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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Tishreen, 나사렛

나사렛은 공연히 가기는 어려운 도시다. 이스라엘 도시인데도 웨스트뱅크에 있는 베들레헴만큼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다. 거리가 있으니 차를 갖고 가게 되는데 주차를 하기도, 주차장을 찾기도, 참 불편하다. 크리스천 친구들을 만나면 꼭 한탄한다. 왜 나사렛의 접근성은 나아지지 않을까. 한참 투덜대다 푹 터진다. 선지자가 고향에서 대접을 못 받는 법이기 때문이다(마 13). 이 도시는 여전히 인재 볼 줄을 모른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부근에 꼭 한 번씩 가는데, 저렇게 장식도 해놓고 아기자기하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아랍 도시인데도 스페셀 와인을 대접하겠다는 저 패기 보라. 티슈린은 10이라는 뜻인데, 보통 아랍권에서 말하는 10은 10월을 말하고, 10월은 욤키푸르 전쟁이고, 욤 키푸르 때 당했던 걸 잊지 않겠다며 피의 보복을 다짐하는 의미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직접 묻지는 않았다. 설마 진짜 그 티슈린이라 해도 내가 상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사와 아흐산 두 친구가 이탈리아 식당으로 시작했는데, 점차 퓨전을 표방하게 됐다고 한다. 당연하고도 잘한 일이다. 자기 장기를 내려놓고 남의 흉내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호무스를 먹으면 피가 굳는 느낌이 드는데, 티슈린의 피타와 호무스는 맛이 썩 괜찮았다. 

 

깨가 예상치 못한 곳에 많이 들어 있다. 

 

이게 티슈린의 대표 메뉴다. 닭고기를 커피와 플럼, 자두 소스에 요리했다. 쌀밥 위에는 '마자드라'인데, 마늘이 상상을 초월하게 들어가 있다. 

 

타분이 좋아서 어떤 반죽에 무슨 고기를 올려도 맛있지만, 이건 우리나라 장조림 맛이 난다. 

 

 

배부르게 먹고 올드시티를 한바퀴 돌면 좋다. Jesus Trail의 시작점 파우지 아자르 호스텔이다.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인데, 코로나가 와버렸지. 저 거리가 비어 있는 걸 보고, 눈물이 났었다. 요즘 바빠서 죽을 것 같다니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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