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3명이 IDF 총격에 사망했다. 하루종일 이 사건을 다루는 뉴스들이 조금씩 더해지는 진상과 함께 소개됐다. 점입가경이 이럴 때 쓰는 표현인가. 더 깊이 많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치고, 원통하고, 참담한 비극이다. 희생자들의 이름은 요탐 하임, 알론 샴리즈, 사메르 탈랄카다. 모두 10월 7일 오테프 가자에서 납치됐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골라니 부대의 참사를 야기한 치열한 전장 셰자이야였다. 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시가전, 민간 복장을 하고 있는 테러리스트와의 교전, 자살 폭탄에 대한 위협 등 IDF 군인들의 도전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상전 이후 120명에 가까운 전사자 가운데 상당수가 아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군인들의 훈련이 덜 됐다고 할 수도 있고, 공포와 충격을 통제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찰나의 결정이 생명을 앗아가는 전장의 잔인한 현장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하지만 희생자들은 IDF가 자신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옷 안에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다는 걸 보이기 위해 셔츠도 입지 않았고, 분명한 사인으로 흰 천을 들고 있었다.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일부러 이들을 내보낸 건지, 이들을 버린 건지는 모른다. 그들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떠난 건물에서 나와 IDF를 만나면 구출되리라 믿고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 왜 그런 이들에게 총을 쏘았는가.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 이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모든 나라 군대가 그렇지만, 이스라엘 군대는 더더욱 그러하다. 왜 무기의 정결함이 깨지고 있는가. 납치되고 나서 70일을 버텼는데, 마지막 순간 다름아닌 아군의 총에 사망했다니, 이들의 가족이 아닌데도 미쳐버릴 것 같다.
IDF를 비판하는 게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맞다. 적어도 IDF는 사건을 둘러싼 결과를 신속히 희생자 가족들에게 알렸고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했다. 진상 조사에도 재빨리 착수했다. IDF 군인들만큼 납치자들을 간절히 구출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없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도 사실이다. 무슨 이유인지, IDF가 전에 알려진 것과 같은 조직이 아닌 것 같다. 이들 속에 있어야 할 도덕성이 치열한 전투를 거듭하면 저절로 떠오를까? 적국의 민간인을 살리기 위해 손을 내밀다 그들의 자살 폭탄에 희생됐던 게 IDF의 떳떳함이다. 그게 전 세계 여론이 전쟁 범죄를 운운해도 흔들리지 않는 IDF에 대한 믿음이다.
군 참모총장 할레비가 모든 책임은 자신의 것이며, IDF는 전투에 최선을 다하겠단다. 책임을 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간절히 하누카의 기적을 바랐다. 만약 이 세 인질이 살아 돌아왔다면 전세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다. 기적은 준비된 기회의 결과이다. IDF도, 이스라엘도 준비되지 않았다.
이 와중에 체질이 정치질인 네탄야후 총리는 카메리 알레르기인가 보다. 남의 고통에 도무지 교감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리쿠드 당의 여성 의원이 네탄야후를 "국가의 아버지"라는 낯뜨거운 수사로 치하했다. 끼리끼리, 유유상종이 히브리어에도 있다. מצא מין את מינו다.
납치자 가족들은 성명을 내놓았다. 전투에만 의지해서는 인질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협상을 재개하도록 요구했다. 네탄야후 총리는 납치자 가족들의 말을 "지나치게" 들어줬다고 일갈한 바 있다. 납치자 가족들은 미국의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고 와서, 왜 이스라엘 총리 만나는 게 미국 대통령 만나는 것보다 어렵냐고 한탄한다.
10월 7일 음악 축제에서 납치된 인바르 하이만(27)이 살해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마스가 마지막까지 풀어주지 않으려 했던 여성들이 결국 죽음으로 드러나는 현실이 무섭다. 시신은 여전히 가자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사망의 정황은 밝혀지지 않았다. 납치자 가족들은 그들이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에게 새로운 협상을 제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 사바 가문이 다스리는 쿠웨이트에서 86세의 에미르가 사망했다. 최근 3년 동안 의회와 대립하며 내각이 수시로 붕괴하던 끝이다. 왕세자가 83세라 MBS처럼 야망있는 젊은이가 치고 나올 일은 없지 싶다.
밤 10시가 넘었는데 오테프 아자에 공습이다. 전투가 아직도 진행중인가 보다.
노바 페스티벌의 참사에 대한 212건의 증언을 바탕으로 다큐가 제작됐다. Ynet 웹사이트에서 1월 13일까지 공개한다. 5분도 못 보고 껐다. 너무 끔찍하다.
이브리 리데르는 이스라엘의 수퍼스타급 가수다. 납득이 어려웠다. 내 귀에는 그냥 병약한 노래던데.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고, 이 시편의 민족은 노래를 불러야 전쟁을 이길 수 있을 것처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 때문에 알게 됐다. 말을 이을 수 없을 때 노래를 하게 된다는 걸. 이브리 리데르의 노래가 꺼져가는 마음을 간신히 붙들어준다는 걸. 10월 7일 사망한 싸기 골란의 장례식에서 이브리 리데르가 이 곡을 직접 불렀다. 자히티 레에호브, 사랑하기에 충분했었다. 짧은 생을 마감하는 이들의 마지막 고백 같은 노래다.
그리고 태양이 하늘에서 지워질 때 내 심장이 갈색 눈을 통해 흘러내리면 나를 가까이 원하는 손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내가 사랑하기에 충분했었다는 걸 알아.
그리고 바람이 오후 들어 작은 가지들을 흩날리며 그 순간이 좋아 나를 가까이 원하는 눈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내가 사랑하기에 충분했었다는 걸 알아.
그리고 태양이 물 위로 떠오를 때 또 다른 우울한 하루가 시작되고 왜 그런지 이유가 없으면 나를 가까이 원하는 입술이 있다는 걸 기억해 내가 사랑하기에 충분했었다는 걸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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