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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식품의 빨간 스티커

 

이스라엘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가공 초콜렛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물론 어린이만 희생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중독된 사람이 커서도 계속 소비하기 마련이다. 저걸 돈까지 들여서 먹으라고 사주는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저기에 어마어마한 설탕이 들어 있다는 걸, 그리고 그렇게 많은 설탕에 일찍부터 맛을 들이면 각종 질병을 예약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자본주의 끝판왕인 이스라엘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래도 정치가 돌아간다는 걸 느끼는 게 저 빨간 스티커 덕분이다.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 있다는 표시만 보아도 소비자는 멈칫 하게 된다. 사 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으로도 좋은 장치다. 그런데 이번 정부가 저 스티커를 폐지하려고 한다. 

 

이스라엘 정부가 좌파인지 우파인지 그래서 사법부를 이러려는지 저러려는지는 나같은 외국인은 간섭할 수 없는 문제다. 일단 투표권이 없기도 하고. 하지만 잘나가던 경제를 주저앉히고 번번히 뻘짓을 하고 있는 정부가 이제 공중 보건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까지 없애려는 데는 허참. 

 

이번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가당 음료, 즉 설탕이 잔뜩 들어가는 음료에 부과되던 세금을 취소한 장본인들이다. 그런 설탕 음료를 주로 소비하는 게 하레딤 등 대가족인데 부담이 많이 된다는 것이다. 경제부 장관으로 본인이 억만장자 사업가 출신인 니르 바르카트는 수입 물자 개방을 주장하며 규제를 없애고 문을 활짝 열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콜라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그걸 내릴 방법을 친히 연구하시는 중이다.

 

 

 

이스라엘 콜라 가격

이스라엘 경제부 장관 니르 바르카트가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을 비판했다. 그럴 수도 있지 하기에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코카콜라는 최근 맥주(코카콜라가 맥주도 만드나?)를 비롯한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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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모든 제품이 유럽보다 비싸다. 유럽과 똑같은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렇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되던 문제인데 서민들 생활에 도움이 될 생필품 가격에는 무심하면서 콜라나 초콜릿이 얼마나 절박하게 중요해서 더 팔지 못해 안달일까.

스티커를 폐지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재미나다. 유럽 국가는 이런 스티커를 표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현지 제조업체만 법에 따라 스티커를 부착한다. 이스라엘 생산자가 수입업자보다 부담이 큰 것이다. 이들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 스티커를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공중보건 차원에서 수입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나. 

 

니르 바르카트 장관의 모토는 "유럽에 좋은 것이 우리에게도 좋은 것"이란다. 제품의 영양가에 대한 평균 점수를 부여하는 유럽식 방법으로 스티커를 '대체'하겠단다.

 

다행히 보건부가 스티커 폐지에 반대를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스라엘의 당뇨병은 역병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신체 절단률 세계 1위인 나라다. 어린이 당뇨병 발병률도 이미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까르푸가 들어와서 이스라엘 유통업계가 각성할 줄 알았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수입업자들 편의를 봐주기 위해 그나마 괜찮던 정책이 폐지될 참이다.

 

내가 콜라를 처음 마신 건 25살이 되서였다. 우리집은 항상 보리차를 끓였는데, 물 끓고 나면 불 끄는 게 내 역할이었다. 가스불 위에 뭐가 남아 있는지 노이로제가 생긴 원인이다. 그래도 콜라를 물처럼 마셔대는 이스라엘 어린이들보다 나은 유년시절이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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