욤키푸르의 심각한 하루가 저물고 난 5일 밤 10시 마카비하이파와 유벤투스의 경기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다. 너무 피곤한 하루기도 하지만 그래서 이 경기를 안 보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간 두 팀을 모두 이긴 벤피카와 PSG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ㅋ 두 팀 모두 하이파는 2골, 유벤투스는 1골 차로 이겼다.
사실상 조별 순위 확정 경기이다. 어쩌다 1-2위, 3-4위가 벌써 붙게 됐냐면 바로 욤키푸르 때문에 H조의 스케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원래대로 하면 매치데이 세 번째 날이 PSG를 하이파로 불러들였어야 하는 날이다. 욤키푸르가 끝나는 저녁이라고 해도 그럴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한 경기씩 앞으로 밀어서 욤키푸르에 마카비 하이파가 원정경기를 하는 것이다.
마카비하이파 선수 중 욤키푸르 금식을 하는 선수가 있을까?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은 그게 왜 궁금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내가 아는 한은 이스라엘에서 무슬림 선수의 라마단 금식 여부가 거론된 적은 없다. 무슬림 선수들이 금식을 하는지 마는지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EFL은 상도덕이 없는 거 아닌가. 선수의 도덕성과 신념을 공격하기 위한 행위가 어떻게 알 권리인가. 세속인 유대인도 욤키푸르 금식을 하는 법인데, 평소 종교성을 드러내던 선수들이 이런 날 난처한 건 어쩔 수 없다. 어쨌든 경기는 금식 끝나고 나서다.
이번 경기는 유벤투스의 치유 회복에 더 중요할 것 같다. 앞선 두 경기가 너무 재앙적이서 그런지, 알레그리 감독이 마카비 하이파의 피지컬을 높이 산다면서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게 과소평가하는 건데. ㅋ 아무튼 경기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을까 봐 밑밥을 잘 깐 것 같다. 자국 리그에서 마카비 하이파는 마카비 텔아비브를 이겼고, 유벤투스는 볼로냐를 이겼다. 승기를 잡아 기세를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무함마드 아부 파니가 선발이 될지 모르겠다.
내가 색맹이 된 줄 알았다. 노란색과 초록색이 잔디 위에서 구분이 안 된다. 마카비의 자존심 텔아비브와 그냥 마카비 하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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