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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4 발렌타인 데이

이스라엘도 자본주의 물결은 어쩔 수가 없나. 기독교 성 발렌타인에게서 기원한 날을 기념해 온갖 광고가 넘쳐난다. 이렇게 많은 문자를 받은 건 나참, 10년 만에 처음이다. 러브 같은 소리 하고 있네가 절로 나오지만. 

 

오늘 사우스 코리아를 처음 들어본 사람을 만났다. 2년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왔다는 분이다. 이스라엘이 받아들은 25,000명 전쟁 난민과 함께 온 것이다. 히브리어를 전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은 아닌 것 같고, 세 자녀 모두 이스라엘에 살고 있다는데, 그들 배우자를 통해 알리야를 하게 됐을 것이다. 사우스 코리아조차 관심을 가질 일 없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라 인종주의가 디폴트다. 너처럼 생긴 사람을 처음 본단다. 나처럼 생긴... 인간을 생긴 대로 장르화하는 게 인종주의인데. 20년 전에 테이블 테니스 선수였단다. 아, 핑퐁? 핑퐁은 중국인이 하는 거고, 테이블 테니스는 유럽이 만든 완전히 다른 스포츠란다. 그러세요. 나는 이런 데서 비위가 틀리는데, 언어와 관련된 집착이기도 하다. 저기요, 핑퐁이 테이블 테니스의 원래 이름이에요. 핑퐁이 영어랍니다. 러시아 계열의 인종주의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은 유치하지만 영어다. 이분들은 영어를 안 배웠거든. 그나마 이분이 나처럼 생긴 사람과 얘기를 나눈 것도, 키예브(이걸 키이우로 바꿔 발음해야 한다는 우리나라 방침은 좀 오지랖 같다. 우크라이나 사람이 키예브로 발음한다)에서 의사였던 자신이 낯선 나라에서 아무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 거다.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도 여기서 의사 면허를 따기 위해서일 거다. 히브리어는 배울 생각도 없단다. 이 나라는 참, 왤케 첩첩산중이냐. 

 

 

카이로에서 대표단이 돌아왔다. 하마스의 새로운 제안은 없단다. 여전히 팔레스타인 수감자 숫자 때문에 협상에 진척이 없다. CIA 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윌리엄 번스는 진짜 뭐하는 건지. 지금 IDF가 라피아흐로 진입해선 안 된다고, 라피아흐의 백만 명 난민의 운명을 걱정하며 입 터는 사람들 모두 막상 하는 일이 없다. 실패가 변명인가.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압력을 가하면 말을 들을 줄 아나. 자기들은 광명천지에 테러리스트가 쳐들어와 죽이고 납치하는 일을 안 겪어 봤으니. 

 

납치자 가족들이 하마스를 전쟁 범죄로 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에 제소할 예정이다. PA가 ICC 서명국이라 하마스도 여기 해당된다 이스라엘은 ICC 로마 협정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납치자 가족 단체가 소송을 진행한다. 수십 명의 변호사들이 이들을 도왔다.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변호사가 가장 많은 나라니. 

 

조지 산토스가 제명되고 이뤄진 뉴욕 하원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톰 수오지가 공화당 후보 마지 필립을 이겼다. 요즘 미국 선거는 정당과 후보가 바뀐 것 같다. 톰 수오지의 승리 연설은 이스라엘 지지는 genocide라는 시위대에 의해 막혔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조차 불가능한 분열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서로 소리 지르고 비명을 지르는 것 뿐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답은 사람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더 낫게 만드는 방법은 이 공통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이건 쉽지 않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일세. 

 

헤즈볼라가 쯔팟에 있는 IDF 기지를 공격해서 여군 한 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당했다. 하루 종일 엄청난 굉음을 내며 전투기들이 북쪽으로 날아간다. 공격이 이뤄지면 그에 대한 피의 복수를 해야 하니 이쪽 전선이 멈추지 않는다. UN이 전투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고했다. 외교를 통한 분쟁 해결은 이럴 때 보면 참 무능하고 무력해 보인다. UN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할까. 그래도 외교를 통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하마스가 이번 인질 협상의 전제로 내세운 요구 중 하나가 엘악사에서 이스라엘의 주권을 제한하라는 것이다. 제3성전을 짓겠다는 이스라엘 극우파의 움직임에 무슬림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게 사실일 것이다. 어쩌겠나, 계속 우려하시라. 요르단 통치 시절 UN결의안에도 불구하고 타종교인은 엘악사에 접근할 수 없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는 것은 반대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이후에 비로소 기독교인도 엘악사에 올라가 이곳의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비잔틴은 예수님 무덤교회를 새로운 성전으로 이해했기에,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성전은 흔적도 남지 않고 쓰레기장이 되어 있었다. 그곳을 찾아내 성전을 기념하는 모스크를 세운 게 칼리프 오마르다. 그런데도 오슬로 협정이 결정적으로 무산된 이유가 엘악사였다. 아라파트는 유대인의 성전은 엘악사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유대교나 기독교가 자신들을 집어삼킬까 봐 두려운 나머지 엘악사의 역사성조차 외면한 것이다. 이슬람의 이런 성향이 반문화적인 일들을 벌이는 원인이 아닌가. 실제로 많은 무슬림 신자들이 엘악사 밑에 유대교 성전이 있다거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땅에 살았던 사실을 거짓말로 여긴다. 감리교 신자인 클린턴은 거기 동의하지 않았다. 라마단으로 또 시끄러워지기 전에 성전 산에 올라갔다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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