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이름은 Ilaniya이다. 1902년 설립된 하부 갈릴리의 첫 번째 유대인 정착지로, 유대인 민간 군사 조직 하쇼메르가 조직된 첫 번째 장소이다. 러시아 기독교인 개종자들 Subbotniks의 성지이기도 하다. 1906년 에레츠이스라엘로 알리야 한 벤구리온은 1907-1908년 이곳에서 농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18개월을 보냈다.
Subbotnik, 자음 구조가 Shabbat와 비슷하다. 기독교 역사에서 샤밧주의는 제1일 일요일을 지키는 주요 개신교 교단들과 제7일 토요일을 지키는 교단이 대립했다. 나는 칼비니스트로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담고 있는 예배와 안식일의 관계에 동의한다. 칼뱅은 워낙에도 주옥같은 어록으로 유명하지만 특히 안식일과 관련해서 속시원한 발언을 많이 했다. 예수님부터 안식일은 형식에 있지 않다고 얼마나 강조하셨나. 정교회 역시 이 논쟁을 피하지 못했는데, 일요일이 예배의 날이긴 하지만 토요일 역시 일종의 쉼의 날로 여긴다. 이날은 고기를 안 먹는다거나 하는 관습도 여기서 나왔다. 러시아 수보트니킴은 제7일 안식일주의를 강조했고 결국 유대교로 개종한다.
1902년 세제라가 세워질 무렵 37명의 수보트니크 가족이 이스라엘에 왔다. 러시아에서는 조금이라도 특이하면 견디기 힘든 핍박을 받기 마련이다. 이들은 정통 프로보슬라비아(러시아어로 정통, 정교회는 가장 슬로베키하다는 뜻) 부유한 가정 출신으로, 카스피 해 북부 아스트라한(몽골 칸과 관련된) 지역에서 왔다. 하데라에 처음 정착했다가 세제라를 거쳐 결국 훌라 근처에 정착한다. 수보트니크는 아주 좋은 농부였다. 세제라에서 이들만이 농사를 이해한 유일한 집단이었다. 이들은 다른 유대인 정착촌에 농업을 가르치기 위해 출장을 나가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수보트니크 Dubrovin 가족도 훌라 근처의 Yesod HaMaala에 농장을 세우기 전에 세제라를 거쳐 갔다.
왜 하부 갈릴리 세제라였을까. 탈무드와 미슈나 시대 이곳에 유대인 도시가 있었다. 고대 도시의 폐허 위에 아랍 마을이 세워졌고 Sejera로 불린다. 벤구리온을 비롯 세제라의 주민들은 2차 알리야 세대이다. 이들은 종교인 중심이었던 1차 알리야와 달리 시온주의 이념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었다. 땅, 언어, 노동, 안보 네 분야를 유대인이 정복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1차 알리야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유대인 거주지를 개척해서 1909년 드가니야, 최초의 키부츠를 건설한다. 또 엘리에제르 벤 예후다를 중심으로 히브리어 복원 운동이 일어난다. 1913년 고등교육 기관의 공식 언어를 독일어가 아닌 히브리어로 관철시킨다. 노동, 하포엘 운동이 킨네렛 농장 등에서 시작된다. 노동을 통해 에레츠이스라엘을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유대인과 정착촌을 지키기 위한 무장조직이 생겨난다. 하쇼메르는 하가나의 전신이고, 하가나가 현재 IDF이다. 세제라는 1948년 전쟁 후 이름을 히브리식으로 고쳐 Ilaniya가 된다. 오늘날 모샤브로 남아 있는데 대략 100 가족이 살고 있다.
세제라의 집들은 주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섰는데, 앞마당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뒷마당에서 떼짐승을 길렀다. 그 너머로 방어벽이 세워졌다. 돌담을 세워 그 뒤에서 닭을 키웠다.
저 귀여운 비행기가 뭐냐고 묻는데, 용도는 전혀 귀엽지 않다. IDF의 갈릴리 보안 시설이다.
드론 시대, ISR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을 가능케 하는 Aerostat 무인 정찰 시스템 되시겠다.
하쇼메르의 파수꾼 Alexander Zeid는 어머니가 수보트니크이다. 세제라의 동굴에서 얼마 간 거처한 적이 있다. 벤구리온이 일꾼으로 일했던 농부 Rogochevsky의 집은 현재 복원 작업이 진행중이다. 방문객이 많지 않을 때는 주인 아저씨가 오래도록 손님대접을 해주신다.
이스라엘 쇼핫과 아내 마니야 쇼핫이 하쇼메르의 출범을 알린 것도 세제라였다. 마니야 쇼핫은 키부츠 운동에서 기념비적인 여성 활동가다. 두 사람의 손녀 알로나가 노래 잘하는 젊은이와 결혼했는데 아릭 아인슈타인이다. 알로나는 이혼 후 종교인이 되었고 두 딸도 종교인으로 키웠다. 아릭 아인슈타인의 동료 우리 조하르 역시 종교인이 되었고 그의 아들들이 알로나의 딸들과 결혼했다. 이 특이한 가족사는 울판 수업으로 배운다. 히브리어 동사 히트파엘형을 배울 때다.
일라니야에는 Jesus Trail의 둘째 날 숙소인 야로크 아즈가 자리하고 있다. Jesus Trail은 예수님의 공생애가 펼쳐진 갈릴리 지역을 나사렛을 시작으로 찌포리와 가나를 거쳐 일라니야를 통과해 아르벨 산과 가버나움까지 걸어보는 일주일의 여정이다. 미쉬나 시대 유대인 도시가 있었으니 찌포리나 티베리야스처럼 예수님도 세제라 지역 근처를 방문하셨을 것이다. 11월의 이스라엘은 Jesus Trail을 걷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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