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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하마스 전쟁 76

목요일의 피로가 감기와 함께 왔다. 줌 수업만 하다가 드디어 대면 수업을 하는 날이다. 왜 이렇게 찝찝하지. 버스 운행이 아직 비정상적이라 차를 가지고 갔다. 무지하게 막힌다. 인간의 오묘한 능력 중에는 미래에 대한 투시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수업 중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 이거지, 이것 때문에 내가 학교 오기가 싫었다고. 아이들과 눈이 딱 마주쳤는데, 내가 선생이고 어른이라는 각성에 뼈가 저린다. 얘들아. 일단 나갈까? 이 학교에는 밤 쉘터는 없다. 없는데 왜 학교를 여냐고, 이러니 내가 나날이 욕이 늘고 있다. 1층 층계 밑으로 모였다. 알람이 끝나기도 전에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스물 몇 번을 훌쩍 넘는다. 미친 거야? 나중에 확인해 보니 가자에서 30발을 쏘았단다. 우리 학교는 쉐펠라에서도 교통의 요지라 이쪽 저쪽 레이다에 다 걸려서 아이언돔 폭발음까지 쉴새 없이 몰아쳤다. 창문이 덜컹 소리를 낼 만큼 흔들렸다. 이런 일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까짓 지식 몇 조각 전달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텔아비브 학교 건물이 로켓인지 아이언돔인지 파편에 맞아 부서졌다고 한다.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다. 학교들이 대면수업을 강행해도 되는 건지 다시 논란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오기 시작한다. 깜깜하다. 

 

 

아마도 대규모 로켓 공격은 이 때문인가 보다. IDF가 가자 시티에서 꽤나 부유한 리말 번화가 팔레스타인 광장 지하에 있는 거대한 하마스 본부를 발견했다.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는데, 계단으로 이동할 수 없는 사람 때문이었을 거다. 이만한 규모의 터널 건설이 진행되는 동안, 이 지역 가자 시민들이 몰랐을까. 모두 알고 있었겠지. 전쟁 시작하고 75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하마스는 텔아비브와 샤론까지 이스라엘 인구 30퍼센트를 쉘터로 몰아넣는 위력이 있다. UN이나 미국이나 휴전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모양인데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 대체 그동안 이스라엘 보안기관들은 뭘 감시하고 있었던 건지. 이런 걸 짓자고 쏟아부은 돈도 아깝고, 이걸 다 부수어야 하는 앞으로의 파괴 일정도 막막하고, 그동안 꼼짝도 하지 못할 생의 낭비가 모두 원망스럽다. 하마스가 추가 인질 협상은 안 하겠단다. 이제 정말 막가기 시작할 모양이다. 

 

어제 하루종일 무함마드 데이프가 자기 발로 걸었네 말았네 분분했다. 7번이나 암살 위기를 맞았던 하마스 총사령관 데이프는 손과 발이든 신체 일부를 잃었고 하바신 마비 상태일 거라는 의심이 있었다. 최근 발견된 영상에서 한쪽을 절긴 해도 자기 발로 걸어다니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 휠체어를 데이프가 사용했을 거란다.  

 

프랑스는 왜 저럴까. 한 발 빼고 삐딱히 서서 구경만 하고 있다. 어제 오늘 북부 국경에 대한 헤즈볼라의 공격은 가자의 공식적인 전시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 프랑스가 이렇게 무능한 건 1940년 이후 처음 같다.    

 프랑스 외무부 장관 카트린 콜로나. 여기저기 전쟁터 구경이 취미이신 듯. 

 

2023년 여름, 베이루트는 희한한 활기를 맞았었다. 관광객이 늘면서 2018년 이후 경제 성장 가능성까지 점쳐졌었다. 한국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다녀갔다. 이번 겨울에는 대박 성수기 조짐까지 있었다고 한다. 물론 10월 7일 이후 모두 취소됐다. 

 

 

이번 전쟁으로 2000명 이상의 군인이 장애인이 됐다고 한다. 20대 초반 남성들이 신체 일부를 절단하거나 생식 기능을 잃었다. 남은 평생 테스토스테론을 맞으며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전쟁은 끔찍한 현실이다. 오케프 부대원 개 전사들도 많이 살해됐다. 세상에, 개들이 인간을 위해 해주는 일에 전쟁 수행 기능까지 있는 것이다.

오케츠 부대의 유명견 사트르가 파트너 군인과 함께 부상을 입고 입원했었다. 한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단다. 사트르는 부상에서 잘 회복돼 부대로 복귀했고, 군인도 회복중에 있다고 한다. 

오케츠 개들의 목에 부착된 고 프로 카메라는 가자 전투 현장을 기록하는 유용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개한테 미안한 일뿐이다. 개보다 못한 인간들 때문에.   

 

그런가 하면, 떠돌이 개들 때문에 어려움도 생겼다. 오테프 아자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탈출한 개들 무리에, 가자 지구에서 무너진 국경을 넘어온 (먹을 게 이스라엘 땅 쪽에 더 많으니까) 개들이 합류하며 야생 개떼가 형성됐단다. 이제 유기견 입양 단계가 아니라 개떼가 인간에게 가할 폭력과 질병을 걱정할 수준이다. 이스라엘 농림부가 이들을 돌볼 수의사들의 업무에 200만 셰켈을 투입한단다. 전쟁은 그냥 돈 새는 바가지인 것이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대학 안에서 총격 테러가 일어났다. 사망자가 15명이나 된다. 부상자도 굉장한가 보다. 프라하의 야나 팔라하 공원 근처, 카를 대학 인문학부 건물에 총을 든 테러리스트가 침입해 그야말로 난사를 했단다.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의학 공부를 하고 있고, 주변에 이스라엘 코셔 식당도 많은 구 유대인 지역이다. 체코는 유럽에서 거의 유일한 하마스 가자가 아닌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이다. 테러리스트는 사망한 것으로 보도됐다.

 

마네스 다리 건너편이다. 이 와중에 프라하의 겨울 운치 있다. 

 

늦은 밤, 레바논 국경에서 다시 드론 공격이 시작됐다. 저 팀은 밤에 일하기로 작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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