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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brew Reading

다비드 그로스만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 개혁안에 반대하는 전국 데모가 14주차에 접어들어, 유월절 기간인데도 샤밧에 데모가 열렸다. 그런가 하면 유월절 기간인데도 테러가 일어났다. 영국에서 온 십대 자매가 살해됐다. 테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법이지만, 원래 이스라엘 정부는 유월절 기간 철통같은 안보 관리를 자랑했었다. 그 철통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우려가 크다.

 

한편 제3성전 건립을 표방하는 종교 유대인들은 성전 산, 현재 엘악사 컴파운드에서 희생 제사를 드리겠다며 염소인지 양인지 끌고 올라갔다가 무슬림들의 봉기를 촉발했다. 무함마드 선지자가 히라 동굴에서 천사 지브릴로부터 알라의 첫 계시를 받은 Qadr Night가 18일 밤부터다. 이후 10일간 이스라엘은 욤 하쇼와, 욤 하지카론, 욤 하아쯔마우트가 이어진다. 2021년 봄에는 이 문제로 가자 전쟁이 일어났는데 이번엔 레바논 국경까지 흉흉하다.  

 

하나님의 사람이 이런 세상에 살다보면 우울증에 걸릴 수밖에 없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중증이었다. "항상 기뻐하라!" 예수 믿는데 우울하면 안 되지 하면서 하이텐션으로 애쓰는 분들은 고생하지 말고 그냥 우울해 하시라. 세상을 외면하고 살지 않는 한,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되지 않는 이 세상은 당연히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이스라엘을 퍽 사랑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들의 삶이 지금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여긴다. 이들은 정말 많은 것을 잃어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팔레스틴도 그렇지만 그걸 테러로 회복하겠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니 나로서는 도울 길이 없다. 무튼 이번 데모에서 가장 마음 아픈 것이 미슈파하 슈훌라, 즉 유가족들의 항변이다. 내 자식이, 내 남편이 이런 나라를 위해 죽은 것이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나라'에 대한 다양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유가족들이 나라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운 일이다. 마음 아픈 데 대해 유대인은 "창자가 찌르르하다"חמרמרו מעי 고 표현하는데, 인체공학적으로 대단히 정교한 표현이다. 속상할 때 식음을 전폐하게 되고, 그러면 배가 아프지 않나. 

 

오늘날 예언자적 기능을 가진 직업이 남아 있다면 작가가 아닐까. 유대인은 특이할 정도로 소설가가 '남성'으로 집중되는데, 한국 문학에 쓸만한 남성 작가가 존재하지 않는 현상과 대비된다. 그로스만은 1987년 6월 '6일 전쟁' 2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 내용을 근간으로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노란 시간" 한마디로 웨스트뱅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임박한 재난 예고라는 것이었다. 인티파다가 일어나기 6개월 전이었다. 이후 이스라엘 현대사는 이 작가의 예언자성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또 결국 이 작품이 작가의 예언 행위였음이 드러나는데, 2006년 그의 아들 Uri 그로스만이 레바논 전쟁에서 사망했던 것이다. 당시 작가는 레바논 전쟁 철군을 주장하며 라빈 암살 추모식에서 '공허한 리더십'이라는 연설을 했었다.

그래서 이번 연설이 더욱 아프다. 작가의 우울함은 더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54년생이니 올해 69세가 되었다.      

 

ערב טוב לכל ההמונים. יותר ויותר אני פוגש אנשים, בעיקר צעירים, שאינם רוצים להמשיך לחיות כאן, שמה שקורה פה זר להם והופך אותם, בעל-כורחם, לזרים בארצם. ישראל - כפי שהיא היום - חדלה להיות להם בית. וכדי שלא לסבול מתחושת הזרות, הם מעבירים את עצמם למין גלות פנימית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 주로 젊은이들 가운데, 여기서 계속 살고 싶어하지 않고,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이 낯설게도 그들을 무력하게, 자기 고국에서 이방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들을 만납니다. 이스라엘은 오늘날, 더 이상 그들에게 집이 아닙니다. 이방인의 감각에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 그들은 스스로 일종의 '내부 유배지'('키부츠 갈루이오트, 하기라 프니미트'의 워드 플레이)로 옮겨갑니다.


זו תחושה שמובנת לי, אבל היא גם מכאיבה. כי הרי מדינת ישראל הוקמה כדי שיהיה מקום אחד בעולם שבו האדם היהודי, בו העם היהודי, ירגישו בבית. אבל אם ישראלים רבים כל כך מרגישים גולים בתוך ארצם, ברור שמשהו הולך ומשתבש

제게 이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고통스러운 감정입니다. 이스라엘 국가가 세워진 것은, 그 속에서 유대 사람이, 유대 민족이집처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세상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들의 나라 속에서 유배자처럼 느낀다면 뭔가 엉망이 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נדמה לי שרבים מאוד מרגישים כך. אנשי מרכז ושמאל וגם אנשי ימין, יהודים, ערבים, חילונים, מאמינים. אלו שהובסו בבחירות ואפילו אלה שניצחו. אלה שצהלות הניצחון שלהם לא מצליחים להסתיר איזה חלחול דק של בהלה כשהם רואים את מחירו האמיתי של הניצחון שלהם ובעיקר כשהם מתחילים לראות נכוחה את פניהם של השותפים לניצחונם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중도 및 좌파와 우파, 유대인, 아랍인, 세속인, 종교인. 선거에서 대패한 사람들은 물론 심지어 이긴 사람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의 승리의 기쁨은 그 승리의 진정한 대가를 직면했을 때 패닉의 얇은 침투를 숨길 수가 없는데, 특히 그 승리의 협력자들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했을 때 그렇습니다.


