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라엘이 국제 스포츠대회를 많이 유치한다. 왜 저러지 싶은데, 누가 돈을 대기 때문이다. 일단, 실반 아담스가 있다. 캐나다 유대인으로 많은 돈의 일부를 들고 이스라엘로 이민을 왔다. 이스라엘은 알리야 법이 있는데, 전 세계 어디든 유대인으로 태어난 사람은 원하면 이스라엘 국적을 얻을 수 있다. 이 간단한 문장 안에 수많은 문제점들이 들어 있다. 그렇다치고.
실반 아담스는 2015년 알리야(이민)를 했는데 2018년 이스라엘에 Giro d'Italia를 유치했다. 사이클링의 3대 그랜드 투어 중 하나 맞다. 처음 들었을 때 그냥 비슷한 아류 대회인 줄 알았다. 정말 지로 대회가 이스라엘에서 열리나, 유럽에서 보이콧을 안 하나,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난다. 이스라엘을 다 싫어하니까ㅠㅠ. 실제로 무사히 열렸고, 예루살렘의 오르막길과, 하이파의 바닷길과, 네게브의 황무지를 배경으로 정말 그림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누가 우승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뭐 중요한가.
당시 실반 아담스의 인기는, 그해 치러진 선거에 나오면 단번에 총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이스라엘 땅의 그 희한한 지형을 따라 사이클리스트들이 흘러내려가는 장관은, 잊지 못할 대단한 씽크빅이었다. 당시 대회 도중 언론과 인터뷰도 1948년 독립전쟁 당시 이스라엘을 위해 싸운 외국인 군인들의 기념비 마할(מח''ל) 앞에서 했다.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미국과 영국 군인들이 유대인 나라 건국을 위해 자원해 싸웠다. 약 4000명이다. 스포츠 마케팅 하려는 사람은 실반 아담스에게 배워야 한다.
실반 아담스는 이스라엘의 이름으로 UCI 월드투어에 참여하는 대표팀 Israel Cycling Academy, Israel Start-up Nation, Israel Premier Tech 팀을 차례로 운영하고 있다. 이름도 잘 지었다. 이스라엘이 가진 이미지 가운데 아카데미, 스타트업만큼 중립적이면서 우호적인 느낌도 없지 않나. 저기에 베이타르나, 예루살렘이나, 유다 같은 이름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어휴, 생각만 해도. 아무튼 사이클링은 투자 받은 만큼 좋아지는 스포츠라서, 해마다 이스라엘 팀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작년 Tour de France에서는 ISN 소속의 마이클 우즈(캐나다)가 베스트 클라이머가 되어 폴카 돗 무늬의 저지를 입었다. 월드투어 팀은 국가대표 개념이 아니다. 작년 투드프랑스 우승자는 슬로베니아 사람이지만 UAE 팀이다.
샤밧에 오르막길에서 사이클링을 연습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 최북단 헤르몬에서 최남단 에일랏까지 걸어서 트래킹할 수 있는 루트 '슈빌 이스라엘'이 있는데 그 자전거 버전인 '슈빌 이스라엘 레오파나임'이 만들어지는 중이다. Israel bike trail이라고 한다. 저 길을 미리 달리며 설계할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안 쉬고 달리면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해보면서 트레일 설계에 자문을 해주는 거다. 부디 자전거와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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