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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4 하마스 전쟁 121

 

프랑스 외교관 출신인 장 피에르 필리우의 중동 정치서가 나왔다. 맙소사, 이제 중동 문제의 원인을 395년까지 소급해서 살펴봐야 한다니. 395년은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열된 해다. 동방의 기독교가 로마가 아닌 비잔티움으로 방향을 틀었을 때부터, 이집트, 시리아, 이라크가 제국의 역학관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중동 질서가 시작됐다는 견해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현대 정치사를 2022년으로 마무리해 2023년 10월에 출판했다. 그리고 나서 10월 7일 테러가 터진 거니, 현 사태를 설명해줄 가장 최신의 중동 역사서인 셈이다. 독서 목록이 많지만 그 상위에 올려보았다. 한국 출판계가 이 책을 번역할지 궁금하네. 

 

벤그비르의 SMS가 나한테까지 도달했다. 기분 나쁜 게 수신 거부도 못한다는 점이다. 신와르도 샬리트 석방 거래로 풀려났다면서 인질 석방을 반대해야 한다는 홍보물이었다. 이 양반은 거기 그치지 않고 월스트리트저널하고 인터뷰까지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쟁 대응이 하마스에게 이익이 된다며 신랄하게 비판하고, 이스라엘에게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을 거라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가 집권했다면 미국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졌을 거란다. 트럼프 진영에서 인터뷰를 알선해 준 건가. 영어도 못하는 인물이 나참. 난처해진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위해 좋은 일 해줬다는 하나마나 한 변명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네탄야후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모든 거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고 어떠한 대가도 치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총리가 다수의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석방하는 데 동의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란다. 어쩌려고 이러는지 답답하다. 136명 인질을 포기한 이스라엘이 멀쩡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여기나? 인질 가족들이 무슨 정신으로 버티고 있을지. IDF 전사자가 또 한 명 더해져 어느새 225명이 되었다. 

 

하마스는 완전한 전투 종료가 아니면 인질 석방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한다. 마침 아일랜드의 신 페인 정당의 미셸 오닐이 북아일랜드의 제1장관으로 임명됐다. 북아일랜드 민족주의자들의 100년 넘은 투쟁의 첫 승리라 할 만한 결과다. 이들이 무장투쟁을 포기한 게 1998년 성 금요일 평화 협정이다. 같은 기독교 영역인 아일랜드와 영국의 종교 분쟁도 이 지경인데, 이슬람과 유대교의 분쟁이 어련할까. 미셸 오닐은 아버지와 삼촌들이 모두 IRA 테러 요원들이었다. 적어도 그들은 무장투쟁의 목표가 평화 협정을 가져오기 위해서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작년 5월에 나온 트럼프 책에 따르면, 죽고 못 살던 트럼프와 네탄야후의 사이가 틀어진 건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서 이스라엘이 막판에 발을 뺏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만저만 열받은 게 아니지만, 이 일이 기밀이라 속시원히 네탄야후에게 막말을 하지 못한 모양이다.

지난 주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또 2020년 일을 들먹였다.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게 네탄야후만큼 유감인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표지 일러스트레이터가 하노흐 피븐이었구나. 

 

그동안 전면 중단됐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해외 여행 붐이 적어도 3월부터는 재개될 모양이다. 로마행 비행기가 단 돈 50달러다. 참. 외국 사람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건 언제부터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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