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도, 나사렛도, 예루살렘 올드시티 기독교 쿼터도 성탄절 장식과 축제를 취소했다. 가자의 고난받는 사람들 때문이란다. 뭐 납득은 간다. 웃고 떠들 기분이 아니니까. 하지만 유대교가 하누카를 취소하거나, 이슬람이 에이드 알 아드하를 취소한 적이 있나? 전쟁을 하다가도 무기를 내려놓고 그 명절을 지키지 않나? 왜 예수님을 위한 날은 인간의 감정 때문에 취소해야 하지? 예수를 내치는 일은 이 세상사에서 여전히 선택가능한 옵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포기하고 다른 두 종교가 외면한 이스라엘 성탄절은 올해 이런 분위기다. 러시아에서 노비 고드(실베스타 데이 다음날의 새해)를 지키던 사람들 때문이다. 추레하나마 장식물을 판매중인 러시아 사람들 가게에 가서 한참 살펴보았다. 원래도 이런 데 돈 쓰는 캐릭터가 아니긴 하지만, 돈 쓸 의욕이 안 나는 품질이다. 저 두 사람은 데드 모로스(서리 할아버지)와 손녀딸 스네구로치카(눈 아가씨)다. 내가 사는 도시는 러시아 출신들이 많아서 노비 고드 연극도 한다. 제법 완성도가 높아서 볼 만하다. 조그만 트리를 샀다. 거실에 트리를 장식하고 있는데, 다들 지나가다 말고 쭈뼛거린다. 그걸 거기 둘 거야? 어! 하누키야도 여기 두잖아. 그래도 그건 좀. 나무가 뭐 어쨌다고!
알다시피 Jesus는 영어고, 원래 유대인인 이분의 이름은 당연히 히브리어다. יהושעה 예호슈아, 야웨가 구원하신다는 뜻이다. 구약에서 여호수아가 이 이름이다. 그런데 유대인은 이 이름을 굳이 헬라어로 발음하고, 게다가 약어로 표기한다. יש''ו=ימח שמו וזכרו 그의 이름과 기억이 지워지기를. 야웨 하나님이 유다 백성에게 약속하신 언약 중 하나가 그 이름이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장은 유대교에서 그 자체로 저주문이다. 이 저주를 받는 대표적인 인사가 에스더서에 나오는 아각 사람 하만이다. 하나님 백성인 유대인에게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저주로 통한다. 그런데 이걸 Jesus the Christ의 히브리어로 채택한 것이다.
나사렛 예수의 역사적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많다. 고고학, 다시 말해 검증 가능한 과학의 형태로 예수를 증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에게 남아 있는 이 뿌리 깊은 강렬한 거부감이야말로 역사적 예수에 대한 강력한 증거다. 유대인은 그분을 싫어하긴 해도 존재를 의심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성지라고 불리는 이 땅에서 기독교는 예수의 신성을 자진해서 다운그레이드했고 오늘날에는 그냥 산타와 동급 같다. 성탄의 장식으로 분위기 띄우는 데 좋지만 없어도 그닥 무리가 없는. 로마서 10장을 기록한 바울의 마음을 떠올렸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Call upon the name of the Lord and be saved.
13:00 트리를 보고 있는데 공습 알람이 울렸다. 쉘터로 뛰어가는데 방해되지 않게 한쪽으로 치워야겠구나. 텔아비브에서 쉐펠라까지 이 나라 인구 25퍼센트가 쉘터로 들어갔다.
13:30 북쪽 국경으로는 드론 공격이 있었다.
IDF가 칸유니스, 하마스 지도부가 도피해 있는 지역을 공격해서 압박하려는 모양이다. 신와르는 협상도 없다 하고, 이스라엘 인질들과 1년이든 몇 년이든 버틸 작정이라나 보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후티 반군이 장악한 홍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동맹국을 모았단다.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셀, 스페인이다. UN에 이 문제를 상정한다는데,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이스라엘 뉴스에 잘 안 나오는데, 웨스트뱅크 치안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미국과 EU가 연속 경고하고 있고, 미국과 영국에 이어 프랑스도, 웨스트뱅크 정착민들에 대한 제재를 선언했다. 어떻게 제재를 한다는 건지는 모르겠다.
