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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축구 국가대표, A매치를 앞두고

9월 마지막주 나라마다 A매치가 잡혀 있다. 우리도 손흥민 이강인 선수가 소집됐다고 하던데, 월드컵을 앞두고 중요한 순간이라 그렇겠지? 이스라엘은 유럽 축구연맹에 속해 있어서 24일과 27일 UEFA Nations league 경기들이 잡혀 있다. 24일은 알바니아와 27일은 러시아였는데, 러시아 상황이 저래서 취소됐고 대신 친선경기가 말타(?? 할 만하니까 하겠지?)와 잡혔다.

 

우리나라 손흥민 만큼은 아니어도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에도 나름 스트라이커가 있다. Eran Zahavi. 중국 광쩌우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을 거쳐 현재 마카비 텔아비브로 돌아와 있다. 1987년생이니까 전성기는 지났다 해도 국가대표팀의 대들보임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요시 베나윤이 2017년 대표팀에서 은퇴하고는 자하비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주 발표된 A매치 소집 선수 명단에 자하비가 빠졌다. 인쇄 실수가 아니었다. 자하비는 종교인으로 동이 틀 때 일어나서 기도를 해야 하고, 자기 페이스대로 밥 먹고 훈련하고 씻어야 한단다. 잠도 일찍 자야 하고. 그래서 지난 7년, 특히 해마다 골 득점에서 신기록을 세운 4년 동안은 혼자 방을 썼단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 국가대표팀 대표 코치 Alon Hazan은 올해 부임한 새 얼굴이다. 무엇보다 Professional manager가 요시 베나윤이다. 대체 프로페셔널 매니저가 뭐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선수들과 긴밀한 관계인 건 분명하다.

 

요시 베나윤은 베이타르 예루살렘에서 2019년 선수 은퇴를 선언했고 바로 이어서 그 팀의 프로페셔널 매니저가 됐다. 그 후 베이타르 예루살렘은 하루가 멀다 하고 베나윤과 불화, 베나윤과 결별, 베나윤과 더 못 뛰어, 식의 헤드라인이 스포츠뉴스를 장악했다. 결국 4개월 만에 사퇴했다. 올해 3월 국가대표팀에 자리가 비면서, 베나윤은 다시 코치팀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최고 간판선수와 마찰을 빚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 선수를 소집도 못하고. 알바니아나 말타와의 대회 성적이 부진하면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이스라엘에서 베냐윤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베나윤은 디모나 출신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70년대 태백 광산촌 같은 곳이다. 거칠고 가난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 태어나 공을 잘 찬다는 이유로, 나라를 대표하고 유럽 최고 클럽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의 별명은 디모나의 다이아몬드였다. 하지만 눈에 띄던 그의 재능은 어느새 평범해졌고, 이제 보여주어야 할 근성은 수많은 불평과 불만 속에 묻혀 버렸다. 지금 내려와야 할 순간이라도, 너무 많이 추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구처럼 성범죄나 마약을 하는 것도 아니고, 흥청망청 돈자랑하는 것도 아닌데, 이스라엘의 레전드였던 선수가 그저 소박하게 땅에 발 딛고 살아가는 걸 보고 싶다. 너무 감상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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