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싱글 남녀가 맘에 드는 상대를 고르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철수씨 영숙씨가 무슨 소린가 했다. 아무튼 이스라엘도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많은 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화제성이 큰 게 'Big Brother'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도 있는 걸 이스라엘 버전으로 바꾸어서 진행중이다. 이스라엘 방송계는 은근 잘나가는 다른 나라 포맷을 많이 가져다 쓰는데, 우리나라의 복면가왕도 했었디.
암튼 빅브라더는 수십 명 중에 한 명을 뽑아 100만 세켈을 주는데, 뭐가 선정의 기준인지는 모르겠다. 샤밧이 끝나고 모쩨이 샤밧에 하기 때문에 한번도 본 적은 없다. 다만 화제성이 어마무시해서, SNS며 뉴스며 미디어며 빅브라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청춘남녀가 한 공간에서 지지고 볶는 프로그램에 얼마나 가십들이 많겠는가. 9월 17일, 드디어 최종 승자가 가려졌는데 탈리야 오바댜라는 여성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만큼 관종 문화가 없는 건지. SNS 팔로워는 그닥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뒷담화 안 하고 앞담화를 해서 그런가.
탈리야는 다음날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אני לא רוצה לשמוע על גזר יותר 더이상 당근에 대해 듣고 싶지 않아요!
맥락을 몰라서 이게 요즘 유행하는 젊은이들의 은어인 줄 알았다. 게젤이 뭘까? 아니다. 정말 당근이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월 동안 탈리야가 숙소 음식이 맞지 않아 당근을 자주 먹었는데, 만사에 자기 주장 펼치기 좋아하는 시청자들이 당근을 많이 먹으면 안 좋은 이유를 주절주절 설교를 했던 것이다. 이스라엘 미디어는 아예 기사를 작성했다. "탈리야를 위하여: 당근을 너무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가 될까?"
이들의 호기심과 오지랖에 경의를 표한다. 근데 나도 궁금은 하다. 당근 좋은데.
영양소 같은 전문성 있는 고급 어휘를 익히려고 신문을 보는 거다. 딴 게 아니고.
+당근의 영양학적 가치
칼로리 48
물 88%
프로틴 0.9 그램
단백질 9.6 그램
설탕 성분 4.7 그램
섬유질 2.8 그램
지방 0.2 그램
비타민 A(베타 코르텐) 킬로그램당 835
*작은 당근 두개 혹은 큰 당근 한 개를 100그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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