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za Envelope, 오테프 가자 키부츠들이 생존을 위한 새로운 경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스라엘 은행과 텔아비브 시청의 협력을 받아, 텔아비브 지역에 오테프 상점들을 차례로 열게 된 것이다. 사로나에 이어, 플로렌틴에 연 두 번째 지점 레임 키부츠 카페를 찾았다. Wolfson 54번지다. 한여름의 욤 쉬쉬, 집에 가만 있기 어려운 때였다.
키부츠 레임은 주민 400명 정도의 작은 키부츠인데, 10월 7일 키부츠 근처에서 노바 축제가 열렸다. 키부츠로 피신한 축제 참가자들과 주민 다수가 살해되었고 키부츠 전체가 불탔다. 완전히 절단이 났다고 말할 수 있다. 남아 있는 주민들은 전쟁중에 텔아비브 근교로 이주가 결정했는데, 주민들의 요청은 단 하나였다. 살아남은 주민 전부 흩어지지 않고 같은 공간으로 이주하는 것이다. 텔아비브처럼 밀도 높고 월세 비싼 곳에서 쉽지 않은 일인데, 마침 한 건축회사가 대대적인 재개발을 한 동네가 발견됐다. 이미 개별적으로 계약을 한 곳도 적지 않았다. 텔아비브 시청은 계약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계약 철회를 요청하고, 키부츠에 대한 공감 덕분에 며칠만에 계약이 성사돼 레임 주민들이 옮겨오게 됐다. 키부츠 주민들은 닭장 같은 아파트에 적응하기 어려워했지만, 그래도 함께 머물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며, 한가운데 있는 작은 수공간과 놀이터에 수시로 나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있다. 주민들의 주거지 근처에 레임 카페도 열 수 있게 됐다. 레임 키부츠는 매년 2월 칼라니옷, 아네모네 축제로 유명한 곳이라, 카페 역시 키부츠 이미지대로 아네모네를 테마로 삼았다.
레임의 주민 드비르 카르프는 쇼콜라티에로, 키부츠 근처에 상점을 갖고 있었다. 하마스 로켓 공격에 고통받는 오테프 어린이들을 위해 초콜렛 워크샵을 열곤 했다. 10월 7일 레임 집에서 여자친구 스타브와 함께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살해됐다. 드비르의 자녀들은 살아남았다. 전처 레우트는 이혼하고서도 사업 파트너로서 동업중이었는데 덕분에 드비르의 레서피를 모두 갖고 있었다.
그다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드비르는 스시를 좋아했나요? 레우트가 웃는다. 레임은 '친구들'이고, 레우트는 '우정'이란 뜻이다. 키부츠의 이름으로 이보다 어울리는 게 있을까.
금요일 아침이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불렀다. 게으른 텔아비빔들은 이제 일어났는지 왜 이렇게 일찍 보냐고 투덜댄다.
당 스파이크 상당히 자극할 것 같은 단 빵들. 저 많은 게 30분 만에 다 나갔다.
키부츠의 운명과 비슷하게 2024년 하포엘 텔아비브가 2부 리그로 떨어졌다. 더 마음이 쓰렸는데, 미국 민츠버그 그룹이 하포엘 텔아비브를 인수하게 됐다. 다시 아네모네는 키부츠 골짜기에 꽃피울 것이다. 하포엘 텔아비브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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