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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하마스 전쟁 97

밤새 비가 내렸고 아침도 춥다. 카이로에 갔던 협상단이 돌아왔는데 인질과 관련된 합의는 없단다. 

 

 

어제 밤, 텔아비브 아트뮤지엄에서 인질들의 귀환을 위한 연대 모임이 열렸다. 오늘은 예루살렘 통곡의벽에서 IDF의 승리와 인질 구출을 위한 기도회가 있었다. 이스라엘 두 수석 랍비(아슈케나짐과 스파라딤을 대표하는) 다비드 라우와 이츠하크 요세프가 시편을 읽으며 기도회를 이끌었다. 한국의 교회들이 전쟁을 멈추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던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10월 6일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옵션이 아니다. 적어도 예루살렘은 훨씬 호전적이고 매파적인 전쟁 승리를 요구하고 있다.  IDF는 신와르의 위치를 알고 있지만, 그가 이스라엘 인질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폭격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트립어드바이저가 매년 추천하는 최고 여행지 발표 기사를 읽었다. 2년 연속 두바이란다. 온갖 여행 유투버들을 홍보 명목으로 불러들이지 않나. 발리, 런던, 하노이, 로마, 파리, 칸쿤, 마라케쉬, 크레테, 호이안, 뉴델리, 이스탄불 순이다. 이집트는 후르가다가 19위에 올랐다. 뉴욕이 25위인 걸 보면, 정보를 서핑하는 사람들의 초이스지 여행 자체의 선호도는 아니다. 그래도 이스라엘이 25위 밖으로 밀려난 건 충격이다. 지난해 예루살렘은 선망하는 문화 여행지 부문 2위였다. 전쟁 구경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2024년 전망은 트렌드 분야에서 도쿄에 이어 서울이 순위에 올랐다. 문화 여행지는 쿠바와 페루의 코스코, 자연 여행지는 카트만두와 하롱베이가 뽑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 협약 위반으로 ICJ에 기소해 오늘 심리를 진행한다. 법으로 인종간 거주지를 분리하고, 인종간 결혼을 금지하고, 흑인의 참정권을 빼앗는 게 '아파르트헤이트'였다. 영국과 프랑스와 네덜란드와 독일이 제국주의 시대 식민지에서 자행한 것이 대량 학살이다. 수백만 명을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내쫓는 게 제노사이드다. 다른 나라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무관심한 편인 이스라엘도 이번에는 다르다.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이 반유대주의 세상에 대해 자신을 지탱하는 도덕적 기소다.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를 자행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홀로코스트를 안 믿는 건 그런 이유다. 가자의 제반 시설과 인력이 하마스에 흡수된 상태를 무시한 채, 민간인 학살로 비난하는 건 편파다. 1948년 이스라엘 시민권을 받은 아랍인은 16만 명이었다. 지금 그 인구는 200만 명이다. 여전히 국경 문제가 있고, 여전히 적으로 간주되는 "팔레스타인" 사람이 있을 뿐, 이스라엘의 법적 토대는 명백하다.

 

남아공은 하마스가 국경을 넘어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잡아간 행위가 제노사이드에 더 가깝다는 상식을 완전히 무시했다.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대량학살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단 대통령 오마르 알 바시르나, RSF 민병대 사령관 모하메드 다갈로를 만나 "원칙적인 입장"을 취했던 인물이다. 불의에 항거하고 혁명에 성공한 영광을 독식하면서 이런 위선이라니. 

 

1990년 만델라는 감옥에서 나오면서 "이스라엘을 제외한 전 세계 나라로부터 초대장을 받았다"고 꼬집은 바 있다. 유일하게 아파르트헤이트 국가와 외교관계를 이어간 게 당시 이스라엘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1973년 석유 파동 때 이스라엘과 관계를 단절했으니까. 만델라가 팔레스타인 해방 전선에 공감했던 건 물론이지만, 그는 이스라엘의 입장도 이해했다.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국경을 인정하고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를 돌려줌으로써 이곳에 평화가 오기를 기원했다. 무엇보다 만델라는 자기 국민을 동물처럼 학살한 백인 정권도 용서한 마당에, 남의 나라를 원수로 여길 이유가 없었다. 이스라엘은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지원했지만 그들의 잔학 행위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게 만델라의 평가였다. 그걸 시비 삼아 만델라가 변했다느니, 핵시설 때문에 회까닥했다느니 말이 많았었지. 

 

 

 

CNN이 하마스 터널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인질들이 여기 있었던 증거들도 있다. 보기만 해도 포비아를 야기해 숨을 쉴 수가 없는데, 저런 곳에서 누군가 100일을 보내고 있다니, 오싹하다. 인질들의 가족들은 키부츠 니림에 모여 국경 앞에서 대형 스피커를 켜고 확성기를 통해 인질로 잡혀 있는 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절규하는 이들의 얼굴을 바람이 거침없이 때리고 있다. 카타르의 중재안은 하마스 지도부의 망명을 보장하고 IDF의 공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인데, 이스라엘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살아남아 가자 통치를 계속한다면 10월 7일 사건을 다시 일으킬 텐데, 그런 가능성에 이스라엘 여론은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게 인질들의 희생을 요구한다면 어떨까. 어려운 질문이다.  

 

이란이 오만 걸프에서 그리스 회사 소유의 유조선 수에즈 라잔 호를 나포했는데, 이게 납치가 아니라 법원 명령에 따른 합법적인 대응으로, 이들이 이란의 석유를 절도했기 때문이란다. 2021년 미국 법무부가 이란산 원유 백만 배럴을 압수한 적이 있는데 그게 수에즈 라잔 호였다. 날마다 첩첩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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