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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Zozobra, 헤르쩰리아

이스라엘 레스토랑은 문화다. 정교한 비평이 필요한 분야다. 그래서 칼럼도 많이 나온다. 조조브라는 그런 심리를 자극하는 곳이라, 여러 번 매체에서 다뤘다. 일단 이름, 매년 산타페에서 벌어지는 화형의식의 인형, 일명 늙은이가 조조브라이다. 마음속의 우울과 불안을 가져다 태우는 축제이다. 그래서 이 식당은 파격적인 컨셉이다.   

이런 구조다. 돈 많이 버는 매니저 얼굴 나와도 된다. 벤치처럼 등받이도 없는 의자에 테이블 구별 없이 모르는 사람과 나란히 앉는다. 점심 시간에 여기가 꽉 차는데, 시장통이다. 파격 컨셉 좋다치고 왜 이렇게 폭력적이지, 손님에게? 오픈 주방은 대부분 아시아계 스탭들이 일한다. 조조브라가 체인점인데 텔아비브와 크파르사바도 아시아계를 주방에 고용하는지는 모르겠다. 불편하냐고? 글쎄, 정말 이 세상 속도가 아니게 빨리 움직이는 이들을 보면서 충분한 휴식이 있긴 한 건지 염려스럽다. 이스라엘 일반 식당에서 스탭들이 손놓고 떠들고 있는 건 자연스런 풍경이다. 여기 웨이터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주방은 그런 일 없이 정말 바쁘게 돌아간다. 적어도 아시아의 일문화는 제대로 도입한 모양이다.

   

어느날 미역국이 너무 먹고 싶은 날이었다. 그냥 나한테 미역을 좀 팔아달라고 부탁하고 싶었다. 

에그롤을 간장에 찍어 먹는 게 왜 이상하죠? 제발 간장 좀!

내가 여기서 시키는 주요 메뉴는 라멘이다. 라면인가. 라미엔인가. 그냥 이스라엘식 라면이다. 야채만 넣어도 70세켈이 넘고, 고기가 들어가면 90세켈이다. 웃음만 난다. 재료값 다 합해도 20세켈도 안 될 거다. 다시 안 와야지, 나올 때마다 다짐을 하는데 꽤 자주 갔다. 헤르쩰리아에 우리나라 대사관이 있어서, 이 근처 오면 꼭 여기로 가게 된다. 그리고 여기 대표 쉐프, 돼지고기 스캔들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폐쇄당했다. 이스라엘 같은 나라에서 상상이 가나? 돼지고기를 소고기로 둔갑해서 테이블에 냈단다. 여기 라면 역시 적잖이 의심이 든다. 그럴 리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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