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urope

비텐베르그, 루터 종교개혁의 도시

라이프찌히에 가면 습관적으로 비텐베르그 가는 기차표를 확인한다. 한 시간도 안 걸린다. 한번은 비텐베르그에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라이프찌히 스탭이 그런 표정을 지었다. 아, 너는 참 기독교인이지. 비텐베르그 대학에서 가르치던 마르틴 루터는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라이프찌히의 유대인 그룹을 알았을 것이다. 반유대주의는 상상만으로 되지 않는다. 13세기부터 라이프찌히는 유대인 무역상들을 위해 시장의 날을 토요일에서 금요일로 옮겼다. 1519년 논쟁의 장소를 라이프찌히로 정한 건 루터였다. 애초에 루터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도시는 이 논쟁으로 개망신을 당한다.

동쪽에 있는 독일 도시들이 대개 그렇듯 비텐베르크도 비가 오든 안 오든 어둡고 축축하다. 1483년 11월 10일 아이스레벤 (비텐베르그와 함께 Lutherstadt)에서 태어난 마르틴 루터는 1508년 신생 대학 비텐베르그에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1517년 10월 31일 만성절에 도시는 기독교 Reform을 알린다.    

 

루터의 탄생 400주년을 기념해 심었다는 Oak이다. 에레츠이스라엘의 알론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사이즈다. 

 

루터 Oak가 마을 입구에 있어서 지도를 확인하기에 좋다. 

1508-1546 루터의 주요 거주지이다. 95 theses를 쓸 때 이곳에 살았다. 현재 비텐베르그 대학의 기숙사 용도로 사용되는  Augusteum이고 루터 박물관이 있다.  

 

필리프 멜란히톤의 집도 잘 보관돼 있다. 정작 이 집 외관이 생각이 안 나는데, 종교개혁에서 그의 역할도 비슷한 것 같다. 마르틴 루터 장례식에서 추도사를 읽은 것만 확실히 알겠다. 

 

비텐베르그 대학. 조촐하다. 

Stadtkirche St. Marien 마리아 시교회이다. 최초의 독일어 설교와 성만찬이 이뤄졌다. 토론으로서의 종교개혁이 Schlosskirche라면 이곳은 실제 예배 집전의 개혁 장소다.

비텐베르그 시청과 시장 광장 Markplatz. 두 인물의 동상이 있다. 자신이 번역한 독일 성경을 들고 있는 루터와, 아우구스부르그 신앙고백서를 들고 있는 멜란히톤이다. 둘 다 귀족이 아니기 때문에 지붕이 있는 구조물 안에 들어가 있다. 루터는 정말 구약의 언약이 끝났다고 생각했을까. 

르네상스 독일 미술계의 최고 갑부 루카스 크라나흐의 집. 종교개혁가들의 초상화를 독점 제작했다ㅋ. 루터 옆에 인쇄술을 이해한 미술가 친구가 있었던 게 절묘한 행운이다. 

비텐베르그의 본당 Schlosskirche 만성교회 입구. 교회지만 학문의 전당이고 예배의 중심지이자 유명인의 묘지였다. 루터는 10월 31일 만성절에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들 것이고 당장 뗄 수 없으리라 여겨 자신이 쓴 95개조를 못으로 박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문서가 무슨 내용인지 알아본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라틴어였으니까. 교회 정문에 붙인 게 대단히 효과적이었던 것 같지도 않다. 어차피 95개조 내용은 인쇄본으로 퍼져나갔다. 읽기만 하는 데도 한참 걸리기 때문이다. 루터는 마인츠의 주교에게는 확실히 우편으로 문서를 발송했다.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올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도 이 문 앞에 서면 떨림이 있다. 1858년 루터의 생일 375주년을 기념해 교회는 Theses doors를 제작 설치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1966년 시카고 캠페인에서 시카고 시청 앞에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내건 건 레퍼런스가 있는 행동이었다. 

1546년 2월 18일 사망한 루터의 묘비

시청 광장 앞에서 바라본 Schlosskirche 첨탑과 내부. 독일에서 키높은 첨탑들을 보면 전쟁 때 공습으로 파괴됐을까부터 떠올리게 된다. 교회는 유럽과의 7년 전쟁중인 1760년에 이미 불탔고 재건된 교회는 1810년 나폴레옹과 전쟁하다가 다시 불탔다. 그래도 루터가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가사를 쓴 건 저 탑을 보고서였을 것이다. Ein feste Burg ist unser Gott, ein gute Wehr und Waffen.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를린, 본회퍼 하우스  (1) 2022.10.31
로마의 하루  (0) 2022.10.25
비엔나의 하루  (0) 2022.10.23
파리 묘지 여행  (0) 2022.10.21
런던, 내셔널 갤러리  (1) 2022.10.15