다.  

16:40 북쪽 국경에 공습 경보가 이어진다. 

16:55 다시 북쪽 국경에 공습 경보다.

17:00 쉐펠라와 구쉬단에 공습 경보다. 오랜만에 마마드로 달려가는 기분이, 참. 다시금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은 마마드에 미처 도착하지 못한 3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했단다. 어쩐지 폭발음이 너무 가깝게 들리더라니. 

 

납치자였다가 사망자로 확정된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오피르 짜르파티(27)는 정보부 활약으로 가자 북부에서 시신을 회수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4명이나 더 사망했다. 현재 가자에 인질로 잡혀 있는 인질들은 136명이다. 이들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IDF는 칸 유니스의 터널을 폭격했다. 분명 거기 이스라엘 인질들도 있었을 것이란다. 정말 힘든 시간이다. 이스라엘의 상당수 인구가 다시 공습 경보에 직면하게 되서인지 샤밧을 맞이하는 납치자 가족들의 광장은 썰렁하기까지 하다. 내일 샤밧이 끝나고 큰 집회가 예정돼 있긴 하다. 전 수상 에후드 바락은 all for all, 즉 이스라엘 인질들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모두 석방하는 거래를 촉구했다. 10월 7일 희생된 그들을 다시 한번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딱히 반대할 명분이 있나. 

 

19:25 북부에 경치 좋기로 유명한 호센, 크파르 바르딤 등에 드론 공격이다. 

19:35 오테프에 공습 경보다.

 20:05 쉐펠라와 구쉬 단에 공습 경보다. 다들 밥 먹다 뛰쳐나왔다. 거기는 먹을 게 충분치 않다는데, 한숨이 난다. 

 

 

이렇게 놓고 보니, 처음부터 언론에 많이 조명된 사람들이 많다. 노아는 국제 미디어의 헤드라인이었고, 마야의 어머니는 납치자 가족 대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스라엘은 이들 15명을 넘기기 전에는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게 첫번째 휴전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하마스 대변인이 미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인질이 몇 명인지 모르겠고, 10개월 아기의 운명은 이스라엘의 점령 정책 때문이니 이스라엘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어제 예루살렘 테러가 다시 이스라엘 사회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테러리스트를 제압하던 군인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해 총을 쏘았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문제는 그 군인이 민간인을 테러리스트라고 오해했다 하더라도, 이미 제압이 된 상태인데도 너무 많은 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테러리스트가 살아남게 되면 결국 포로가 되어 풀려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막으려는 과잉진압인 것이다. 생과 사를 오가는 순간에 그걸 책망하는 게 이상하지만, 그것이 IDF가 맹세한 토하르, 무기의 도덕성이다. 이스라엘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21:00 휴전이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난다. 오테프에 공습 경보다. 오늘은 샤밧인데. 

21:15 오테프에 공습 경보다. 이것으로 오늘은 마무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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