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전략가들이 엄청난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IDF의 실패를 분석해 자국의 안보 전략을 보완하려는 나라들은 이 전쟁을 들여다보고 있어야 맞다.
11억 달러 이상을 들여 3년 넘게 건설한 가자 국경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베니 간츠는 이 장벽의 완공식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다. 하마스는 불도저를 사용해 이것을 밀어내고 지프와 오토바이를 타고 벌어진 구멍을 통해 곧바로 달렸다. 패러글라이더와 보트도 동원됐다. 엄청난 로켓 공습을 받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지하 마마드에 들어간 후였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안보 세 기둥
세계 최강의 군대라는 IDF는 사실 방어 조치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안보 개념은 세 기둥: 억제, 조기 경보, 결정적인 전투에서 승리이다(히브리어로 הרתעה התרעה והכרעה). 하르타아 하트라아 하흐라아, 발음부터 헷갈리지만 그러하다. 1967년 엄청난 6일 전쟁의 승리를 토대로 마련된 개념이다. 적의 도발 계획조차 억제할 만큼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억제력이 약화되는 시점을 감지할 정보망을 구축하며, 충돌을 피하는 것이 더 낫다는 설득이 안 통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속하고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억지력을 위해 고안된 전략이 장벽이다. 1973년 수에즈 운하 동쪽 바르레브 벙커는 난공불락의 요새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집트 군은 너무 쉽게 이를 무너뜨렸고 억지력을 위한 전략은 재앙이 되었다. IDF는 적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적과 싸울 만큼 충분한 병력을 모으는 대신 전초 기지에 포위된 군대를 구출해야 했고, 이는 필요한 작전 자원을 초반에 소모하는 결과를 낳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016년 2월 이스라엘 국가에 펜스가 쳐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2002년 3월 파크 호텔 자살 폭탄 테러 이후 이스라엘은 방어막 구축 작전(Operation Defensive Shield)을 시작한다. 웨스트뱅크와 이스라엘을 분리하는 보안 장벽을 구축한 것이다. 이스라엘-가자 국경에도 펜스가 세워졌다. 이집트와 국경인 245마일 울타리에 16억 셰켈을 지출했는데, 아프리카 난민을 통제하고 결정적으로 시나이 반도에 기반을 둔 테러 단체에 대한 보루 역할을 했다.
2011년 시리아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기존의 펜스를 무너뜨리자 마지드 알 샴스 남쪽으로 8미터 높이의 장벽을 건설했다.
2016년 에일랏에서 팀나까지 요르단과 국경에 펜스를 건설했다.
억지력을 위한 장벽은 이스라엘 시민들이 모두 그 뒤로 물러날 때 의미를 갖는다. 2005년 아리엘 샤론 총리는 가자 지구와 웨스트뱅크 북부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을 철수시켰다. 일부 지역에서 이들을 강제 소개시키느라 IDF를 소모해야 했다.
하지만 장벽은 그 뒤에 숨은 이스라엘 군대와 정치인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국경을 방어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정신적 장벽이 선 것이다. 2006년 이미 길라드 샬리트가 납치될 때, 장벽에 갇히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가 되었다. 하마스가 국경 펜스 밑으로 터널을 파고 넘어와 IDF의 전초기지와 탱크를 공격했는데, 이스라엘 군인들은 전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단순히 장벽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안전을 자신하고 잠들어 있었다. 가자 국경에서 충돌이 일어나도 이스라엘 군은 장벽을 넘어 테러리스트를 추적하려면 특별 허가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 도발자들을 추적해 응징하는 속도가 느렸다.
네 번째 기둥, 방어
이스라엘이 장벽을 두르자 적들은 논리적인 대응을 했다. 장벽을 넘어 날아갈 로켓과 미사일 개발을 강화한 것이다.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동안 헤즈볼라는 카츄샤 로켓 발사에 성공한다. 2007년 안보 전략의 네 번째 기둥 '방어הגנה'가 제시되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의 추천으로 단거리 로켓에 대한 이스라엘의 솔루션 아이언돔을 승인한다.
아이언돔 배치 이전인 2008년 12월 Operation Cast Lead에서 IDF의 지상군 전술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2011년 아이언돔이 배치된 후, 2012년 Operation Pillar of Defense에서 IDF는 전적으로 원거리 화력에만 의존했다. 2014년 Operation Protection Edge에서 제한된 지상군 투입이 있었지만 하마스의 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방어 노력의 일부였고 하마스를 물리치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 최근의 라운드에도 지상군 전술은 없었다.
IDF가 지상군 전술에서 벗어나 정밀 타격에 의존해 온 이유는 당연히 IDF 군인들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2006년 이후 긴급히 지상군 전술 능력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에도, 아이언돔의 성공에 의지해 이 과제에 대한 추진력을 상실했던 것이다. 많은 IDF 장교들은 아이언돔 시스템이 전통적인 IDF의 공격적인 전쟁 개념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믿는다. 미사일 방어는 이스라엘의 억지력 또한 손상시키는데, 엄청난 자금을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직전 프랑스군과 독일군의 입장을 재현한다(전쟁의 역사를 가르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IDF 전략가들은 독일의 공세를 막기 위해 1930년대 프랑스가 건설한 최첨단 마지노선이 프랑스 국방예산의 6%를 소비했고, 탱크와 비행기 같은 공격 장비 구비에 필요한 자금을 소모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군 안보 전략의 핵심 구성 요소가 장벽이 되자 안보의 환상이 조성됐고, 1940년 독일 기갑 부대는 드문드문 있는 요새 사이로 아르덴 숲을 단번에 통과했다. 프랑스의 항복은 46일 만이었다.
아이언돔과 하이테크 펜스의 기술적 마법이 벙커를 제공한다는 환상 속에서 이스라엘은 가자 문제가 악화되도록 허용했다. 하마스 로켓의 사거리와 정확도는 꾸준히 개선됐다. 2012년 예루살렘과 텔아비브가 공격을 받았고, 2014년 하이파까지 이르면서 이스라엘 국제공항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 몇 시간 동안이지만 이스라엘이 전 세계로부터 차단된 순간이었다.
일시적으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전술적 방어 메커니즘이 그 자체로 하나의 전략이 돼 버린 경우다. 2023년 10월 7일 같은 유형의 하마스 공격을 IDF 고위 장교들은 꾸준히 경고해 왔다.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이스라엘 펜스를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전략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영토 깊숙히 침투할 필요도 없이 단지 펜스만 넘어 공격과 납치를 감행하면 된다는 것을 하마스가 알고 있다는 것을 IDF가 알고 있었는데도, 그 시도를 막을 방법은 연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펜스를 넘지 않는 동안 적은 전략적으로 더 강해졌다. 적이 펜스를 중심으로 전략을 펼치는데, 이스라엘은 소수 병력으로 이 펜스를 지키고 있다는 지적이 2019년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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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게브 키부츠에 살거나 메시밧 테바에 참석한 가족을 잃었다면 이런 기사를 읽고 제정신일 수 없을 것 같다. 키부츠 노래 중에 גנן גידל דגן בגן이 있다. 비슷한 자음이라 발음하기 어려운 구문인데 '경찰청 창살 쇠창살 ' 같은 효과다. 농부가 정원에서 곡식을 키운다는 뜻인데 키우는 대상을 바꿔 넣으며 자신들의 성장 동력을 자랑한다. 좌파 신문 하아레츠의 카투니스트 아모스 비데르만이 네탄야후 총리가 하마스를 물 주어 키우는 이미지를 그렸다.
Amos Biderman, HaAre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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