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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탄 폴라드, 약혼하다

미국 CIA에서 해군 정보 분석가로 일하는 서른 살의 젊은이가 있었다(1954년생). 곧 결혼할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정보원이라는 일자리는 박봉에 가까웠다. 연인에게 프로포즈할 반지를 사고 싶었던 젊은이는 이스라엘 모사드 요원에게 돈을 받고 1급 기밀을 넘겨주기 시작한다. 그가 유대인이라는 점이 이 일에 어느 정도 개입했을까. 그가 넘긴 기밀이 어떤 내용인지는 당연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해 당사자인 미국은 이를 중대 범죄로 판단하고 젊은이에게 종신형을 선고한다. 조나탄 폴라드, 1985년의 일이었다. 폴라드의 당시 아내 앤 헨더슨은 폴라드의 체포를 이스라엘 요원에게 알렸고 이로써 이스라엘이 개입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남긴다. 앤 폴라드도 체포됐다. 두 사람이 결혼한 지 3개월 만이었다. 

 

조사 과정은 매우 정치적이었다. 이스라엘은 처벌받지 않는 조건으로 개입을 인정했고 조사에 협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폴라드가 수만 건의 자료를 넘겼다는 걸 인지하게 된다. 폴라드는 바늘 하나 숨길 수 없도록 전방향에서 압박을 받았고 결국 Flea Bargain을 받아들인다. 조건은 자신은 사형을 면하고 아내 앤의 조기 석방이었다. 앤은 5년형을 받았고 건강 문제로 3년 반 만에 가석방된다. 폴라드는 종신형이었다. 석방된 앤은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한 일은 유대인으로서 도덕적 의무였다고 말했다. 얼마 후 앤은 이혼서류를 받았다. 종신형을 받은 폴라드가 앤이 자신에게 매이는 걸 원치 않았다고는 하지만 앤 자신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앤은 이후 이스라엘로 이민을 갔다. 폴라드는 랍비와 종교의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 

 

이혼이 매듭지어지자 폴라드는 캐나다 활동가 일레인, 즉 에스테르와 결혼했다고 알려진다(공식적인 결혼 증거가 없다는 말도 있다). 폴라드의 석방운동이 시작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폴라드의 석방을 위해 3자 포로 교환을 제안한 바 있다. 1990년대 미국과 소련과 이스라엘에 관련된 스파이들이 각자의 감옥에 많이 있었다. 1996년 에스테르는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당시 이스라엘 총리 네탄야후를 만나 폴라드의 석방을 청원한다. 네탄야후 총리는 폴라드가 이스라엘의 요원이었음을 인정한다. 

 

시간은 흘렀고 민주주의 국가는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자주 바꾸었다. 폴라드는 30년 만에 가석방으로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로 5년을 보낸다. 드디어 트럼프 대통령, 폴라드는 자유의 몸이 된다. 202012월 폴라드 부부는 전용기를 타고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에스테르가 전세기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에스테르는 암치료중이었던 것이다. 전용기의 주인은 네탄야후 총리와 가까운 애덜슨이었다. 

 

2022년 1월, 에스테르는 사망한다. 코로나였다. 그리고 2022년 9월 14일 폴라드는 약혼을 발표했다. 리브카 아브라함스 도닌이다. 몇 년 전에 남편과 사별했고 7 자녀의 어머니이며, 루바비치(חב''ד) 종교인이다. 할아버지 칼 루이스 아브라함스가 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정보 장교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에스테르로 인해 알게 됐다는 후문이다.  

 

폴라드 영화가 나올 때가 됐다. 이스라엘에서 제작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이스라엘 미디어에 이 사진이 돌고 있다. 종교인 커플은 부부끼리도 대중 앞에서는 손도 안 잡는데, 약혼만 한 사이에 저렇게 가깝게? 의구심이 많이 드는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