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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ed

초막절, 호샤나 라바

숙콧은 일 년의 마지막 수확철이다. 여름 포도 수확에 이어 사과와 석류와 올리브를 거둬들이고 일 년의 농사를 마무리한다. 새로운 농업 연도를 앞두고 앞선 수고에 대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하나님이 베푸신 일을 기뻐하는 시간이다. 가나안의 농경 질서는 여호와 신앙과 결합하면서 의미를 더하게 된다. 숙콧은 애굽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된 후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기억하는 절기, 모에드다. 40년 동안 광야 생활을 마치고 이들은 약속의 땅에 도달했다. 이 땅에서 추수도 했다. 전처럼 하나님께 매달려 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영구적인 처소를 떠나 임시 '수카'에 거함으로써 현세적 쾌적함 대신 영적인 풍요를 선택하라고 명령하신다. 

 

숙콧은 예수님이 사셨던 2차 성전시대에도 준수되었다. 수카를 짓고 네 식물을 들었다. 명절 기간에는 70 국가를 상징하는 70마리 황소로 공동 제사를 드렸다. 첫날은 13마리, 둘째 날은 12마리, 이렇게 줄여가다 마지막 날은 7마리를 드린다.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는 원수 나라들이 줄어든다는 뜻이었다.

 

또 성전 제사장들은 숙콧 기간에 세 가지 의식을 수행했다.

첫째, 매일 동이 트기 직전 성전에서 동쪽 문으로 나아갔다. 해가 뜨면 서쪽의 성전을 향하여 선포했다. “우리 조상은 이곳에서 얼굴을 동으로 향하고 해를 경배했으나 우리의 눈은 여호와를 향한다.”


둘째, 밤이 되면 3개의 거대한 메노라로 성전 전체를 비추었다. 메노라가 너무 커서 7개 줄기(카네) 하나하나가 횃불처럼 웅장했다. 사람들은 행렬을 밝히는 작은 횃불을 들고 나와 춤을 추고 악기를 연주했다. 레위인은 성전에 오르는 노래, 시편을 읽었다(시편 120-134편). 여인들의 뜰에서 이스라엘 뜰로 이어지는 열다섯 계단마다 시편을 한 편씩 읽었다.

 

동쪽에서 들어가게 되어 있는 여인들의 뜰, 니카노르의 문으로 올라가는 15계단이 보인다. 

 

셋째, 물을 붓는 의식water libation ניסוך המים이다. 초막절 첫날 아침 제사장들은 실로암 못으로 내려가 절기 7일 동안 쓸 물을 떴다(שמחת בית השואבה). 제사장들이 금그릇에 담긴 물을 제단 주위로 나르는 동안, 사람들은 나팔을 불고 룰라브를 흔들고 할렐루야 시편(113-118편)을 읽었다. 그다음 두 개의 은 대접을 그 위에 쏟았다. 하나는 물이고 다른 하나는 포도주다. 하나님이 비의 축복으로 이 땅을 비옥하게 해 주심을 인정하고 이를 간구하는 기도의 행위이다. 

숙콧의 마지막 날 즉 명절 큰 날에 물을 붓는 의식은 절정에 달했다. 제사장들은 제단을 일곱 번 돌면서 물을 부었다. 이것이 Hoshana Rabbah, 호시아나, '지금 구원하소서'였다.

요한복음 7장은 이날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서서 외치신 것이다.

הוֹי כָּל־צָמֵא לְכוּ אֵלַי וּשְׁתוּ. הַמַּאֲמִין בִּי כִּדְבַר הַכָּתוּב מִקִּרְבּוֹ יִזְּלוּ נַחֲלֵי מַיִם חַיִּים׃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그 안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예수님이 인용하신 히브리 성경은 이사야 55장 1절이다. 우주를 창조하신 여호와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말씀이다. 유대인들은 이 신성모독에 분을 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어리둥절함이 우세했던 것 같다. 이런 말을 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종교적 규범과 이를 토대로 한 엄격함에만 단련된 이들은 새로운 가르침에 당황하는 법이다. 예수님은 구원의 상징적 행위를 또 한 번 은유로 뒤집으셨다. 물을 좀 부어서 갈증을 가라앉히는 정도가 아니다. 사람 자체가 생명수의 원천이 된다. 실로암의 물이 아니라 생명을 주시는 분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강들이 놓이게 될 것이다. 성령을 알고 있는 유대인들은 이것이 에스겔의 예언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아챘을 것이다(겔 36).

 

현재 엘악사 컴플렉스에서 황금돔 동쪽에 있는 사슬 돔 Dome of Chain 앞부분이 니쑤아흐 하마임 의식이 펼쳐진 제단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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