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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2022 H조, PSG 대 마카비 하이파

메시와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같이 뛰는 팀을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그런 경기는 안 나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 8월 말 이스라엘 리그 챔피언 마카비 하이파가 12년 만에 유럽 챔피언스 리그 3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대단한 의미는 아니다. 4팀씩 8개의 조가 겨루는 36강전은 조마다 6게임씩 진행되는 아주 길고 지루한 과정이기 때문에, 내년쯤 16강전이 가려지고 나서 관심을 가져도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36강전에 오른 마카비 하이파는 전통의 챔피언 유벤투스와 벤피카와 함께, 이번 시즌 챔피언이 안 되면 이상한 PSG와 함께 H조가 됐다. 어차피 4팀 가운데 3등 되기도 어려운 마당에 매 경기 티켓 파워만 확실히 키웠으니 이것도 나쁘진 않다. 상대 팀들은 어떨지 몰라도. 지난주 벤피카와 1차전이 리스본에서 열렸는데 수백 명의 이스라엘 팬들이 몰려갔다. 마카비 하이파가 2:0으로 졌다. 벤피카가 몸을 많이 아꼈다.

 

 

9월 14일 밤 10시 PSG와 경기는 하이파에서 열린다. 암표 가격이 치솟더니 천 세켈을 더 주었다는 사람도 나왔다. 우리 돈으로 50만원이 넘었다. 메시와 네이마르와 라오스는 13일 오후 벤구리온 공항에 내렸는데 이들을 보겠다는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가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교통체증을 더 심화시켰다. 경기는 TV로 중계해 줄 테니 많이 피곤하지 않으면 TV로 볼 생각이다. 분위기상 PSG의 자선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PSG 저지를 입고 올 태세라 구장 관계자들이 이를 막아야 할지 논의중이란다. 숙콧 명절인 10월 11일에는 유벤투스가 온다. 더 많은 관심은 쏟지 않으려 한다.   

 

마카비 하이파에 관한 몇 가지

홈구장 : 새미 오페르 스타디움

Sammy Ofer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부유했던 사람이고(2011년 사망), 재산을 물려받은 그의 두 아들은 각각 이스라엘에서 현재 가장 부유하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에레츠이스라엘로 왔는데 하이파에서 해운업을 시작했다. ZIM이라는 국제 선박업체다. 미국이 이란에 엠바고를 때리며 서슬이 퍼럴 때도 이란 항구에 나타나던 당찬 배다. 하이파가 자신을 키웠다는 걸 잊지 않고 하이파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마카비 하이파를 위해 스타디움을 떡 하니 지어주었다. 완공은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스라엘에서 유명한 병원, 학교 중에 새미 오페르 이름이 붙는 기관이 대단히 많다. 자리 보전에 17,000셰켈이 든다는 텔아비브 트럼펠도르 묘지에 유명인들과 나란히 묻혔다. 

 

스캔들 : 미성년자 강간 및 마약 혐의 

기각됐으니 죄는 없어지나? 마카비 하이파의 스트라이커 오메르 아칠리가 도르 미하(하포엘 브엘세바)와 함께 2020년 6월 15세 소녀들과 drunken sex를 했다. 소녀들이 나이를 안 밝히고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 말해서 미성년자인 줄 몰랐단다. 결국 강간 혐의를 벗었다. 법적 투쟁은 대략 2년을 끌었고, 마카비 하이파가 1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내는 바람에 오메르 아칠리는 영웅이 되었다. 이스라엘에서 비슷한 행위를 하고도 멀쩡하게 인기를 누리는 모 가수 때문에, 혈기왕성한 스포츠 선수들을 이런 일로 욕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다. 어휴. 

 

마카비

이스라엘의 스포츠 구단은 하포엘과 베이타르가 있다. 정치적으로 좌파(텔아비브)와 우파(예루살렘)을 대변한다. 무슨 공 차는 데도 정치가 개입할까? 이 나라 역사가 그렇다. 이스라엘 건국보다 먼저 스포츠 클럽이 만들어졌는데, 국가 노동조합이 만든 하포엘이었다. 베이타르는 사회주의가 못마땅하니 따로 활동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다 마카비가 등장했는데 기원전 167년 하스모니안 왕조를 창시하는 그 유다 마카비 맞다. 마카비는 'hammer'를 뜻하고, 유대인의 영웅이다. 암튼 자본 규모가 제일 커서 이미 모든 리그는 마카비가 장악했다. 마카비 텔아비브의 농구 팀은 여러 번 유럽 챔피언에 올랐고, 마카비 하이파는 축구 팀이 강하다. 어느 팀의 팬이냐는 그의 정치적 성향과 일치한다. 이스라엘 팝의 레전드 아릭 아인슈타인은 하포엘 텔아비브의 팬이었고, 그의 무덤에는 하포엘의 스카프가 여전하다. 

아인슈타인 이후 내게 이스라엘 스포츠를 연상시키는 두 사람이 있다. 

먼저 모디 바르-온이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이었는데 Sport5 채널에서 10년 넘게 활동하며 스포츠 중계의 세계를 철학과 은유로 부상시킨 인물이다. 올해 초부터 폐암과 투병하느라 나오지 못했는데 결국 5월 30일에 사망했다. 향년 59세였다. 그의 상실에 정말 많은 팬들이 가슴 아파했다. 

 

다음은 베나윤이다. 첼시에서 뛸 때, 이스라엘 사람이 축구도 하네, 낯설어서 기억하고 있었다. 군대 3년 공백이 없었다면 더 위대한 선수가 됐을까?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질문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스포츠 선수와 군 복무 면제의 상관성에 민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그런지, 은퇴 이후 이상할 만치 자리를 잡지 못하는 베나윤이 마냥 안타깝다. 

     

 

PSG와 파크 데 프렝스 경기, Benfica와 새미 오페르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일단 1승으로 뿌듯!

 

 

 

 

220914 마카비 하이파 1:3으로 PSG에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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