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비가 오더니 오늘이 입춘이라고 비가 뚝 그치고 화창하다. 귀신같은 24절기. 이맘때 이스라엘은 남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한 칼라니트, 아네모네가 거의 갈릴리까지 뒤덮는다.
그래서 이스라엘 2월 이벤트가 다롬(south) 아돔(red) 축제다. 오테프 가자의 키부츠들 주변에 아네모네가 흐드러져서 주말마다 꽃구경을 가는 사람들로 남부 고속도로가 막히곤 한다. 브에리나 니르 오즈나 아네모네 들판으로 유명한 키부츠들이다. 10월 7일 이후 다롬 아돔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말 어감으로 하면 '피바다'쯤 되지 않을까. 2024년 2월 '축제'란 단어가 빠져버린 다롬 아돔이 시작됐다. 축제를 하자는 게 아니라, 다롬의 자랑인 아돔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다.
노바 축제가 열렸던 참사 현장 근처에 다시 아네모네가 피었다. 여길 다시 갈 용기가 생길까.
앞으로 몇 년 간 이런 풍경에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대부분 우파 종교인들이 케렘 샬롬 교차로를 막고 구호물자의 가자 지구로의 진입을 막고 있다. 하루이틀 일이 아니고 꽤 오래 됐다. 아무리 막아도 국제적 합의를 어겨서는 안 되므로 오늘 하루 204대 트럭이 통과했다. 결국 하마스에게 음식을 떠먹이는 거라고 비난이 거셌다. 키부츠 출신들이나 인질 가족들도 동참했다. 처음부터 인질 구조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 하마스는 살아남을 거고, 앞으로 이스라엘 사회는 국제사회 압력을 거부하기 위한 시위에 매몰될 것이다. 136명 인질 가운데 32명이 사망했으리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있었다. IDF는 20명 정도의 사망만 보도한 상태다.
이 와중에 영국 로열 패밀리가 탕아의 귀환을 반겼다는 소식이 들린다. 암에 걸린 아버지를 병문안하기 위해서란다. 완전한 화해는 아닌지 해리 왕자가 당분간 어디서 묵을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영국 타블로이드는 미들턴이 코마 상태라고 떠들던데 무슨 일인지.
텔아비브에서 많이 보이는 최근 광고다. 당신이 수장이니 당신이 유죄란다. 최근 유대교에서 각광받는 메시아가 1994년에 사망한 슈니얼슨이다.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이 그의 포스터를 훼손하면 하시딤 신자들이 와서 포스터를 교체한다.
아시안컵 저럴 줄 알았다. 중국의 공백을 무슬림을 채우는 아시아의 현실.
이스라엘 국적기 엘알의 텔아비브-도쿄 노선이 3월 8일 열린다. 대박나시라. 선박이고 항공이고 돈을 뛰어넘는 비전이라고는 없는 회사는 이 핑계로 도쿄 구간 증편할 거다.
밤늦은 시간까지 예루살렘 입구에서 하레딤들이 데모를 하고 있다. 무슨 대단히 의로운 항거라도 하는 거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 6일 아침 벳 쉐메쉬에 사는 13살짜리 남자아이가 앰뷸런스로 병원에 이송됐는데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몸에서 타박상 흔적이 발견됐고 이가 부러졌다. 신고를 받고 의료팀이 도착했는데도 가족들이 치료를 거부했다나 보다. 경찰이 제기한 법원 심리에서 시신의 부검을 명령하자 그걸 거부하느라 난리인 것이다. 시신의 부검이 종교에 대한 침해이자 망자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란다. 사망한 소년은 지난 일요일 오후 바르 미츠바를 치렀는데, 이 행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단다.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지치고 허약했으며, 그래서 침대 옆에 있는 난방기에 머리를 쳐서 어지럼증을 느꼈다는 것이다. 13살 남자아이가 얼마나 지치고 허약하길래 혼자 넘어져서 난방기에 머리를 치고 멍이 드나. 이 집단의 해괴함을 잠깐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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