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일이나 됐구나. 샤밧을 앞둔 욤 쉬쉬, 유독 분주하다. 지인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해 있다. 재활 병동이다. 남은 생을 장애인으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당분간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살아온 것만도 기적이므로. 원래 유대교에서는 아픈 사람을 병문안 하는 게 샤밧의 계명이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이 찾았다. 이곳 사람들은 인사치레를 중시하지 않아서인지 굳이 뭘 사들고 오지는 않는다. 병문안 자체가 좋은 선물이니까. 나는 동방예의지국 출신이라 쿠키를 사갔다. 끼니로 먹을 건 병원에서 나오니까, 간식에 해당하는 걸 품질 좋고 비싸고 맛도 상당한 걸로 먹이고 싶었다. 그동안 입에 들어가는 걸 의의로 삼는 것들만 먹었을 테니. 한 병실에 환자 네 명이 있는데 아프다고는 해도 장정들이라 그런지 쿠키 5상자를 몇 분 만에 끝내 버린다. 어머니들이 깜짝 놀라며 쿠키를 구워 와야겠단다. 아닐걸요. 요즘 이스라엘 제과 분야는 엄마의 손맛과 경쟁이 안 된다.
전 국민의 40%가 PTSD를 겪고 있는 나라에서 동물들이 각광받고 있다. 옆집 청소년이 토끼를 키우겠다고 데려왔다. 내가 좋아할 것 같아서 특별히 협조를 부탁한단다. 내가 토끼를 왜? 유럽에서 자웅동체인 토끼가 부활절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건 토속 문화지 내가 믿는 기독교 문화는 아닌데. 성경에서 토끼로 이해되는 단어 샤판שפן은 먹어서는 안 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유대교에서 당연히 부정적이다. 고대 사회에서 먹지도 못하는 동물을 왜 키우겠나. 슬랭으로는 샤판이 겁쟁이다. 동사 형태 השתפן도 있다. You chickened out, 하면 안 좋아하는 것처럼 השתפנת? 하면 다들 질색이다. 성경의 동식물 명칭은 현대에 상당히 변화되는데 지금은 샤판이 hyrax고, 토끼류에는 아르나브ארנב라는 단어가 따로 있다. 쥐, 아흐바르עכבר와 비슷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근데 깡총깡총이 무색하게 여기 토끼들은 움직이질 않는다. 인간과 눈 마주치는 것도 안 무서워하는 듯.
네덜란드 인권단체가 재미난 일을 벌였다. 네덜란드 Woensdrecht 창고에 보관돼 있는 F-35 전투기 부품의 이스라엘로 이전을 중단하라고 헤이그 지방법정에 제기한 것이다. 이 부품을 인도하게 되면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에 네덜란드가 연루되게 된다는 주장이다. 법정의 결정은 더 재미나다. 전투기가 심각한 전쟁법 위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는 국가의 경제적 이익과 외교적 명성보다 중요하지 않단다. 미국은 이 부품을 다른 나라를 통해 이스라엘로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네덜란드로부터 이전을 금지해도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Woensdrecht에 네덜란드 공군기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IDF 군인 3명이 또 전사했다. 지상전 이후 사상자는 118명이다. 가자에서는 10월 7일 살해되어 시신으로 납치됐던 군인 두 명과 민간인 한 명의 시신 3구가 돌아왔다.
14:00 어젯밤 9시 이래로 조용했는데, 북쪽 국경에 공습 경보다. 헤즈볼라에 대한 UNIFIL의 경고가 충분치 않으면 이스라엘이 나서겠다고 베니 간츠가 말했다. US 국방부장관이 이스라엘 북부 국경이 정리돼야 하지만 일단 외교적인 방법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을 막느라 골머리 중이다. 설리반 안보 보좌관이 홍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월 7일 미국인 38명이 살해됐고 8명은 여전히 인질로 잡혀 있다. 미국이 드디어 하마스 신와르에 대한 경고를 선포했다. a dead man walking이란다.
15:00 텔 하이와 키리얏 슈모네에 공습 경보가 이어진다.
16:00 오테프에도 공습 경보가 시작됐다.
17:00 1번 고속도로를 따라 벧쉐메쉬부터 예루살렘까지 공습 경보다. 가자에 장거리 미사일이 아직도 남아 있다니. 라마라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공습 경보를 듣고 환호했다나 보다. 글쎄.
이분들 만남 때문인 거 같은데. 설리번이 하마스 전쟁 이후 누가 가자 지구를 통치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PA가 개편되고 활성화되어야 하며, 통치 방법과 팔레스타인 국민을 대표하는 방식이 업데이트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면 압바스를 시작으로 PA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노력이 필요할 테고,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국민의 몫이란다. 외교적 수사 끝내준다. 현재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뜻 아닌가.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 안보 보좌관은 이렇게 말하는구나. PA는 요즘 꿈에 부풀었는지 구체적인 숫자까지 내세우며 가자 지구를 접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거 가자 지구에 주둔했던 PA 경찰 15,000명 중 최소 3,500명을 재활성화 함으로써 가자의 안보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단다.
바이든 행정부가 PA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하마스가 10월 7일 이후 폭력과 봉기를 선동하기 위해 그토록 난리를 치는데도 PA 보안군이 웨스트뱅크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스라엘 심장에서 테러를 활성화하려는 하마스의 노력이 좌절되긴 했다. 제닌의 상황이야 그 전부터 이어진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미국은 예루살렘에서 안보 조정관 마이크 펜젤 장군을 통해 PA 보안군의 훈련을 도와 왔었다. 터널에서 쥐에 빙의한 채 버티고 있는 하마스 입장에서 참, 화는 나겠다. 그렇다고 거룩한 엘악사 있는 곳에 미사일을 쏘아서 맞으면 어떻게 될까?
미국 코메디언 마이클 라파포트가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가 SNL의 이스라엘 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SNL에서 커버한 같은 이슈보다 훨씬 나은 것 같은데.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후티 반군의 위협이 통하고 있다. 어제 독일 회사 Hapag-Lloyd 소유 화물선 Al Jasrah호가 공격을 받은 게 컸나 보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Maersk가 홍해를 통과하는 선박 통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덴마크에서는 이스라엘 사람과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하마스 테러가 적발되어 4명이 체포됐단다. 덴마크도 참. Loyal to Familia라는 갱단이 문제인가 보다. LTF 비슷한 후드 멋있다고 한국에서 유행인 것 같던데.
20:10 IDF 대변인은 셰자이야 전투에서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하고 사살했다고 인정했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전투 지역에서 어떻게 인질들이 IDF와 대면하게 됐는지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비극이다.
귀신같은 이스라엘 은행이 달러를 사들여 셰케 하락세를 저지하고 있다. 그래봤자 이스라엘 경제가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수많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무식해서인지 소신이 있어서인지 정부 예산을 확 늘렸다. 긴급한 전쟁에 도움도 안 되는 하레딤과 종교인의 활동 자금이다. 유대교의 유산을 촉진하는 부서 예산으로 1억 셰켈이 배정됐다. 길거리에 성경 구절 많이 새겨지고 유다이카 많아지고 우파 인사들 기념물 서겠지. 이게 전쟁중에 할 짓인가. 정치인들은 이런 예산안의 잘못이야 알고 있지만 여기 반대표를 던졌다가는 정치 생명이 끝날 거란다. 부끄러움도 모르는 꾼들이다. 노동자가 없어 수확도 하지 못하고 있던 농촌에는 태국 노동자들 대신 말라위 사람들이 도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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