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탄야후 총리가 살아 있다. 오늘 폴리티코와 인터뷰에 나섰다. 죽는 한이 있어도 나와야 했을 거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8일에는 네탄야후더러 Come to Jesus라고 하더니, 오늘은 비비가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공격했기 때문이다. 이분은 말로 구설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원래 말 자체가 겁나 터프한 분인가 보다. 유대인더러 예수한테 나오라니ㅋ. 느닷없는 개종 요구가 아니라, 가자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원조를 넓히는 데 협조 좀 하라는 맥락이다. 국제사회는 가자 지구 북쪽에 있는 아슈돗 항구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키프러스에서 출발한 원조 구조선들이 가자에 임시로 마련한 항구 비슷한 시설에 접선하려면 어려운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스라엘에 아슈돗을 열어줄 것 같지는 않다. 그걸 조건으로 인질들을 석방한다면 몰라도. 이스라엘이 인질 구조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사는 것은, 이런 협상의 기회를 그냥 묵살하면서 전쟁 고수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탄야후는 바이든 말이 거짓이란다. 이스라엘에 자신의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이 아주 다수라면서. 그러시겠지.
UNRWA도 원조 권력을 놓지 않을 모양이다. 자기네 기관 직원이 하마스와 연계를 인정한 것은 이스라엘의 강요 때문이었단다. 이스라엘 사람 시체로 돈 받으니 사진도 다 찍었으면서 이제 와서 변명이 구차하다. UNRWA이 해산을 피하는 길은 없어야 한다. 가자 지구에 들어간 16년 동안의 원조금을 다 합하면 아프리카 기아를 해결하고도 남는다. 국제사회에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팔레스타인에 빨대 꽂아야 짭짤하다는 건.
오늘부터 베를린에서는 세계 최고의 투어 박람회 ITB가 열린다. 위치가 궁금했는데, 이스라엘이 모로코 옆에 자리하고, 요르단이나 이집트 등은 유럽을 사이에 두고 멀리 있단다. 팔레스타인은 구석에서 자기 국기를 나눠주며 엘악사를 홍보하고 있단다. 홍보를 아무리 한들 팔레스타인 관광이 혼자 힘으로 활성화될 수는 없다. 이스라엘도 700만 달러를 쏟아부어 박람회 부스를 운영한다는데, 되려 처절해 보이기만 한다. 아직도 회자되는 2019년 450만 관광객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을까. 이스라엘 관광은 단지 이스라엘을 부유하게 해주는 수단이 아니라, 베들레헴과 여리고 같은 팔레스타인 도시들에 활기를 불어넣는 길이다. 둘이 힘을 합하면 보기만 좋은 게 아니라, 투어의 세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얻는 이익이 많다. 아무리 호소해도 소용이 없을 뿐.
내가 사는 도시를 비롯해 몇 군데에서 시장을 뽑는 결선 투표가 열렸다. 지난 선거에서 표차가 적어서 최고 득표자 두 명만 결선에서 붙는 것이다. 투표율은 더 낮은데, 오늘은 쉬는 날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 대결이 치열한 지역은 종교인을 품는 리쿠드와 세속인 정당의 대결이다. 종교인들은 자기들에게 이익이 될 시장을 만들기 위해 집단적으로 유세장에 도착하고 있다. 뭐 일을 안 하니까. 그분들 기세가 어마어마해서 살짝 걱정이다. 야근까지 한다고 늦는 직장인들이 10시 전에 돌아와 투표를 할 수 있을까. 투표 시작도 늦었는데, 투표소가 학교들이 많아서 학교가 하교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봉투만 받아 들고 가서 투표함 안에 있는 이름 종이를 여기 집어 넣고 봉한다. 문맹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히브리어 모르면 투표 제대로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도 1번이냐 2번이냐로 힘겨루기는 없다. 번호가 아예 없어서.
벳세메쉬, 키리야트 가트, 르호봇, 네스 찌오나, 람레 모두 쉐펠라 지역이고, 북부 대도시 중에는 하이파가 있다. 이 모든 대결의 관건은 이스라엘이 종교 국가로 가느냐 마느냐이다. 샤밧을 지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6일간 일하라는 명령은 왜 안 지키는 건지.
지난주 이스라엘 국회는 18세 청소년 모두가 군대에 입대하거나 봉사를 수행하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36-61로 부결시켰다. 61이란 숫자는 저렇게 철벽이다. 정부 여당 대표는 군인 숫자가 모자라 하레딤까지 징병해야 한다는 국방부장관의 말도 무시하고, 예쉬바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할 필요가 없는 "진정한 해결책"을 찾으란다.
미즈라흐 하레딤 정당 샤스의 영적 지도자 이츠파크 요세프가 하레딤의 징병을 요구하면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협박했다. 미국과 유럽에 살고 있는 하레딤 중에 직업도 없이 국가 보조금으로 사는 사람 없다. 샤밧을 지키라는 요구도 감히 못한다. 왜 하나님의 땅에서 다른 곳보다 더 편하게 살려고 하나. 남이 땀흘려 일한 대가에 기생해서. 저 모든 종교적 열심을 국가 보조금 없이 하면 인정해 준다.
오늘 밤 라마단 이브다. 휴전 없이, 인질 협상 없이 그냥 이렇게 시작될 모양이다. 예루살렘 일대는 삼엄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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