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staurant

Bindella Osteria & Bar

텔아비브의 삶은 그다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은 아기자기함은 아니다. 한눈에도 외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대단치도 않은 인연에 호들갑을 떨며 친밀함을 가장하는 곳이다. 몹시 피곤하고 성가시지만 그런 삶을 갈망하는 친구가 불행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어디라도 데리고 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내가 무려 쉐프와 레스토랑의 평점을 조사해 고른 곳이다. 푸림절 축제로 어디를 가도 산만한 날, 모처럼 떨쳐입고 외출했지만 흉내만 냈을 뿐 충만함과는 거리가 먼 하루였다. 텔아비브는 내게 그런 곳이다.    

     

내 기억에는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우리 푸림 때 어디 갔었지? 도무지 레스토랑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궁리 끝에 전화까지 해보았다. 내가 예약을 했으니까! 네? 어디라고요? 자신들이 뭐하는 곳이라고 말해주는 기계 음을 서너 번 반복해 들었지만 이름이 기억에 남지 않았다.

다시 찾아 보니 Bindella Osteria였다. 오스테리아는 작은 로컬 레스토랑이란 뜻인데, 이렇게 로컬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곳이 있나. 텔아비브 몬티피오레 거리니까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딱히 엉뚱한 건 아니다. 소유주가 이탈리아 투스카니 포도원을 운영중이어서, 천장의 나무 대들보로 사실 빈야드의 pergola 디자인을 반영한 거라 한다. 건축을 담당했던 회사의 광고만 나온다. 코로나 위기를 못 넘고 영구 폐쇄됐다고 한다. 

 

이 디저트가 이 집의 시그널씩이나 되는 요리였다. 먹다 만 잔반처럼 나온 건 내 기분 때문인가. 텔아비브의 유행이 얼마나 빨리 오가는지, 이미 문을 닫은 레스토랑 리뷰도 하게 된다.  

'Restaura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Jaffa, 노인과 바다 (하자켄 베하얌)  (0) 2022.09.30
아부 살라흐, 90번 아미아드 교차로  (0) 2022.09.29
길보아, 하바트 하타블리님  (0) 2022.09.26
Tishreen, 나사렛  (0) 2022.09.25
Zozobra, 헤르쩰리아  (1) 2022.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