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eople

무나스 다부리, 이스라엘 축구 이야기

히브리어에는 유대인 엄마의 꿈이라는 표현이 있다. 자식의 미래를 자나 깨나 걱정하는 엄마의 세계관이 바라마지 않는 자식의 직업이다. 일등이 의사, 이등이 의사, 삼등이 의사다. 축구선수는 50위권에도 못 들지 싶다. 이유가 뭔가요, 베냐윤을 보세요. 그럼 그런다. 베냐윤이 좋은 샘플이야 축구선수가 무슨 좋은 꼴을 보여주겠어? 유대인 유전자는 몸을 써서 하는 일보다는 머리 쪽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사농공상 편견과는 다른 면이 있는데, 의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스라엘 축구를 들여다보는 이유는 그 세계가 너무나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FIFA가 뭐라고 하든 간에 축구는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스쿼드와 엔트리를 조직에서 뽑아내는데 그게 어떻게 정치와 상관이 없나. 왜 굳이 국가대표를 뽑아서 사이 나쁜 나라들끼리 더 나빠지게 만드나? 

 

그래서 이스라엘처럼 정치의 활화산이 지옥의 불길을 내뿜는 곳에서 축구는 최대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스포츠다. 테니스를 사랑하시라. 이스라엘은 윈드서핑에도 소질이 있지 않나. 

 

그러나 전 세계가 축구에 열광하는데 무슨 수로 이스라엘만 거리를 두겠나. 사람들은 유럽 리그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은 엄마가 행복하거나 말거나 축구공을 찼다. 자본과 손잡은 스포츠 클럽들이 어린이들을 빨아들였다. 마카비 하이파가 Youth에 태도를 바꾼 게 현 소유주인 야아코브 샤하르가 팀을 인수한 1992년이었다. 마카비 텔아비브 유스팀의 획기적인 변화는 2007년 러시아 올리가흐의 투자가 시작되면서였다. 이들 세대가 지금 이스라엘 축구의 본진이다. 

 

이스라엘의 유대인에게는 매사에 정치적 편향성이 개입한다. 그가 우파인가 좌파인가가 그가 한 일에 대한 해석을 다르게 만든다. 유대인도 그 정도인데 아랍인이라면, 무슬림이라면, 드루즈라면 어떨까. 이 나라는 가자지역을 둘러싸고 군사 작전이 몇 년마다 반복되는 중이다. 테러를 포기하지 않은 무장단체들이 여전히 시민들을 위협한다. 그런 희생이 일어나면 분노한 군중은 경기장에서 공 차고 있는 선수를 향해 니 생각을 말해 봐 요구하곤 한다. 

 

무나스 다부리의 이야기는 이렇다. 2021년 5월 엘악사 모스크에서 소요 사태가 있었다. 결국 가자 작전으로 이어진 심각한 사태였다. 하룻밤에 200명 이상의 무슬림이 다치고 17명 경찰이 부상당했다. 다부리는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알라는 압제자들의 행위를 보신다." 쿠란의 한 구절이라고 한다. 팀 내 선수들도 반발했고 팬들은 용서하지 않았다. 그가 왜 이런 글을 썼냐고? 호펜하임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후 자주는 아니지만 대표팀에 차출될 때마다 다부리는 야유를 받았다. 그 야유가 뼈아프게 다가온 건 올해 7월 3일 아이슬란드와의 1차전이었다. 결국 다부리는 대표팀을 은퇴한다.

 

이스라엘에서 축구는 두 민족 간에 미묘한 역동성을 만들어왔다. 월드컵 진출이 걸려 있는 마지막 경기 레프리 타임에 아랍 선수가 역전골을 넣었다고 상상해 보라. 그는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의 영웅이 될 것이다. 그가 아랍인이란 사실은 유대인들 머릿속에서 이스라엘 시민이라는 또 하나의 사실로 거듭날 것이다. 나는 아직도 이 꿈을 버리지 못하고, 나사렛이나 하이파에서 무슬림 선수가 나타나면 그들을 지켜보곤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 축구연맹은 이스라엘 시민권이 없는 골란고원 출신의 드루즈 선수 위얌 아마쉬의 대표팀 발탁을 밀어붙인 적이 있다. 마카비 하이파에 의해 너무나 조용히 이뤄져 반대를 받을 틈도 없었다. 시리아에 있는 그의 동족들이 그를 용서하지 않을지 모르는데도. 

 

유대교는 지난 한 해 동안 저지른 잘못에 대해 하나님과 동료 인간에게 슬리하, 용서를 구하는 시간이 있다. 욤키푸르에 공식적으로 마감된다. 이스라엘 미디어가 지난 한 해 동안 이스라엘 스포츠계가 행한 일들 가운데 슬리하가 필요한 일을 뽑았다. 첫 번째가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이 무나스 다부리에게, 그리고 다시 무나스 다부리가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에게이다. 독일 어딘가에서 그래도 가족들이 있는 이 나라에 관심을 두고 있을 다부리는 이 기사를 읽었을까? 메시 같은 선수조차 국가를 대표하는 부담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자신이 대표할 나라가 자신을 거부한다는 것이 어떤 쓰라림일지 나는 가늠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가 우리를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 역시 쉽게 잊히지 않는 상처가 아닌가. 하여 나는 기도한다. 이 나라에 메시와 네이마르와 음바페를 다 합한 선수가 아랍인으로 태어나기를. 

 

 

 

 

 

מרפאלוב עד קטש: האנשים שהספורט הישראלי צריך לבקש מהם סליחה

החלוץ שפרש מהנבחרת ולא קיבל גב, הלגיונר הבכיר שזכה להתעלמות מוחלטת מהישגיו והמאמן שלא זכה לקרדיט מאיגוד הכדורסל. חשבון הנפש שהספורט הישראלי

www.ynet.co.il

 

'Peo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스라엘 군대 이야기  (1) 2022.10.08
네탄야후, 자서전 Bibi  (0) 2022.10.07
욤키푸르 전쟁 49주년  (0) 2022.10.06
221005 UEFA 마카비하이파 대 유벤투스  (0) 2022.10.04
로스칠드와 이스라엘  (0) 2022.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