이스라엘 내각에서는 벤그비르와 미리 레게브가 라마트칼을 공격했고, 이에 대해 라마트칼이 협박하지 말라며 반발했다. 전쟁 시기에 내각에 앉아서 🍆 🍆 한다. IDF 규정을 어기고 웨스트뱅크 모스크에 들어가 쉐마 이스라엘을 선포한 종교인 군인들 처벌 문제다. 군인의 처벌 문제를 내각이 왈가왈부야 할 수도 있지만, 내각이 책임진다고 나서는 건 무슨 근본 없는 월권인가. 그보다 내각이 전쟁을 수행중인 군참모총장을 허구헌날 불러다 입씨름을 하는 게 옳은가. 전쟁이라 저런 수준낮은 논쟁이 뉴스에 안 나오니 그나마 다행이다. 우열에 집착하는 열등감 많은 인간에게 권력이 쥐어지면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목격된다. 이스라엘 심리학계는 저런 좋은 샘플이 있는데 왜 연구가 더딘지 모르겠다. 네탄야후 총리는 애지중지 키워낸 벤그비르가 얼마나 기특할까.
미국은 참.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알렉 볼드윈에게 이스라엘을 비난해 달라고 하고 이를 거부하자 그를 둘러싸고 위협했다. 표현의 자유 대단하다. 휴머니즘에 회의가 든다. 저분들은 이 상황의 모순이 안 느껴지는 건가.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들이 동성 커플을 축복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승인했단다. 대신 결혼 예식에서는 안 된단다. 아니 전화로 축복하라는 건가? 뭐가 달라진 거지? 아무튼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는 이것이 교회를 더 포용적으로 만드는 급진적 변화란다. 바티칸은 2021년 하나님은 죄를 축복하실 수 없기 때문에 교회는 동성의 결합을 축복할 수 없다고 해서 큰 논란을 일으켰었다. 그걸 해명하는 데 2년 걸린 거다. 궁극적으로 축복은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높이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에, 성령의 씨앗으로서 권장돼야 한단다. 제도화된 종교 기관이 신조와 관련된 걸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블룸버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을 발표했다.
1위는 아부다비의 통치자 Al Nahyan family다. 맨체스터시티 구단이 괜히 잘하는 게 아니구나.
2위는 월마트 상속자 Walton family다. 원래 1위였는데 떨어졌다.
3위는 Hermes family, 비싼 백 만드는 그 집이다.
4위는 Mars family, 초코바, 사탕, 검 팔아서 이렇게 부자가 되다니. 치과업계와 공조한 건가. 논란 많은 이유가 있다.
5위는 Al Thani family, 카타르 에미르 집안이다.
6위는 Koch family다. 코헨, 제사장 집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탄야후와 그 정부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잃고 있다며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선언한 지 일주일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텍스트로 가자 지구 휴전안 투표에 다시 착수했다.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이 생존에 필수적인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하마스에게 즉시 인질을 석방하도록 요구해서 미국이 절대로 비토하지 못하게 만들 거란다. 오늘 (화요일) 표결할 예정이었는데, 미뤄진 모양이다. 노르웨이에서 이스라엘과 카타르가 만나 인질 석방을 위한 임시 휴전을 논의중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담담히 보내다가도, 또 어느 날은 한없이 눈물을 쏟곤 한다. 눈과 심장이 멀리 있는 것 같은 눈물이다. 울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것이다. 그렇게 울고난 날은 가슴이 뻐근하다. 무심코 의사 친구한테 그 말을 했는데, 심장 전문의한테 가서 ECMO를 찍으라고 성화다. 가슴이 아프다는 걸 히브리어도 영어처럼 heartbroken이라고 한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을 연결하는 혈관이 파열하기도 한다는 모양이다. 너무 많은 죽음과 그 죽음이 남은 자들에게 남긴 영향을 목격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실제로 전사자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그들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역할을 맡은 40세 여성 예비군 장교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다는 소식이다. 하루 17건의 장례식을 주관한 다음 날이었단다. 처음에 공황 장애처럼 숨 쉬기 어렵다가 가슴을 누가 쥐어뜯는 것처럼 아팠다고 한다. 다행히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라는데,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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