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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Kimchi, 텔아비브

이스라엘에서 한식은 경쟁력이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텔아비브와 하이파에 한식 레스토랑이 생겼다. 자본 투자 없는 분식집 규모다. 20년 전에 갈릴리 바닷가에 한식당을 열었던 분이 떠오른다. 무모함이냐 비전이냐는 포장하기 나름이라는 걸 알려주셨지. 

 

텔아비브의 한식 레스토랑 '김치'는 위치는 좋다. 코로나 때 배달 전문으로 시작했다. 아직은 자리 잡는 중이지만, 직장인 상대로 값이 싸다는 장점 외에는 잘 모르겠다. 그조차 외식 비용이 높은 이스라엘에서는 조금 더 투자해서라도 제대로 식사하는 걸 선호할 거다. 음식 맛이 이도저도 아닌데, 메뉴판도 성의가 없다. 홀을 지키는 러시아 출신 알바는 주문 받는 법도 모른다. 배달 전문이라 그럴 수 있다.     

 

이게 비빔밥이다. 이스라엘 사람 중에는 계란 반숙을 먹지 않는 사람이 많다. 안전하게 삶은 달걀을 올렸다. 나물이 아닌 야채가 올라가니 식감이 딱딱하다. 고기 대신 두부 튀김을 올려서 채식 흉내를 냈는데, 애초에 맛있는 건 소고기 비빔밥이 아닌가.  

김치찌개의 비주얼이다. 플라스틱 용기인 건 어쩔 수 없다. 배달 전문이니까. 이스라엘도 끓는 음식을 시원하다면서 먹는 문화가 아니다. 아니, 매운 음식을 펄펄 끓이기까지 하는 이유를 이해 못할 거다. 딱 봐도 김치가 너무 살아 있다. 국물도 미지근하고 그래서 김치의 풋내가 난다. 그냥 재료만 사다 집에서 끓여 먹어야 할 수준이다. 밥은 기름 넣은 그 맛이다. 

이게 김치인데, 돈 주고 사는 것이다. 밑반찬이란 개념은 없으니. 젓갈이 안 들어간 매운 맛이다. 이스라엘 사람 중에 김치를 아는 사람은 종갓집 김치 맛으로 알고 있다. 이건 경쟁이 안 된다.  

코리언 바비큐의 비주얼이다. 그냥 한국의 배달 치킨이어야 한다. 비빔밥과 뭐가 다른가. 

떡이 수입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료 단가가 제일 비쌀 수도 있다. 아무튼 분식이라기엔 너무 비싼 설탕 듬뿍 떡볶이. 

 

이스라엘 사람들이 전쟁과 테러가 잦은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건 다 지중해 식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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