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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 라마단과 샤밧 슈칼림

올해 라마단은 3월 10일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승달이 보이면 시작하는 거고, 안 보이면 다음날로 미뤄진다. 삶의 낙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이슬람은 명절이 딱 두 번인데 그중 하나가 라마단 직후의 에이드 알피트르이다. 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무슬림들은 이날 축제를 엘악사 황금돔 앞 광장에서 하는 걸 소원해 마지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그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작년 피트르 때 베들레헴에 있었는데, 도시 전체가 모처럼 흥겨워서 흐뭇했던 기억이 난다. 그 짧은 행복의 느낌 끝에,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 생각했었다. 과연 그 내년으로 도래한 지금, 어찌 될지 조마조마하다. 예루살렘 올드 시티는 그래도 네온 초승달을 장식하며 축제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제발 아무 일 없기를. 

작년 피트르 광경이란다.

 

예루살렘 올드 시티에 활기는 없는 것 같다. 누구나 가자 지구에 살고 있는 친척 한 명쯤 사망했을 텐데 축제 같은 소리가 가당치도 않을 테다. 라마단의 종교적 열정이 팔레스타인 분쟁과 연결돼 폭발되는 이런 상황이 지긋지긋해진지 오래 됐다. 올해는 라마단 끝나면 우리 부활절이고, 그 다음이 유월절이고, 이런 상황이 6월 초까지 이어진다. 벌써 2024년은 종 치고 막 내린 기분이다.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이 그때는 풀려날까? 군대에 가 있는 예비군들이 그때는 돌아올까? 가자 지구가 어떻게 될지는 차마 상상도 안 된다.

 

그래도 삶은 계속될 것이다.

 

3월 9일 샤밧은 유대교가 샤밧 슈칼림으로 지킨다. 아달 베트 월 초하루다. 올해 윤달이 들어 있어 13번째 달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달 월은 14-15일에 푸림이 들어 있다. 유다 백성이 에스더 왕비의 죽으면 죽으리라 활약으로 목숨을 건진 절기다. 죽을 뻔한 일 많이 만나는 유대교에서 이 명절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아달 월이 시작되는 샤밧,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성전에 바쳤던 속전, 코페르 나프쇼 본문을 읽는다. 출애굽기 31장이다. 목숨을 건지기 위해서 돈을 내야 한다면 만금이라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 반 세켈만 요구하셨다. 그것도 부자라고 많이 내지 말고, 가난하다고 적게 내지 말고, 모두에게 평등한 의무를 지우셨다. 생명이란 그런 것이다. 부자도 가난한 이도 목숨은 하나다.

 

이스라엘 감옥이 포화 상태라 아프거나 복역 기간을 거의 다 채운 죄수들을 내놓을 방침인가 보다. 논란 만들기 좋아하는 인사가 방송에서 그래도 유대인 죄수를 석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패널로 나와 있던 무슬림 방송인이 유대인 테러리스트가 아랍인 테러리스트보다 나은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동감한다. 죄질이 다를 뿐 같은 범죄자다. 그럼 제비 뽑아 풀어주나? 아무튼 이스라엘은 이런 것도 논란이 된다. 하루종일 시끌시끌하다. 

 

전투기가 쉼없이 날고 있다. 오늘은 로쉬 하니크라, 레바논과 해변 국경에 여러 번 공습 알람이 울렸다. 이스라엘 국방부장관은 3월 15일까지 국경의 테러단체를 막지 않으면 레바논과 전면전이라고 선포했다. 라마단은 성월이라 피트나도 휴전을 했다며, 나스랄라한테 편지라도 써야 하나.

 

2021년 4월 30일 메론 산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대서특필한 사건인데, 그 후 얼마 안 있어 이태원 사건이 일어났었다. 아무튼 그 사건의 원인을 그동안 찾아온 진상조사위원회가 네탄야후 총리와 정부가 책임이라는 결과를 제출했다. 이번에도 그분은 자기 책임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 이스라엘 정보부 전직 수장들이 작정을 한 듯 토로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신와르를 제거해야 한다고 여러 번 작전을 제안했지만 정부가 묵살했단다. 정부가 하마스와 신와르를 사실상 후원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네탄야후 총리가 이렇게 과묵했던 적은 1996년 최연소 수상이 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인간은 부패하게 되어 있으니 이럴 수가 있나 새삼 놀랍진 않다. 때가 됐는데도 물러나지 않으려는 건 왜 그런 걸까. 마침 우리나라 총선 때문에 후보자들을 검색하다 놀랐다. 어처구니없는 노욕과 야욕들이다. 대사관에 가서 부재자투표 하려면 휴가까지 내야 하는데, 하루 일당이 아까운 면면들이다. 다 떨어뜨려야 할 인물들 뿐인데 도대체 누굴 찍나.

 

니키 헤일리가 공화당 경선 운동을 중단했다. 후회가 없단다. 결국 트럼프와 바이든의 재대결이 될 모양이다. 저기 별 다섯 개는 왜 있는 거지?

 

IDF 전사자가 또 늘어 247이란 숫자가 되었다. 올해 이스라엘 독립기념일 5월 14일 전통적인 불꽃놀이가 취소된단다. 전쟁 트라우마를 자극할까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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