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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네탄야후, 자서전 Bibi

 

1949년생 네탄야후가 예루살렘 탈피옷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유대인 엘리트들이 꿈꾸는 뭔가를 담고 있다.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에 필적하는 Jewish Encyclopedia를 편집한 역사학자 아버지, 유머감각마저 갖춘 완벽한 가정주부 어머니, 훗날 이스라엘 영웅주의의 아이콘이 되는 형, 레이보비치와 클라우스너, 샤이 아그논 같은 당대 최고 지성인들과 함께 한 우아한 동네 풍경. 네탄야후는 이 시절을 한 챕터를 할애해 길고 아쉽게 기록해두고 있다. 다름 아닌 클라우스너의 손자로 비슷한 기억이 있을 아모스 오즈도 자전적 소설 속에서 이때의 풍경을 기록하고 있지만, 네탄야후의 회상과는 거리가 멀다.  

 

아직도 의문인데 네탄야후는 자기 주변에 있는 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품위없는 정치 동지들을 어떤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그런 사람이 있다. 고상한 무리와 교제하고 싶지만 자신을 치고 올라오는 잘난 꼴을 볼 수 없으니 밀어내고 결국 주변에 허접한 인간들만 남는 그런 사람. 네탄야후는 꽤 오랫동안 상담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아, 부인이 상담학 석사 학위 소지자다. MA.

 

이스라엘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네탄야후를 좋아하거나, 몰상식적으로 그를 미워한다. 그에게 감동한 사람들은 그가 무슨 짓을 하든 무한정 찬양한다. 그를 꿰뚫어봤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모든 일에 그를 경멸하고 깎아내린다. 그런 점에서 그는 분명 이 시대의 아이콘이다.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양면이 존재하나. 

 

그는 정적들을 갈라치며 통치할 줄 알고, 대중 앞에서 자신의 카리스마를 적절한 쇼맨십으로 증폭시키는 기술을 안다. 선거를 앞둔 자화자찬 선전용 자서전이지만 금새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다. 그에게 배울 것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정치에 이토록 능숙한가. 가망없는 인간도 그에게 배우면 좀 나아질까. 일단 이름부터 기가 막히다. 베냐민 네탄야후가 비비가 된 것은 그의 사촌 벤자민 론 덕분이다. 정확히 말하면 벤자민을 Bee Bee라고 부른 어린 동생 다프나 때문이라고 한다. 덕분에 최고의 브랜드 네이밍이 됐다.    

   

나는 어쩌다 보니 요니 네탄야후가 생전에 쓴 글들을 모은 '요니의 편지'라는 책을 비교적 일찍 읽었다. 이스라엘과 아무 상관 없이 에세이의 시장성을 고민하다 본 책이었다. 평범한 글이 엔테베의 영웅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지면서 주옥같이 변모한 것이다. 문학이 부가 산업의 영향력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할까. 오늘날 미디어 영향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때는 고민도 그렇게 아날로그적이었다. 

 

네탄야후의 자서전 비비는 히브리어와 영어로 동시 발간됐다. 한국어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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