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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메시, 아바야를 입다

월드컵 결승전이 승부차기로 갈린 것도 이상하지만, 시상식에 주최국 수반이 전면에 나선 것도 이상하다. 월드컵은 정치가 아니라며? 더 이상한 건 그분이 우승국 주장 메시에게 대단히 흐뭇한 표정으로 아바야를 입힌 것이었다. Djellaba, 쥘라바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이건 아바야가 맞다.

 

분명 누군가 이 이야기를 쓸 줄 알고 기다렸는데, 이스라엘 전통의 좌파 신문 '하아레츠'의 아랍인 여성 기자가 내놓았다.

 

 

 

What is so scary about Messi's ab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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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aretz.com

 

 

아바는 주로 낙타 털로 만드는 천이다. 다양한 염색 공정을 거쳐 아바야, 일종의 가운으로 거듭난다. 주로 여성들이 눈만 내놓고 착용하는 전신 가운이다. 니캅, 부르카, 차도르 등과 동격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BISHT라고도 부른다.

 

카타르 에미르가 메시에게 굳이 아바야를 입힌 건 우연이 아니다. 메시도 동의할 만한 의의가 있다. 아바야는 아랍 문화에서 지위를 상징한다. 누군가에게 아바야를 수여하는 행위는 특별한 존중의 상징이다. 셰이크가 아바야를 입는다면 그가 자신의 모든 가족 구성원과 전체 부족을 책임진다는 의미이다.

 

아바야 입기를 대체할 만한 상대적인 서구 문화가 있을까? 샴페인을 쏟아붓는 정도? 많은 기사들이 메시가 아바야를 걸치는 바람에 아르헨티나 유니폼이 가려졌고, 전설로 남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사진도 망쳤다고 지적했다. 그보다는 아랍 국가가 서구 문화의 벽을 부수는 현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랍은 어떤 식으로든 월드컵 개최에 성공했고 모든 면에서 아랍 문화를 선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무대에서 팔레스타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PA의 수장 아부마젠이 특별히 카타르에 감사하다고 치하했을 정도이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어떨까? 드디어 수년간 무지한 오리엔탈리즘을 겪고 난 이후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믿을까? 

 

월드컵까지 끝난 이스라엘에는 대혼돈, 카오스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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