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돔과 고모라에 맞선 시날 땅 왕들의 전쟁이 펼쳐지는 창세기 14장에서 사해는 염해ים המלח, 혹은 싯딤 골짜기עמק השדים로 불린다. 싯딤 골짜기에는 역청חמר이 많아서 소돔과 고모라 왕이 거기 빠질 정도였다. 역청 구덩이는 영어로 slime pit 그러니까 더러운 것들의 구멍이라는 뜻인데, 아마도 자연 상태의 아스팔트를 가리킬 것이다. 요세푸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사해에 사용했던 이름이 아스팔티티스Asphaltitis 호수였다.
사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는 이론은 Syria-African Rift와 Plate Tectonics, 한마디로 판 구조론이다. 이스라엘은 터키와 시리아 국경에서부터 모잠비크까지 이어진 6000km에 달하는 대균열의 일부를 구성한다. 균열돼 양쪽으로 갈라져 세워진 벽은 가장 높은 곳이 2000m가 넘는다.
아마도 400만 년 전(이게 도대체 얼마나 오래 전인가?), 지각 활동의 결과로 균열된 이 땅 위에는 지중해의 물이 반복적으로 범람했다. 물은 현재 이스르엘 계곡이라 불리는 곳을 통해 바다와 연결된 소돔 석호 (Sedom Lagoon)를 형성했다. 리산('혀'를 뜻하는 아랍어) 반도에 의해서 2개의 분지가 분리됐다. 200만년 전, 소돔 석호와 지중해 사이의 땅은 바다가 더 이상 이 지역을 범람할 수 없을 정도로 융기했다. 그 결과 훌라 계곡에서 사해까지 320km 길이의 내륙 호수가 만들어졌다. 지각판의 이동으로 인해 계곡 바닥이 오르락내리락했으며, 가혹한 사막 기후로 인해 호수가 점진적으로 증발됐다. 7만년 전, 사해의 해발이 낮아졌다. 관걔로 퍼내는 물이 많아지고, 비가 오지 않으면서 리산 반도의 남부는 거의 다 말라버렸지만 이스라엘은 운하를 파서 남부 리조트 지역에 호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지식을 어디 쓸데가 있을까 했더니, 터키와 시리아에서 일어난 지진을 보고 깨달아지는 게 있다. 바로 이스라엘이 다음 순서라는 것이다. 이들은 공동 운명체다. 간밤의 비로 창문에 비가 들어와 있고, 지붕에서 물이 떨어져 있었다. 어쩌면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1927년 500명의 사망자를 낸 최악의 지진이 곧 100주년을 맞는다. 텔아비브의 고층건물들을 보며 아찔하다. 이스라엘은 여기 준비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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