בשנתה ה-75 ישראל נמצאת במאבק גורלי על צביונה. על פניה של הדמוקרטיה שלה, על מעמדו של שלטון החוק, על זכויות האדם, על חופש היצירה וחופש האמנות. על השידור הציבורי החופשי

건국 75년 만에 이스라엘은 자신의 형상을 위한, 자신의 민주주의 정체성을 위한, 법치의 지위를 위한, 인권을 위한, 창조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위한. 그리고 자유로운 공영 방송을 위한 운명적인 투쟁에 처했습니다. 

 

המאבק שלנו כאן הוא מאבק בחוקים שנועדו למסד גזענות ואפליה, להשפיל מיעוטים. מאבק בפוליטיקאים צינים, חלקם מושחתים, הנחושים להגדיר מחדש את הצדק באופן חד צדדי, אנטי-דמוקרטי, במחטף

여기서 우리의 싸움은 인종주의와  차별을 제도화하고 소수자를 모욕할 의도인 법들에 항거하는 것입니다. 냉소적인 정치가들과의 싸움으로, 그들의 부패한 일부는 핑계삼아 일방적이고 반민주적인 방식으로 정의를 새롭게 규정하겠다 고집합니다.

 

חברות, חברים, אני יודע - זה לא קל לצאת מהבית ולהפגין שבוע אחרי שבוע ואז להיתקע בפקקים לפעמים במשך שעות. אבל אנחנו עושים ועושות כאן מעשה של התעוררות גדולה, של תחילת החזרה מן הגלות, בעיקר זו הפנימית המשתקת, אל הבית

친구 여러분, 압니다. 샤밧마다 집에서 나와 데모를 벌이고,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몇 시간 동안 교통 체증에 갇히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요.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서 하는 것은 대각성의 행위이자, 유배지로부터 귀환 시작의 행위로서, 특히 이것은 마비된 내면이 집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ויש כאן בקהל העצום והמגוון הזה כאלה שזכויות הלהט"בים ומצב החינוך וגם מצב הכיבוש בוערים בלבם ומדירים שינה מעיניהם. כמוני. יש כאן ברחובות נציגים של הרבה מאוד גופים וארגונים שביום יום אינם עוסקים כלל במחאה. אבל הם באו. יש פה גם, כמו בהפגנות הקודמות, אנשי ימין מושבעים

그리고 여기 이 거대하고 다양한 청중 속에는 LGBT 권리, 교육의 상황, 점령의 상황이 자기 마음을 뜨겁게 달구고 잠을 설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처럼요. 여기 거리마다 평상시에는 전혀 시위와 상관없는 기관과 단체의 대표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왔습니다. 이전 시위에서처럼 여기에도 별난 우파들이 있습니다.

 

וכל אלה, כל אלה, כל המגוון העצום הזה של פעילות ציבורית, מוכנים היום להשעות לזמן מה את סדר היום שלהם כדי להתאגד סביב הדבר החשוב הקריטי, החירומי יותר מכל. ואנחנו עושים זאת כי מאחורי התוכנית החד-צדדית והדורסנית של הרפורמה המשטרית אנחנו רואים בית בוער. ממש כך. בית בוער

그리고 이 모든 이들, 이 모든 이들, 대중 활동의 이 모든 엄청난 다양한 이들은,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며 긴급한 일 중심으로 연합하기 위해, 자신들의 일상을 잠시 동안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것을 하는 이유는, 일방적이고 포식자적인 사법 개혁의 너머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불타는 집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그것입니다. 불타는 집.


ואנחנו מבינים גם שאם מעמד שלטון החוק ייפגע באופן אנוש יתפוררו בהדרגה גם כל המאבקים החשובים האחרים ובגלל כל הדברים האלה אני מסרב להיות גולה בארצי. ונדמה לי שגם אתם כך, לולא כן לא היינו פה. מסרבים להיות פסיביים, מסרבים להיות אדישים, מסרבים להיות גולים בארצנו

그리고 우리는 또한 이해하는 것은, 법치의 지위가 치명적으로 해를 입는다면 모든 다른 중요한 투쟁들도 점차 무너진다는 것이며, 바로 이 모든 것들 때문에 저는 내 나라에서 유배자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인 같은데, 그게 아니라면 여기 없었겠지요. 우리는 수동적이기를 거부하고, 무관심하기를 거부하고, 우리의 나라에서 유배자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עכשיו זה הזמן, חברות וחברים, הזמן השחור, עכשיו זה הרגע לקום ולזעוק: הארץ הזאת בנפשנו היא. מה שקורה בה היום יקבע מי היא תהיה ומי אנו וילדינו נהיה. כי אם מדינת ישראל תהיה כל כך שונה ורחוקה מן התקוה והחזון שיצרו אותה, היא חלילה, במובן מסוים אבל מחריד, לא תהיה. כי אם אנחנו רוצים שישראל תמשיך להיות, אסור לה להתרחק מהתקווה והחזון שיצרו אותה. חברים, אתם התקווה, אתם החזון, אתם הסיכוי

지금이 그때입니다, 친구 여러분, 검은 시간, 지금이 일어서서 외칠 순간입니다. 바로 이 땅이 우리 생명 속에 있는 것입니다. 오늘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 땅이 어떻게 될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될지 결정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국가가 그것을 창조한 희망과 비전으로부터 너무 다르고 멀어졌다면 하나님이 보우하사, 확실하되 끔찍한 뜻에서 결코 그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스라엘이 계속 존재하기를 바란다면, 그것을 창조한 희망과 비전으로부터 멀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친구 여러분, 여러분이 희망이고, 여러분이 비전이며, 여러분이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